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로 돌아보는 2023년]
역사는 반복된다.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을 강행하고 나서면서, 세밑 의료계가 다시 투쟁 국면에 들어섰다. 의약분업 철폐를 외쳤던 2000년, 의대증원 등 이른바 4대악 의료정책 철회를 요구했던 2020년의 어느 날과 마찬가지로, 2023년 겨울 다시 의사들이 진료실을 박차고 거리로 나섰다.
돌아보자면 유독 가혹한 한 해였다. 간호단독법 논란을 시작으로, 의사면허취소법과 실손보험 청구대행법 등 각종 의료악법들이 연이어 추진됐고, 의료과오를 이유로 의료인으로 하여금 수억원에 이르는 고액을 배상하도록 하는 판결들이 이어져 의료계를 위축시켰다. 공교롭게도 이들 모두, 지난 3년간 전 세계를 지독히도 괴롭혔던 코로나19가 안정기에 접어든 올해에 일어난 일들이다.
이렇게 다시 한해가 간다. <편집자 주>
당뇨병 치료제 병용급여 확대 적용이 긴 여정을 마치고, 드디어 적용됐다. 정부가 급여 적용 방안을 모색한 지 6년여 만의 일이었다. 의료계는 환자 부담을 줄일 수 있고, 의사의 처방 선택지가 크게 늘었다며 '환영' 목소리를 냈다.
보건복지부는 2023년 4월 1일 SGLT-2 억제제(이하 SGLT-2I) 병용 요법 등 총 7가지에 급여를 적용했다.
먼저 3제 병용요법으로는 ▲메트포르민+SGLT-2 저해제+DPP-4 저해제 조합과 ▲메트포르민+SGLT-2 저해제+TZD 조합 2가지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했다. 2제 요법으로는 ▲SGLT-2 저해제 중 일부 품목과 설포닐우레아(Sulfonylurea) 계열약 적용 의약품을 현행 1개에서 4개로 늘리고 ▲인슐린(Insulin)과 SGLT-2 억제제 병용요법 급여 적용을 현행 2개에서 4개까지 늘렸다.
의료계에서는 당뇨병 치료제의 '베이스'로 꼽히는 메트포르민과 함께 처방될 2번째 약에 대한 전망이 나오기도 했다. 현재는 시기상 먼저 나온 DPP4 억제제(이하 DPP4I)의 시장점유율이 높지만 조만간 SGLT-2I가 2nd 자리를 바꿀 거란 분석이 나왔다.
SGLT-2I는 신장에서의 당 흡수를 억제, 소변으로 배출되도록 하는 기전이다. 이에 혈당을 낮추는 것은 물론, 당이 빠져나가는 만큼 체중까지 감소한다는 장점이 있다. 최근에는 신장·심장 질환 관련 효과 데이터가 쌓이면서 "DPP4I보다 먼저 안 쓸 이유가 없다"는 반응이 대부분이다.
이가운데 SGLT-2I 오리지널 제제인 포시가는 2023년 연말 돌연 한국 시장 철수를 선언, 의료계에 큰 충격을 안겼다. 아스트라제네카는 11일 내년 상반기 중 한국시장에서의 포시가 철수 계획을 공지했다. 의료계에서는 지속적인 약가인하와 특허 만료에 따른 제네릭 대거 출시 등을 이유로 꼽았다. 오리지널 제품이 철수함에 따라 국내 제네릭 의약품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