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NEJM 공개 3상 임상 2건 분석, 인지 기능에 '효과 없어'
아밀로이드 플라크 수치, 감소했지만 완전 제거는 못 해
로슈의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인 간테네루맙의 '실패 임상'에 대한 통합 분석 결과가 나왔다. 작년 말 1차 평가변수를 충족하지 못하며 실패한 임상으로 평가된 간테네루맙과 관련, 인지 저하 기능에서의 '무효과' 연구 발표가 다시 나온 것이다.
해당 연구는 NEJM(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16일 게재됐다.
간테네루맙 글로벌 3상 임상인 GRADUATE I·II 연구에는 각각 총 985명과 980명의 환자가 참여했다.
연구 결과, 초기 알츠하이머병 환자에서 간테네루맙을 사용하면 116주째에 위약보다 아밀로이드 플라크 부담이 더 낮아졌다. 하지만 임상적 감소 속도가 느려지는 것과는 관련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차 지표는 'CDR-SB'의 기준점 대비 변화. 알츠하이머의 중등도를 측정하는 등급으로, 0∼18점으로 평가한다. 여기서 점수가 높을수록 인지 장애가 심하다는 의미다.
CDR-SB 점수의 기저치 대비 변화는 GRADUATE I 시험에서 간테네루맙 군이 3.35점, 위약군이 3.65점이었다. 차이는 -0.31(95% 신뢰구간(CI) -0.66-0.05, p=0.10)이었다. GRADUATE II 시험에서는 간테네루맙군이 2.82점, 위약군이 3.01점으로, -0.19 차이(95% CI, -0.55~0.17; P=0.30)를 보였다.
116주차에 간테테루맙을 투여한 GRADUATE I 참여자의 28%와 GRADUATE II 참여자의 26.8%가 수치상 아밀로이드 음성 상태에 도달했다. 각각의 아밀로이드 수치는 -66.44 및 -56.46 센틸로이드였다.
랜달 베이트번(Randall Bateman) 워싱턴의대 박사와 공동 저자들은 "두 임상시험의 통합 데이터를 기반으로, 1차 결과를 분석했을 때 결과는 일반적으로 각 임상시험의 1차 분석 결과와 일치했다"고 정리했다.
특히 아밀로이드 플라크와 관련해 "대부분의 환자에서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했다"면서 "인지 또는 임상적 감소를 실질적으로 개선하지 못했다"고도 평가했다.
연구자들에 따르면, 아밀로이드 플라크를 정상 수준으로 제거하는 약물은 일관된 임상적 이점이 있다. 하지만 임상에서는 플라크를 완전히 제거하지 못하면서, 실질적인 이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부작용에서는 간테네루맙을 투여한 참가자의 24.9%에서 부종을 동반한 아밀로이드 관련 영상 이상(ARIA-E)이 발생했다. 5.0%에서 증상이 있는 ARIA-E가 발생했다.
약계 관계자는 "알츠하이머 초기 환자에 승인된 기존 약물과 간테네루맙이 유사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간테네루맙에 대한 두 건의 3상 임상시험에서 유의미한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는 것은 다소 의아하다"고도 평가했다.
현재까지 알츠하이머병에서 효과를 인정받은 약물은 매우 적다.
초기 알츠하이머병 치료에서 효과를 보인 항 아밀로이드 단일 클론 항체로는 에자이·바이오젠의 아두헬름(성분명 아두카누맙)과 레카네맙(레켐비)이 있다. 세 번째 항 아밀로이드 항체인 일라이릴리의 도나네맙 역시 곧 FDA 승인을 앞두고 있다.
이중 아두헬름의 경우, FDA의 조건부 승인을 받았지만 완전한 유효성 입증에는 도달하지 못했다. 유럽 허가 신청을 자진 취소했고, 국내 도입도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 사실상 레카네맙 vs 도나네맙의 경쟁이 남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인 이유다.
약계 관계자는 "알츠하이머병은 근본적 치료제가 없는 질환이다. 치료제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의미있는 일"이라며 "아밀로이드와 인지 기능 개선과의 관계성 등 현재 약물의 기전을 근간으로, 향후 더 좋은 약제가 나올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