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 훈련도 교육도 받지 않은 간호사에 응급구조사 업무 허용?"
14보건복지의료연대 공동 의견서 발표 "법률 개정 강력 반대"
"응급구조사가 간호사가 아니듯, 간호사는 응급구조사가 아닙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폐기된 간호법에 이어 또 다른 간호사 특혜법 논란을 불러온 '119구조·구급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하 119법 개정안)'의 심의를 예고하고 나서, 보건의료단체들의 우려를 사고 있다.
400만 14보건복지의료연대는 21일 공동 의견서를 내어 "119법 개정안은 상식과 원칙을 철저하게 무시하는 법안"이라며 "(그 처리에)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뜻을 국회에 전달했다.
앞서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오후 열리는 2법안소위에서 해당 개정안에 대한 심사를 진행하겠다고 예고한 바 있다.
119법 개정안은 119구급대원이 의료법과 응급의료법에 따른 업무범위 제한으로 응급처치하지 못해 응급환자의 생명이 위험에 처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구급대원의 응급처치 범위를 확대하자는 내용이 담겨있다.
문제는 '소방청장은 구급대원의 자격별 응급처치를 위한 교육·평가 및 품질관리 등을 계획하고 시행해야한다'는 신설 조항.
현행 법률에 따르면 간호사 출신 구급대원은 의료법에 규정한 간호사의 업무범위 안에서 구급활동을 할 수 있는데, 새 규정에 의하면 그 범위가 응급구조사 기준까지 넓어지는 셈이 된다.
응급구조사 구급대원은 응급의료에 관한 법률에 의거해 인공호흡기를 이용한 호흡 유지와 산소투여 등 총 14종에 한해 응급처치가 가능하다.
119법 개정안이 또 다른 간호사 특혜법이라 칭해지는 이유다.
14보건복지의료연대는 "간호사는 교통사고로 차량 내부에 끼어 고통받고 있는 응급환자의 응급처치법과 구조방법을 의학적 신뢰 가능한 수준으로 교육받지 않는다는 사실은 그들의 보편적 교육과정이 증명하고 있다"며 "그들은 이태원 참사와 같은 대량재난상황에 대해 응급구조사만큼, 전문적으로 교육 및 훈련을 받지 않는 것 또한 알만한 사람은 다 아는 상식"이라고 짚었다.
119법 개정을 주장하는 소방청과 간호협회를 향해서도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들은 "'간호사가 구급대원으로 이미 활동하고 있기 때문에 응급구조사와 동일한 업무를 허용해야 한다는 것'이 소방청과 간호협회의 주장"이라고 짚고, "그렇다면 '이미 병원에서 근무하고 있는 응급구조사들이 병원에 근무하고 있으니, 간호사의 고유 업무인 진료 보조 업무를 허용해 줄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119법 개정안은 응급처치 및 긴급구조에 대해 어떠한 훈련도, 적합한 교육도 받지 않은 간호사에게 응급구조사의 업무를 전부 허용하겠다는 것과 진배없는 황당한 법안"이라고 비판한 이들은 "전국 4만 5천 응급구조사직군의 생존권을 박탈하고 응급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119법 개정안을 강력히 반대하며, 해당 법안 통과 시 연대투쟁을 감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400만 14보건복지의료연대는 보건복지의료단체들의 연대체로 대한의사협회, 대한간호조무사협회, 대한방사선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보건의료정보관리사협회, 대한응급구조사협회, 대한임상병리사협회, 대한작업치료사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한국노인복지중앙회, 한국노인장기요양기관협회, 한국요양보호사중앙회, 한국재가노인복지협회, 한국재가장기요양기관협회가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