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전증 치료제 '토피라메이트' 최적 혈중농도 제시

뇌전증 치료제 '토피라메이트' 최적 혈중농도 제시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3.12.21 15: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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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뇌전증연맹 5∼20㎎/L 권고…서울대병원 연구 결과, 4㎎/L로 항경련 효과
실조증 예방 6.5㎎/L 이하…치료 효과 불충분 시 증량보다 새 항경련제 추가 권장

[그래프] 토피라메이트 <span class='searchWord'>혈중농도</span>에 따른 항경련 효과 및 부작용 확률. 토피라메이트는 적은 <span class='searchWord'>혈중농도</span>에서 뇌전증 치료 효과가 충분한 반면, 실조증 부작용 발생 위험은 <span class='searchWord'>혈중농도</span> 증가에 따라 함께 증가했다. ⓒ의협신문
[그래프] 토피라메이트 혈중농도에 따른 항경련 효과 및 부작용 확률. 토피라메이트는 적은 혈중농도에서 뇌전증 치료 효과가 충분한 반면, 실조증 부작용 발생 위험은 혈중농도 증가에 따라 함께 증가했다. ⓒ의협신문

뇌전증 치료제 '토피라메이트'는 4㎎/L의 혈중농도만으로 충분한 치료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세계뇌전증연맹 권고농도(5∼20㎎/L)보다 최대 5분의 1이 낮은 수치다.

특히 혈중농도가 6.5㎎/L 이상 시 실조증(ataxia)을 비롯한 부작용 위험이 함께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나 적정량을 투여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대병원 신경과 주건·이상건 교수(1저자 이설아 전공의, 김현철 박사과정, 장윤혁 임상강사)와 임상약리학과 장인진·유경상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17∼2022년 뇌전증 치료를 위해 내원한 38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토피라메이트의 적정 혈중농도를 분석한 연구결과를 미국신경과학회가 발행한 [Annals of Clinical and Translational Neurology] 최근호에 게재했다고 21일 밝혔다.

뇌전증은 원인 없는 발작(경련)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약 5천만명이, 국내에는 약 36만명의 환자가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뇌전증 치료제 토피라메이트는 1996년 FDA 승인 이래 현재까지 널리 사용하고 있는 2세대 항경련제. 고용량 복용 시 인지기능 저하·어지럼증·체중 감소·실조증 등 부작용이 나타난다.

세계뇌전증연맹은 뇌전증 치료를 위한 토피라메이트 혈중농도를 '5∼20㎎/L'로 권고했다.

서울대병원 신경과·임상약리학과 공동 연구팀은 세계뇌전증연맹 권고에 맞춰 사용해도 부작용을 호소하는 환자가 증가하자 적정 혈중농도에 관한 연구에 착수했다. 

공동 연구팀은 389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혈중농도와 항경련 효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94.4%(371명)에서 경련 증상이 절반 이상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이처럼 충분한 항경련 효과를 보인 환자들의 토피라메이트 평균 혈중농도는 4㎎/L인 것으로 조사됐다.

반면 토피라메이트 혈중농도 6.5㎎/L 이상에서 실조증 부작용 발생 위험이 통계적으로 유의미하게 증가했다. 실조증은 신체 부위 간 상호작용 장애로 인해 동작이 서투르고 섬세한 움직임을 할 수 없는 신경학적 증상.

공동 연구팀은 토피라메이트 단일 투여로 충분한 항경련 효과를 보인 환자를 '무경련군(39명)'과 견딜 수 있는 수준의 잔여 경련이 있는 '내약성 경련군(13명)'으로 나누어 추적 관찰했다.

추적 관찰 결과, 약 7.5년 이내에 3개 이상의 항경련제를 처방받는 환자 비율은 무경련군 7.7%, 내약성 경련군 54.8%로 조사됐다. 공동 연구팀은 내약성 경련군은 약물 저항성이 큰 난치성 뇌전증으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공동 연구팀은 혈중농도 4㎎/L로 조절되지 않는 뇌전증 환자는 토피라메이트를 증량하기보다 는 새로운 뇌전증 약제를 추가하는 것이 더 효과적으로 경련을 조절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주건 교수(신경과)는 "이번 연구를 통해 많은 뇌전증 환자가 사용하고 있는 토피라메이트 약제의 무리한 증량의 불필요함을 확인했다"면서 "토피라메이트를 혈중농도 6.5㎎/L 미만 사용 시 부작용을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은 향후 새로운 뇌전증 진료 지침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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