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의료포럼 "환자수, 32% 감소 와중 상종병만 37%↑…'빈익빈 부익부'"
동네의원 의사당 환자수 35%↓ 건보진료비도 25%↓ "환자 없어 시름"
의사 수가 부족하다며 의대 정원 확대가 적극 추진되는 가운데, 의사당 외래환자수는 오히려 지속 감소세로 나타났다. 지난 18년간 의사당 환자수는 32%가량 줄었다.
주수호 미래의료포럼 대표는 20일 이 같은 통계를 제시하며 "환자 증가폭보다 의사 증가폭이 훨씬 큰 탓에, 지난 20년 동안 의과 의사당 외래환자수는 지속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20년간은 그나마 한국 인구수가 증가하는 기간이었음에도 해마다 의사당 환자수가 줄었다. 이제 인구수가 정점을 찍고 줄어들기 시작한다면 환자수는 더욱 가파르게 줄어들 것"이라며 저출산에 따른 의사 과잉을 내다봤다. 2022년의 환자수 증가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일시적 현상으로 분석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환자수는 증가하는 반면 의원의 환자수는 감소하는 추세를 꼬집었다.
상급병원의 의사가 부족하게 느껴지는 것은 의료전달체계 붕괴로 환자가 몰리기 때문이지, 의사 수가 부족한 게 아니라는 설명이다.
미래의료포럼에 따르면 의원급에서는 의사당 환자수가 35% 감소했는데, 상급종합병원에서는 되려 37% 증가했다.
주수호 대표는 "의과 전체 환자 수가 해마다 줄어드는데도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은 환자수가 해마다 늘고 있다. 대형병원은 환자쏠림으로 과부하가 걸리지만 경중을 가리지 않고 오는 환자를 모두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반면 가장 많은 전문의가 포진한 동네의원은 과를 막론하고 해마다 환자수가 줄고 있다. 동네의원에서 의사 한명이 가져가는 건강보험 진료비 평균도 2022년에는 2003년에 비해 25.5% 감소했다"며 "해마다 줄어드는 환자 때문에 동네의원의 시름이 깊어 가는데 의사가 부족하고 수를 더 늘리겠다니 어불성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주수호 대표는 "이 같은 전달체계를 설계한 것은 의사가 아닌 정부였다"며 "필수의료를 살리려면 대형병원이 중증환자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진료전달체계를 정비해야 한다. 하부조직에서 경증환자를 거르고 대형병원은 중증환자만으로도 충분히 운영할 수 있도록 하라"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