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타종 시민대표 12명 발표 "귀감 되고 희망 주는 의인 선정"
생명 살린 의사, 응급·필수 분야에 헌신 기린다…31일 유가족이 타종
지난 6월 16일, 안타까운 사고로 작고한 故 주석중 교수가 올해 '제야(除夜)의 종' 타종행사에 참여할 시민대표로 선정됐다. 타종은 유가족인 부인 김정명 씨가 대신한다.
서울시는 오는 31일 자정 종로구 보신각 제야의 종을 울릴 시민대표 12명을 20일 공개했다. 시민대표로 선정된 故 주석중 교수는 서울아산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로 일하며 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데 크게 기여했으나, 우회전하는 덤프트럭에 치여 명을 달리해 많은 이들의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시민대표를 추천받는 것은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4년 만이다. 공정한 선정을 위해 올해 처음으로 '타종인사 선정위원회'를 꾸리기도 했다. 위원회는 "시민대표 후보자가 품은 '이야기'가 모든 이에게 귀감이 되며 희망의 메시지를 전할 수 있는지를 중점적으로 심사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주석중 교수를 "병원에서 10분 거리에 살고 24시간 대기하면서, 주말·야간 상관없이 응급수술을 도맡았다. 인력이 부족하고 응급수술이 중요한 흉부외과에서 환자들을 위해 헌신한 의사"라고 소개했다.
사고 당일에도 고인은 새벽까지 환자를 수술했고, 집에서 잠시 눈을 붙인 뒤 다시 병원에 출근하던 길이었다.
대동맥질환 전담팀을 꾸려 대동맥 박리수술 성공률을 높인 공로도 높게 평가됐다.
대동맥 박리는 심장에서 몸 전체로 혈액을 공급하는 대동맥이 찢어진 '초응급' 상황으로, 즉시 수술받지 않으면 이틀 내 절반이 사망한다. 이에 주석중 교수는 대동맥질환 전담팀을 꾸렸는데, 전담팀에 의해 대동맥 박리 수술 성공률이 98%까지 높아졌다는 연구도 발표됐다.
주석중 교수는 대한흉부심장혈관외과학회 상임이사, 대동맥연구회 위원장, 서울아산병원 심장병원 대동맥질환센터소장 등을 역임했다.
한편 보신각에서 열리는 제야의 종 타종 행사는 1953년부터 70년째 이어져 온 새해맞이 행사로, 올해는 주석중 교수 외에도 서현역 흉기난동 피해자 구소에 나섰던 18세 의인 등 시민대표 12명과 글로벌 인플루언서 6명이 함께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