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강경 수술 '새 통증치료제' 국소마취제 용량 8배 줄여

흉강경 수술 '새 통증치료제' 국소마취제 용량 8배 줄여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3.12.06 1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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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도감응성 고분자 젤·국소마취제 혼합 주사 도포 결과…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학술대회 발표
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김관민 교수팀, 흉강경 폐 절제술 후 통증관리 효과 입증

국내 의료진이 흉강경 수술 시 국소마취제 용량을 8배 가량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통증치료제 효과를 발표했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국내 의료진이 흉강경 수술 시 국소마취제 용량을 8배 가량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통증치료제 효과를 발표했다. [사진=freepik] ⓒ의협신문

국내 의료진이 흉강경(Video-asissted thoracic surgery, VATS)을 이용한 폐 절제술 시행 시  국소마취제 용량을 8배 가량 줄일 수 있는 새로운 통증관리법을 학계에 보고, 주목받고 있다. 

전재현(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성용원(서울특별시보라매병원 흉부외과) 교수(책임저자 김관민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는 온도 감응성 젤과 국소마취제를 혼합한 새로운 통증관리법을 지난달 열린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학회 추계학술대회 &  아시아태평양체외순환학회(APELSO)에서 발표, 주목을 받았다. 전재현·성용원 교수팀은 앞서 미국흉부외과학회에서 발행하는 전문학술지 [Annals of Thoracic Surgery]에 '폴록사머 407 기반 로피바카인 하이드로겔의 효능 비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폐 절제를 위해 최근에는 약 1∼2cm 정도의 작은 구멍을 내어 기구를 삽입해 폐를 절제하는 흉강경 수술을 하고 있다. 갈비뼈(늑골)를 벌린 뒤 병변을 절제하는 기존 개흉술에 비해 절개 범위가 작고, 통증과 합병증이 적으며, 회복이 빨라 보편적인 수술로 자리잡고 있다.

흉강경 수술 시에도 늑골 근처에 위치한 촘촘한 신경망을 자극하기 때문에 호흡이나 기침을 곤란하게 만드는 지속적인 통증은 여전하다. 통증을 적절히 관리하지 못하면 다양한 심폐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수술 전후 통증을 완화하는 통증관리가 필요하다.

통증관리를 위해 임상 현장에서는 주로 수술 부위에 가느다란 카테터(Catheter)를 삽입해 국소 마취제를 투여하는 방법을 사용했다. 

그러나 흉막 유착이 심하면 카테터를 삽입할 공간을 확보할 수 없고, 출혈과 상처 주변 약물 누출 가능성도 있다. 카테터 삽입 준비 시간이 필요하고, 환자에게 불편을 주는 문제를 안고 있어  효과적인 국소 마취제 개발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전재현·성용원 교수팀은 흉강경 폐절제술 환자 90명을 무작위 배정(실험군 45명, 대조군 45명)해 연구를 진행했다. 실험군에는 온도 감응성 고분자(Poloxamer 407) 기반의 젤과 국소마취제를 혼합해 주사형태로 도포한 뒤 ▲국소마취제 사용량 ▲자가통증치료제 펜타닐(마약성 진통제) 사용량 ▲구제약물(데메롤·마약성 진통제) 의존 정도 등을 기존 카테터 삽입군(대조군)과 비교했다.  

온도 감응성 고분자 기반의 젤은 미국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은 물질. 온도에 따라 물성이 변화하는 특징이 있어 상온에서는 쉽게 주사할 수 있는 형태이며, 체온에서는 점도가 높은 겔 형태로 바뀐다. 수술 절개 부위에 도포하면 약물을 72시간 동안 서서히 방출한다.

연구 결과, 국소마취제 사용량은 대조군 대비 약 8분의 1로 줄이면서도 통증조절 효과에는 차이가 없었다. 수술 후 72시간 동안 펜타닐의 사용량과 구제약물 의존 정도는 비슷했다. 오히려 48시간 내 구제약물 사용은 유의미하게 감소했다. 

연구 책임저자인 김관민 교수는 "새롭게 개발한 통증 치료법은 흉강경을 이용한 폐 절제술 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는 획기적인 치료 방법"이라면서 "수술 후 환자들이 편안한 상태로 회복에 전념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전재현 교수는 "적용 부위나 방법에 따라 조금씩은 다를 수 있겠으나 이 치료법은 사용 편의성이 매우 높아 간편하게 환자의 수술 후 통증을 관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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