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서울의대·제주대병원 공동연구팀 "소량 음주도 실명 위험 높여"
녹내장 진단 음주자 실명 위험도 분석결과 [JAMA Network Open] 발표
녹내장 환자가 금주하면 실명 위험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국내 의료진의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김영국 교수(정윤 임상강사)·서울의대 윤형진 교수(김수환 연구원)·제주대병원 하아늘 교수 공동연구팀은 녹내장 진단 뒤 금주를 결심한 환자들이 음주를 지속한 환자들에 비해 실명 발생 위험도가 약 37%(조정된 위험비 0.63)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연구 결과는 미국의사협회(American Medical Association)에서 발행하는 학술지 [JAMA Network Open](IF=13.8) 최근호에 실렸다.
녹내장은 퇴행성 시신경병증으로 주요 실명 원인 중 하나이다.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은 없으며, 안압 하강제를 점안해 질병이 나빠지는 속도를 늦춰야 한다.
음주 습관의 변화가 녹내장 관리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한 연구는 드물다.
공동연구팀은 국민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2010∼2011년 녹내장 진단을 받은 음주자 1만 3643명의 음주습관 변화 여부에 따른 실명 위험도를 2020년까지 추적 분석했다. 녹내장 진단 후 알코올 섭취 여부에 따라 지속적인 음주자와 금주자 그룹으로 분류하고, 추가적으로 음주량과 음주빈도로 나눠 음주 습관의 변화와 녹내장 환자의 실명 위험도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연구 결과, 녹내장 음주자 1만 3643명 중 진단 후 금주한 2866명은 음주를 지속한 환자에 비해 실명 발생 위험도가 약 37%(조정된 위험비 0.63) 낮은 것으로 파악됐다.
녹내장 진단 후 과량 음주자(주 105g 이상)는 금주 환자에 비해 실명 위험이 약 1.78배 높았고, 소량 음주자도 약 1.52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실명 위험은 알코올 섭취량뿐만 아니라 섭취 빈도와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고빈도 음주자(주 4일 이상)는 금주자에 비해 실명 발생 위험이 약 2.5배 더 높았다.
김영국 교수는 "녹내장을 새롭게 진단받은 환자들에게 술을 줄이거나 끊도록 하는 생활습관 개선 권고는 녹내장 관리에서 중요한 부분"이라며 "이번 연구결과는 생활습관 교정이 만성질환을 극복하는 데 효과가 있음을 증명해 의미가 있다"라고 말했다.
하아늘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로, 녹내장을 처음 진단받는 환자에게 음주 습관이 있는 경우 금주를 권고할 수 있는 근거가 마련됐다"라고 연구 의의를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