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 실험 결과, 미국심장학회 학술지(SCI급) 등재
전재용·서현석 교수 "임상시험 거쳐, 조기 예방 기대"
대표적 유방암 수술 후유증인 림프부종의 위험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열렸다. '림프 동역학'을 이용한 검사법 연구가 발표된 것인데, 아직은 동물 실험 연구 단계로 임상시험을 거쳐야 한다.
전재용·서현석 울산의대 교수(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성형외과), 천화영 의공학연구소 박사 연구팀은 동물 실험 연구를 통해, 체내 림프관으로 주입한 형광 조영제가 림프 수축과 함께 이동하는 흐름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림프부종 증상이 나타나기 전 암 수술에 의한 미세한 림프액 순환 장애까지 잡아낼 수 있었다.
해당 연구 결과는 SCI급 학술지인 미국심장학회의 '동맥경화, 혈전 및 혈관생물학(Arteriosclerosis, Thrombosis and Vascular Biology, IF=8.7)' 8월호(온라인)와 10월호에 게재됐다. 논문 제목은 <림프관 조영술을 이용한 림프부종에서 림프 기능 장애의 생체 내 동적·정적 분석>이다.
유방암 수술 시 혹시 모를 전이 위험을 줄이기 위해 암과 주변 림프절을 함께 절제한다. 림프절을 절제하면 림프액 순환이 원활하지 않게 돼 수술 후 후유증으로 팔이 붓는 림프부종이 나타날 수 있다.
연구진은 이를 조기에 발견해, 심화하지 않도록 하는 검사 방법을 개발한 것. 해당 검사 방법은 '림프 동역학 검사법'으로 명명했다.
림프 동역학 검사법은 형광 림프 조영제를 체내로 주입, 림프관으로 들어간 형광 조영제가 림프관 마디 수축 시 림프액과 함께 다음 마디로 이동하는 패턴을 광학적 측정 장비로 측정하고, 심전도 검사처럼 그래프로 신호화해 나타낸다.
림프액 흐름이 정상적이라면 림프 수축 및 형광 조영제 이동 패턴 역시 일정한 규칙성을 가진다. 반면 림프액 흐름이 막혀있다면 림프 수축 및 형광 조영제 이동 패턴도 불규칙해진다는 점을 활용했다.
연구팀은 소동물의 오른쪽 겨드랑이 부위 림프절을 절제해, 수술로 림프절까지 절제한 유방암 환자들과 비슷한 조건을 만들었다. 형광 림프관 조영제를 소동물의 왼쪽, 오른쪽 상지(팔)에 각각 주입하고 조영제 흐름을 광학적 측정 장비로 측정해 의공학적 기술로 분석해 그래프로 신호화했다.
연구 결과 모든 소동물의 정상 쪽인 왼쪽의 림프액 흐름 신호 그래프는 일정한 주기와 파형을 나타냈지만, 림프액 흐름이 막힌 오른쪽의 림프액 흐름 신호 그래프는 규칙성이 존재하지 않았다.
실제 림프절을 절제한 겨드랑이 부위로부터 멀리 떨어진 손목 부위에서 측정해도 동일하게 규칙성이 없는 신호 그래프를 확인할 수 있어, 상대적으로 측정 지점에 유연하게 높은 정확도를 보였다.
연구팀은 해당 검사법이 임상시험을 거쳐 향후 실제 환자들을 대상으로 임상 현장에서 사용된다면, 림프부종 증상이 나타나기 전 암 수술에 의한 미세한 림프액 순환 장애까지도 미리 확인할 수 있어 빠르게 치료를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교신저자인 전재용 교수는 "유방암 수술 후 림프부종 때문에 삶의 질이 크게 떨어지는 환자들이 많다. '림프 동역학 검사법'이 임상 시험을 거쳐 실제 환자들에게 적용되면 특별한 증상이 없는 림프액 순환 장애 초기 단계도 발견이 가능해 부종이 더 진행되는 것을 조기에 막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공동 교신저자인 서현석 교수는 "현재 가장 대표적인 림프액 순환 장애로 생기는 질환이 림프부종"이라며 "최근 치매, 비만, 소화기관 염증, 심근염, 녹내장과 같은 다양한 질환과도 관련이 있다는 연구 결과들이 발표되고 있다. 아직 많은 연구가 필요하지만 이러한 질환들과 림프 순환 장애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