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종양내과학회, 7대암 온라인 정보 현황 분석
올바른 암 치료 정보 찾으려면? '6가지 수칙'제언
국가암정보센터 정보, 919개 포스팅 중 '단 8건'
한방·요양병원이 암 환자를 겨냥한 광고성 컨텐츠를 가장 많이 생산했다는 전문가 분석이 나왔다. 온라인 상 암 정보 중 절반에 가까운 비율이 '광고성'이라는 통계도 함께 발표했다.
대한종양내과학회는 22일 '제6회 항암치료의 날' 기자간담회를 통해 7개 암 온라인 정보 현황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특히 공신력을 갖춘 국가암정보센터의 정보는 분석 대상이 된 919개 포스팅 중 단 8건에 그쳤다는 점을 조명했다.
신뢰성이 떨어지는 암 치료 정보는 환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재정적 착취를 일으킬 수 있다.
대표적인 예로, 2019년 개 구충제 항암치료 사건이 있었다. 당시 개 구충제인 펜벤다졸이 항암에 효과가 있다는 정보가 온라인 상에 퍼지면서, 큰 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학회는 국내 발병률이 높은 7대암인 위암·간암·대장암·유방암·자궁경부암·폐암·갑상선암을 중심으로, 네이버·구글 검색 시 상위 노출되는 게시글 919개를 분석했다.
분석 결과, 광고성 포스팅은 48.64%를 차지했다. 국내 점유율 1·2위를 차지하는 검색엔진을 통해 접할 수 있는 글 중 절반에 가까운 게시글이 '광고성'이었다는 얘기다.
공신력 있는 국가정보센터 정보가 검색된 사례는 전체 919개 포스팅 중 네이버 7건, 구글 1건으로 단 8건에 그쳤다.
최원영 대한종양학회 홍보위원은 "신뢰성이 떨어지는 암 치료 정보는 주로 블로그를 통해 유통됐다. 전체 광고성 게시글의 60.4%를 차지했다"며 "암 치료 정보나 암 투병 경험 관련 내용에 병원 홍보 등 광고성 컨텐츠를 붙인 경우도 '광고성 포스팅'으로 분류했다"고 설명했다.
광고성 글의 주요 게시자는 한방·요양병원이 26.8%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대학종합병원이 25.3%, 비전문가(일반인)이 21.3%로 뒤를 이었다. 중소 개인병원은 17.4% 정도였다.
7대암별 광고성 게시글을 분석한 결과에서는 유방암이 65.3%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대장암 55.2%, 위암 53.7%, 폐암 49.6%, 전립선암 48.3%, 췌장암 34.5%, 간암 33.3% 순이었다.
검색엔진별로는 네이버의 광고성 게시글은 블로그가 96.0%로 압도적으로 많았다. 구글의 경우 병원·기관 웹사이트가 81.0%로 가장 많았다.
최원영 홍보위원은 "각각의 광고는 순수 광고 내용인 경우보다 매우 기초적·원론적인 정보를 제공한 뒤 본래 광고 내용으로 이끌고 내려가는 방식을 택했다"며 광고 콘텐츠 내용을 '토픽 모델링'으로 분석한 결과도 전했다. 토픽 모델링은 각 단어들이 통계적으로 특정 토픽에 포함될 확률을 파악해, 분서의 주제를 추정하는 기법이다.
토픽 모델링 분석 결과, 유방암은 무려 83%가 핵심광고 컨텐츠였다. 폐암(81%)과 전립선암(78%) 역시 높은 비율을 보였다.
안중배 대한종양내과학회 이사장은 "정확하지 않은 온라인 의료정보는 환자의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는 매주 중요한 문제"라며 "암환자들이 온라인을 통해 암 정보·치료 관련 정보를 찾는 비율이 높아지면서, 해당 정보의 신뢰도는 더욱 중요해졌다. 암 환자들의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이 중요하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학회는 암 환자가 온라인 상에서 올바른 정보를 찾는 방법에 대한 6가지 수칙도 함께 제언했다.
첫 번째는 출처를 확인하는 것. 암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출처와 작성자의 신뢰도를 평가해야 한다는 의미다. 가장 대표적인 사이트는 국가암정보센터와 전문학회 홈페이지다. 이외 '대한민국 공인 의료 서비스 제공자' 표시가 있는 사이트를 추천했다.
근거를 확인해야 한다. 암 정보를 제공한 작성자의 자격을 검토해야 한다는 것. 기사를 예로 보면, 해당 정보가 언제 어떤 논문에 게재됐는가를 살펴야 한다는 조언을 이었다. 게시·업데이트 시기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하다. 학회는 암 별로 다를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5년' 이내의 정보를 취할 것을 조언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고려' 하되 '맹신'은 금물이며 반드시 전문가와 상의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암 관련 정보를 제공할 때는 개인정보 보호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학회는 암 환자에 '너와 나는 다르다'는 메세지를 재차 전했다. 같은 암종, 같은 위치라도 환자의 병력이나 유전 정보가 다른 만큼 전문가의 상담이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장대영 대한종양내과학회장은 "가장 중요한 것은 나와 다른 사람의 몸과 건강 상태가 다르다는 것을 인지하는 것"이라며 "보편적으로 설명하는 암 정보나 다른 사람의 암 투병기는 자신의 상황과 맞지 않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의료진이 아닌 사람에게 치료·약에 대한 추천을 받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며 "모든 항암치료는 자신의 병을 치료하고 있는 암 전문의사와 상의하고 결정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제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