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혁신의료기술 임시등재 운영지침 공개…29일부터 청구 가능
뇌졸중 진단 보조 AI 유일…업계 "혁신의료기기 보급 취지 역행"
정부가 '임시등재' 형태로 AI 및 디지털 의료기기의 급여화를 도입한 가운데 구체적인 운영지침을 공개했다. 업계는 운영지침이 혁신의료기기 보급이라는 취지에서 역행한다며 비판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처음 급여권에 들어온 혁신의료기술은 뇌졸중 진단을 보조하는 AI 기반 의료기기가 유일한데 해당 업체는 AI 기반 의료기기를 '비급여'로 선택하고 의사의 활용을 기다리고 있다.
26일 의료계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최근 '혁신의료기술(디지털치료기기·인공지능) 건강보험 임시등재 운영지침'을 만들어 공개하고 관련 수가 등을 고시했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혁신의료기기 통합심사 평가 제도'를 신설하고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와 디지털치료기기 급여화를 추진했다. 의료용 빅데이터를 인공지능으로 분석해 질병을 진단 또는 관리하거나 예측해 의료인의 업무를 보조하는 의료기기가 '인공지능 기반 의료기기'다. 디지털치료기기는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기반 치료적 개입을 제공하는 소프트웨어 의료기기(SaMD)를 말한다.
이들 혁신의료기기 사용료는 업체에서 급여와 비급여 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는데, 업체가 급여를 선택하면 환자 본인부담률은 90%다. 임시등재 수가는 요양급여비 청구가능 시기부터 2개월 안에 청구해야 한다. 급여 청구는 오는 29일부터 가능하다. 혁신의료기기 처방은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임시등재 시범운영 참여 신청을 해야만 가능하다.
디지털치료기기를 사용할 때 의사에게는 처방료와 효과평가료를 지급한다. 처방료는 제품별로 최초 처방 시 사용법을 교육 안내했을 때 1회 산정한다. 효과평가료는 사용완료 후 환자의 사용성 확인 및 치료효과 평가, 치료 계획을 운영했을 때 받을 수 있다. 각각 종별 구분 없이 5230원, 1만6130원이다. 디지털치료기기는 외래에서 의사 처방에 따라 사용 가능하고 입원치료 시에는 처방이 불가능하다.
인공지능 기반 혁신의료기술은 29일부터 당장 급여청구를 할 수 있는 항목이다. 인공지능 기반 혁신의료기술을 활용하면 '인공지능 분석 및 활용료'가 산정된다. 혁신의료기술이 속한 군에 따라 최도 310원에서 최고 3500원까지 청구할 수 있다. 비급여일 때는 3100~8만7600원 안에서 인공지능 분석 및 활용료를 설정해야 한다.
같은 표준행위에 같은 인공지능 기반 혁신의료기술을 동시에 활용했을 때도 표준행위 산정횟수 및 산정방법과 무관하게 1회만 산정한다.
같은 환자에게 같은 표준행위를 이용한 2가지 이상의 서로 다른 인공지능 기반 혁신의료기술을 동시에 활용하면 1개의 주된 '인공지능 분석 및 활용료'만 산정한다. 여기서 표준행위는 AI 기반 소프트웨어 의료기기 개발을 위해 학습된 의료행위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사항에 명시된 학습 의료행위에 기반해 제품별로 표준행위가 각각 설정된다.
AI 기반 의료기기는 의사 업무를 보조하는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에 해당 요양기관의 의사 판독이 선행돼야 수가 산정이 가능하다. 촬영료만 청구된 표준행위에는 AI 분석 및 활용료 산정이 불가능하다.
의료기관은 비급여 디지털치료기기를 처방하는 경우 비급여 적용금액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신고해야 한다.
당장 29일부터 비급여 형태로 건강보험 적용을 받는 혁신의료기술은 AI 기반 의료기기로 제이엘케이(JLK)의 자기공명영상을 활용한 인공지능기반 허혈성 뇌졸중 유형 판별(JBS-01K)이 유일하다. 2군인 방사선 특수영상(1형)으로 분류됐으며 비급여 인공지능 분석 및 활용료 금액은 1만8100원 안으로 산정해야 한다.
업계는 정부가 설정한 수가에 대해 아쉬움을 표시하고 있다.
외국계 의료기기 업체 관계자는 "프로그램을 사용할 수 있는 기관을 NECA 승인을 받아야 하는 것으로 한정하면 혁신의료기기 보급에 부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며 "비용의 90% 환자부담도 자유로운 환자 사용에 부정적이다. 혁신의료기기 수가는 초기에 널리 보급해 임상평가를 빠르게 취합해 영구 수가에 대한 근거 확보가 목표인데 환자에게 부담을 지워 혁신의료기기를 회피할 수 있는 상황은 충분히 예측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혁신의료기기는 다양한 종류로 분류될 수 있는데 소프트웨어로 한정하고 있는 부분도 다양성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