PD-L1 1% 이상 환자 악화·사망 위험 30% 낮춰
Lordick 박사, 발표 당일(20일) "가이드라인 추가"
류민희 울산의대 교수 "국내 허가 기대"
MSD의 항 PD-1 면역항암제 키트루다(성분명 펨브롤리주맙)가 추가 요법으로 HER2+ 위암 유럽암학회(ESMO) 가이드라인에 포함됐다. 국내 전문가 역시 추가 인터뷰를 통해 임상적 이점이 있음을 짚었다.
가이드라인 추가는 키트루다+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로슈)+항암화학요법 3상 임상 연구인 KEYNOTE-811 데이터를 바탕으로 진행됐다. 해당 데이터는 20일 유럽종양학회(ESMO)에서 공개됐다.
키트루다는 허셉틴(성분명 트라스투주맙, 로슈)+항암화학요법과의 병용 3상 임상에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28% 낮춘 것으로 나타났다. 무진행 생존 중앙값(mPFS)을 기준으로 보면 1.9개월을 늘렸다.
더 의미 있는 데이터는 PD-L1 CPS 1% 이상 환자군에서 나왔다.
PD-L1 양성(CPS 1% 이상) 환자군에서 키트루다군의 mPFS는 10.8개월, 위약군은 7.8개월로 나타났다(HR=0.70, 95% CI, 0.58~0.85). 이는 트라스투주맙 및 항암화학요법만 투여한 환자군 대비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30%(HR=0.70, 95% CI, 0.58- 0.85) 감소시킨 결과다.
PD-L1은 대표적인 약물 처방의 바이오마커로 암세포의 표면에 있는 단백질을 뜻한다.
PD-L1 CPS(Combined Positive Score)는 암조직 범위 내에 존재하는 암세포·면역세포에 발현된 PD-L1의 수가 전체 세포 대비 어느 정도를 차지하는지를 비율로 계산한 것이다.
CPS 수치가 높을수록 더 많은 암세포 표면 단백질이 있다는 의미. 국내에서는 급여 적용 기준으로도 사용한다.
Florian Lordick 독일 라이프치히암센터 박사는 ESMO에서 KEYNOTE-811 데이터를 발표하면서 "바로 오늘(20일) ESMO living 가이드라인에 키트루다+허셉틴+항암화학요법 3상 임상 연구가 포함됐다"고 소개했다.
HER2 양성 위·위식도접합부위암 환자 표준요법은 허셉틴과 항암화학 병용요법. 이번 KEYNOTE-811 연구를 통해 표준요법에 키트루다와 위약을 추가하는 내용이 포함된 것이다.
앞서 공개된 KEYNOTE-811 중간 분석에서는 키트루다군의 객관적 반응률(Objective Response Rate, ORR)은 74%, 위약군은 52%였다.
미국 FDA는 2021년 해당 연구를 토대로 국소 진행성 절제 불가능 또는 전이성 HER2 양성 위 또는 위식도접합부 선암 환자의 1차 치료로 허셉틴, 백금 및 플루오로피리미딘 확학요법과의 병용요법을 승인했다.
이번에 공개된 데이터의 중앙추적관찰 기간은 28.4개월. 후속 중간 분석 기간은 38.5개월이었다.
추적관찰 중앙값 38.5개월 후 시점에 키트루다 병용요법군은 이번 연구의 또 다른 1차 유효성 평가변수인 전체 생존기간(OS, Overall Survival)에서 트라스투주맙 및 항암화학요법 치료군과 비교해, 전체 환자군(HR=0.84 [95% CI, 0.70-1.01])과 PD-L1(CPS ≥1) 발현이 있는 하위 그룹(HR=0.81 [95% CI, 0.67-0.98])에서 긍정적인 경향을 보였다.
PD-L1(CPS ≥1) 발현을 보이는 환자 중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투여한 환자들의 OS 중앙값은 20.0개월(95% CI, 17.9-22.7)이었다. 트라스투주맙과 항암화학요법만 투여한 환자들은 15.7개월(95% CI, 13.5-18.5)로 확인됐다.
다만 OS 결과는 이번 중간 분석 시점에서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 못했다.
24개월 무진행생존율은 각각 27%와 13%로 집계됐다. 전체 환자군에서 ORR은 키트루다군이 72.6%, 위약군은 59.8%로 앞서 발표된 ORR(74% vs 52%)과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PD-L1 발현율 양성인 환자에서는 73.2%와 58.4%로 역시 큰 차이가 없었다.
반응 지속 기간 중앙값(mDoR)은 키트루다군이 11.2개월, 위약군이 9.0개월이었다. 키트루다군은 31%, 위약군은 19%가 24개월 넘게 반응을 유지했다.
이상반응 및 치료 중단 비율 관련 데이터도 나왔다.
키트루다군은 약물과 관련한 3등급 이상 이상반응이 58%, 위약군은 51%에서 보고됐다. 약물과 관련한 5등급 이상반응은 각각 1.1%, 0.9%가 보고됐다.
키트루다 요법군 환자에게 가장 흔히 발생한 이상반응은 주입 반응(16.6%)과 갑상선기능저하증(10.3%)이었다. 면역매개 AE 및 주입 반응으로 인해 치료를 중단한 비율은 키트루다 병용요법군이 7%, 트라스투주맙 및 항암화학요법만을 받은 군의 4%였다.
류민희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내과)는 스페인 현지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아직 OS 파이널 분석 시점은 아니지만, CPS 1 이상 환자에서 보인 차이점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며 "3년 이상 장기 생존자들이 관찰되고 있어, 분명히 롱테일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기존 단독치료 대비 부작용이 크게 증가하지 않았다는 점이 주목된다. 안전하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환자에게 도움이 될거라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나라 HER2+ 환자 비율은 전이성 위암에서 15%정도. 아직 국내 허가는 되지 않은 상태다. 현재 허가된 나라는 유럽과 미국 정도다.
류민희 교수는 "ESMO 가이드라인에 업데이트된 것은 실전에서도 권장이 된다는 뜻이기 때문에 의미있다고 본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보험적용 여부나 약가에 따라 많이 달라질 수 있겠지만 우리나라 환자들도 혜택을 볼 수 있었으면 한다"
MSD 관계자는 "약가 급여 적용이 된다면 환자들이 훨씬 더 많은 베네핏을 받을 수 있는 약제라고 본다"며 "내년 상반기를 허가 목표 시점으로 잡고 있다. 조속히 승인되길 희망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