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환산지수 쪼개기 강행에 의협 장외전 불사 "무효화해야"

정부 환산지수 쪼개기 강행에 의협 장외전 불사 "무효화해야"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3.11.28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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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산지수 조정안 서면결의 후 건정심에서 보고 일정 연기
내년 환산지수 1.6% 인상…검체·기능·영상은 동결이 골자

정부가 수가를 구성하는 요소 중 하나인 '환산지수' 인상률에 차이를 두는 방안을 밀어붙이다 의료계의 강한 반대에 부딪혔다. 환산지수를 행위 유형별로 적용하려는 일명 '환산지수 쪼개기'를 시도하다 "일방적이고 강압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것. 대한의사협회는 정부의 강행 움직임에 거리로까지 나와 반대 목소리를 내기에 나섰다.

28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환산지수 쪼개기가 담긴 '2024년도 의원 환산지수 조정(안)'에 대해 지난 23일부터 27일까지 서면결의를 거쳐 28일 서울 국제전자센터에서 열린 건정심에서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었다. 

보건복지부는 28일 서울 국제전자센터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보건복지부는 28일 서울 국제전자센터에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열었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해당 안건은 지난 5월 수가협상 이후 나온 의원 수가인상률 1.6%를 의료행위별로 나눠 적용하기로 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 5월 건강보험공단과 2024년도 수가협상에서 1.6%의 인상률을 받은 후 협상 '결렬'을 선택했다. 이후 6월에 열린 건정심에서 의원급 환산지수는 1.6% 인상하기로 하고 재정 범위 안에서 건강보험 행위 목록의 장·절별로 정할 수 있도록 의결했다. 즉, 환산지수를 행위별로 다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한 것.

이후 보건복지부는 의원 상대가치점수 및 가산 점수 등 조정을 위해 지난 20일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에 환산지수 조정안을 올렸다. 

대한의사협회는 "절차 상 좀 더 시간을 두고, 건정심 단계의 합의가 필요하고 필수의료 가산은 추가 재정 투입으로 조달해야 한다"고 반대 의견을 냈다. 대한병원협회 역시 "환산지수를 장·절별로 따로 정하는 것부터 전례없는 조치"라며 "상대가치점수의 개념이 흐려질 수 있다"고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이후 보건복지부는 해당 안건을 건정심 서면결의를 진행했고 28일 건정심에서 결과를 보고할 예정이었으나 해당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의료계 반발이 거세지자 보고 일정을 미루고 설득 과정을 먼저 거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당장 내년도 수가에 반영을 해야 하는 사안인데다 서면으로라도 의결 과정을 거쳤기 때문에 정부의 방안이 그대로 적용될 것이라는 불씨는 남아 있는 상황이다. 의원 이외 병원, 치과, 한의과 등 다른 유형의 환산지수 고시 개정은 이미 끝났다.

대한의사협회는 28일 건정심이 열리는 회의장 앞에서 의원급 <span class='searchWord'>환산지수 차등적용</span>을 반대하는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는 28일 건정심이 열리는 회의장 앞에서 의원급 환산지수 차등적용을 반대하는 규탄 기자회견을 가졌다. [사진=김선경 기자] ⓒ의협신문

의협 "수가협상-상대가치점수 연계, 전례없는 조치" 맹비난

꾸준히 환산지수 쪼개기에 반대 목소리를 내오던 의협은 급기야 장외로 나왔다. 건정심 개최 직전인 오후 1시 서울국제전자센터 앞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정근 상근부회장을 필두로 이상운 보험부회장, 연준흠 보험이사, 조정호 보험이사가 직접 참석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대한의사협회는 "상대가치 불균형 문제해결과 필수의료 살리기를 명분으로 별도 재정 투입 없이 환산지수 차등적용으로 해결하려는 방안을 강력히 반대한다"라며 "복지부에서 제시한 방안은 행위 유형간 불균형을 조장해 심각한 왜곡 현상이 발생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필수의료 살리기라는 목적아래 별도 재정 투입 없이 재정 중립을 강행하는 것은 오히려 의료현장에 혼란과 부작용을 가중시킬 것이 심히 우려된다"라며 "필수의료 가산은 추가재정 투입이 필수이고 환산지수 관련 협상을 상대가치점수와 연계하는 것은 전례없는 조치로 보건복지부는 결정을 철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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