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 돌아보는 2023년]
역사는 반복된다.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을 강행하고 나서면서, 세밑 의료계가 다시 투쟁 국면에 들어섰다. 의약분업 철폐를 외쳤던 2000년, 의대증원 등 이른바 4대악 의료정책 철회를 요구했던 2020년의 어느 날과 마찬가지로, 2023년 겨울 다시 의사들이 진료실을 박차고 거리로 나섰다.
돌아보자면 유독 가혹한 한 해였다. 간호단독법 논란을 시작으로, 의사면허취소법과 실손보험 청구대행법 등 각종 의료악법들이 연이어 추진됐고, 의료과오를 이유로 의료인으로 하여금 수억원에 이르는 고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판결들이 이어져 의료계를 위축시켰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지난 3년간 전 세계를 지독히도 괴롭혔던 코로나19가 안정기에 접어든 올해에 일어난 일들이다.
이렇게 다시 한해가 간다. <편집자 주>
대한의사협회가 이촌동으로 돌아왔다. 회원들의 관심과 정성으로 마련된 신축회관으로다. 의협은 지난 2월 8일 신축회관 준공식을 열고, 이촌동 새회관 시대의 개막을 대내외에 알렸다.
의협 신축회관은 지하 4층 지상 5층 규모로 마련됐다. 1층에는 신축기금 도너월과 의협 역사를 한눈에 볼 수 있는 전시공간으로 마련됐으며, 2층은 의료배상공제조합이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3층은 의협 사무처 직원들의 사무공간이며, 4층은 상근 임원과 대의원회를 비롯 다수 산하단체가 입주해있다. 5층은 의료정책연구소와 식당 등이 위치하며, 지하 1층은 대강당이 자리해 각종 의료계 행사나 토론회 등을 위한 공간으로 사용되고 있다.
의협 신축회관 추진이 공식화 된 것은 지난 2017년으로 그 해 정기대의원총회에서 구 회관 철거와 신축을 결정했다. 구 회관은 1974년 건축되어 근 50년간 의료계 역사를 함께 해왔으나, 노후로 인해 안전상의 위험에 노출돼 회관 환경개선의 필요성이 매우 컸다.
의협회관 신축까지 난관도 적지 않았다. 지역 주민의 반대로 첫 삽을 뜨기까지 2년 여에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이후 건축 허가와 철거 허가를 거쳐 본격적인 공사가 시작됐지만 공사기간 중 물가와 원자재 가격 급등 등의 영향으로 난항을 겪었기도 했다.
그럼에도 다수 회원들의 관심과 정성 속에 신축회관 공사가 무사히 마무리되면서, 의협은 새로운 회관에서 새로운 100년 미래를 준비해 나갈 수 있게 됐다. 실제 이번 신축회관 준공에는 700여 회원과 단체들이 기부금을 통해 정성을 보탰다. 신축성금 모금액은 50억원에 이른다.
이필수 회장은 "의협 신축회관은 14만 의사의 위상이며, 대한민국 미래의료 청사진을 그려나갈 수 있는 보금자리"라고 의미를 부여하면서 "이곳에서 기존의 낡은 이미지를 탈피하고, 새롭고 희망찬 의협의 이미지를 통해, 의사 회원들의 위상과 자부심을 높이고, 의사 직종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성을 제고하게 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