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 만족도·치료참여도 96%인데…교육상담 시범사업 '위기'

환자 만족도·치료참여도 96%인데…교육상담 시범사업 '위기'

  • 김미경 기자 95923kim@doctorsnews.co.kr
  • 승인 2023.11.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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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 전후 상세설명·소통·관리로 건강 증진, 의료전달체계 개선 '효과'
외과·산부인과·비뇨의학과·신경외과·안과·이비인후과 "일차 필수의료 지켜달라" 

[사진=jcomp,freepik] ⓒ의협신문
[사진=jcomp,freepik] ⓒ의협신문

수술 전후 교육상담 시범사업이 폐지 위기에 놓이자 각 개원의사회가 한목소리로 보완을 통한 본사업 전환을 요구했다. 절반가량의 원가보전율에서 버티고 있는 외과계 필수의료 일차의원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13일을 시작으로 대한외과의사회, 직선제산부인과개원의사회(직산회), 대한비뇨의학의사회, 대한신경외과의사회, 대한안과의사회, 대한이비인후과의사는 연달아 성명문을 냈다.

수술 전후 교육상담 시범사업은 외과계 일차의료를 강화하고 의료전달체계를 개선하기 위해 시작됐다. 의원에 방문한 환자가 개인정보 제공 동의서를 작성하면, 의사는 질환의 경과와 수술 전후 주의점 등을 설명해 주는 제도로, 2018년 10월부터 5년간 외과계 의원급을 중심으로 10개 과 의사회가 참여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시범사업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를 거쳐 참여기관 재모집을 통해 내년부터 3년간 다시 운영될 계획이었으나, 불발되면서 폐기 위기에 맞닥뜨린 상황이다. 오는 17일 열리는 건정심 소위원회에서 사업을 축소하거나 종료할 것으로 알려졌다. 

개원의사회들은 "지방과 수도권을 막론하고 필수의료 인력확보가 어려워진 것은 지나치게 낮은 행위료 때문인데, 외과계 전공의 모집이 어려운 상황에서 시범사업을 철회하면 필수의료를 더욱 위태롭게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산회는 "산부인과 의원 원가보전율은 2021년 52.9%로 떨어지며 고사 위기"라면서 "동네에서 자세한 상담과 진찰, 간단한 수술과 시술을 할 수 있는 산부인과 포함 외과계 의원이 사라지면 우리 국민들은 산부인과 진료를 위해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여 멀리 떨어진 2차, 3차 의료기관으로 갈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시범사업 참여 신청 의원 중 급여를 청구하는 기관이 저조한 것에 대해서는 "제한된 교육상담질환, 동의서 작성에 어려움, 낮은 상담료 수가(심층진찰료 산정 시 기존 진찰료 산정 불과 등), 복잡한 청구과정 등으로 시범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의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교육상담 대상 및 횟수 확대 ▲수가 개선 ▲동의서 작성과 청구 작업 간소화 등 적극적인 개선과 본사업 전환을 촉구했다.

안과의사회는 "외과계 질환은 발생빈도가 낮은 반면 수술의 결정과 수술 전후 관리 등으로 인한 위험도가 높다. 상대적으로 긴 진찰 시간이 필요하고 일당 진료 가능 환자 수가 적은 특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을 보탰다.

이비인후과의사회도 "상대가치 점수에 의한 의사업무량이 외과계 현실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 불균형을 해소하고 환자의 자기관리 역량을 강화기 위해서라도 시범사업 제도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특히 높은 환자 만족도와 목표 달성에도 불구하고 폐지하는 것에 우려가 컸다.

외과의사회는 "시범사업을 통한 진료비 절감에 따른 비용 대비 편익이 3.19배로 나타났고, 교육상담과 심층진찰을 통해 진료에 대한 환자의 이해도가 향상됐다. 의사-환자 간 라포 형성으로 환자의 자가관리 만족도도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수술 전후 교육상담은 환자와 의사가 충분한 시간 동안 질병과 수술에 대한 질의를 나눔으로써, 과도한 의료 이용과 의료분쟁을 완화할 수 있는 제도가 될 수 있다"며 "몰락하는 필수의료와 외과계 일차의료기관의 생존을 위한 교육 상담료 개선 책임이 정부와 건정심에 있다"고 강조했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환자 만족도가 △교육상담 만족 96.4% △심층진찰 만족 95.8%로 나타났으며, 비뇨의학과 전립선증식증과 산부인과 자궁평활근종 등에서 외래 의료이용 증가와 상급병원 이용률 감소를 확인했다고 전했다.

치료 결정에 환자 참여도도 △교육상담에서 96% △심층진찰에서 81.5%로 매우 높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비뇨의학과의사회는 "환자들은 수술과 회복 과정에 불필요한 불안과 오해를 경험할 수 있는데, 수술 경과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수술 전후 교육상담을 통해 의료의 질을 향상시키고 환자의 알권리를 증진한다"며 "환자의 건강권을 최우선으로 존중해 장기적인 안목으로 시범사업의 중요성을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경외과의사회도 "정보의 비대칭이 지배적인 의료시장에서 설명과 이해는 확대돼야 한다"며 "수술에 대한 전반적 설명을 듣고 이해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환자들에게도 큰 도움이 된 정책이다. 보기드물게 환자 만족도가 높은 정책을 없애선 안 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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