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kg 감량 시 췌장 β세포 기능 향상·인슐린 감수성 지수 개선
분당서울대병원(문준호·장학철)·서울성모병원(이준엽) 교수팀 EMM 발표
다태 임신은 췌장β세포 스트레스와 노화를 유발하고, 인슐린 저항성을 보상하는 증식 능력을 손상시켜 당뇨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만큼 '체중 감량'과 생활습관 개선을 권장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당뇨병은 췌장β세포 기능 상실로 인슐린 생산이 잘 되지 않아 고혈당 상태 지속 시 발병하는 만성 질환. 유전적인 요인이나 비만·운동 부족 등 환경적인 요인에 기인하며, 임신과 출산도 발병 원인 중 하나로 보고됐다.
분당서울대병원(문준호·장학철)·서울성모병원(이준엽) 교수팀은 다태 임신이 β세포 스트레스와 노화 기능 및 인슐린 저항성에 미치는 영향을 규명한 연구 결과(Multiparity increases the risk of diabetes by impairing the proliferative capacity of pancreatic βcells)를 [Nature] 제휴 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EMM) 최근호에 발표했다.
임신 기간 동안 체중은 10kg 이상 증가하며, 임신 관련 호르몬은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신진대사에 상당한 부담을 준다. 다태 임신 여성은 산후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증가한다.
교수팀은 동물 모델 분석 결과, 다태 임신 생쥐의 β세포가 증식 능력을 잃고, 증가하는 인슐린 수요를 보상할 수 없게 돼 고혈당증으로 이어진다고 밝혔다.
교수팀은 임신·출산에 따른 산모의 췌장β세포 변화를 파악하고자 임신성 당뇨병이나 임신성 포도당 내성을 진단받은 455명의 여성을 대상으로 전향적 다기관 코호트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는 4년 동안 다출산(4회 이상 79명)과 일반 출산(1∼3회 376명) 여성의 몸무게·췌장β세포·인슐린 민감성 지수 등을 비교 분석했다.
분석 결과, 다출산을 하더라도 4년 동안 체중을 2.5kg 정도 감량 시 췌장β세포의 기능이 향상되고, 인슐린 민감성 지수도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출산 후 체중이 증가한 여성의 췌장β세포 기능은 30% 감소했다.
다출산 여성의 췌장β세포 기능과 인슐린 민감성은 일반 출산 여성에 비해 감소됐다. 다출산 여성의 췌장β세포를 분석한 결과, 임신과 출산이라는 스트레스를 반복적으로 겪으면서 증식 능력을 잃고 텔로미어 길이가 짧아짐(노화)을 확인했다.
교수팀은 다출산 여성은 일반출산 여성에 비해 췌장β세포의 기능이 떨어질 위험성이 높지만, 체중 감량 시 포도당 내성과 인슐린 감수성 및 인슐린 분비 기능을 향상시켜 당뇨병 위험을 막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교수팀은 여러 번 임신을 경험한 여성은 향후 당뇨병 발병을 주의 깊게 모니터링하고, 체중 감량을 포함한 생활 습관 수정을 권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문준호 교수(내분비대사내과)는 "다출산 여성의 췌장β세포는 여러 번 팽창 및 축소하는 과정에서 점차 노화되고 인슐린 분비 능력이 감소한다"면서 "췌장β세포의 기능 개선 및 당뇨병을 막기 위해 출산 후 적극적인 체중감량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2023년 대한당뇨병학회 진료지침에서는 당뇨병 위험을 줄이기 위해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되는 식이요법·운동·수유 등의 활동을 적극적으로 권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