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비 지원, 재정 고려해 대상 제한"

"간병비 지원, 재정 고려해 대상 제한"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1.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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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호간병서비스 영역으로 간호인력 쏠림 예상, 바람직한 현상"
보건복지부, 급성기-만성기 병원 사이 회복기 모형 개발 돌입

지난해 말 보건복지부는 '국민 간병 부담 경감 방안'을 발표하며 올해 7월 요양병원 간병비 지원을 위한 시범사업을 예고했다. 

윤석열 정부의 국정과제이자 요양병원들이 지속적으로 요구했던 사안이기도 하다. 내년 4월 국회의원 총선거를 앞두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1호 공약'으로 내세우기도 한 만큼 사회적으로 관심이 큰 사안이다.

정부는 추후 간병비가 급여권에 들어왔을 때 건강보험 재정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대상을 엄격히 제한해 시범사업에 시동을 건다는 입장이다. 더불어 급성기 병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하고 '회복기' 병원 모델도 연내 도출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임강섭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 ⓒ의협신문
임강섭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장 ⓒ의협신문

보건복지부 임강섭 간호정책과장은 최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난 자리에서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해 간병 지원 시범사업은 대상 환자와 병원을 엄격히 제한했고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확대하더라도 간호인력이 부족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임 과장은 "국민 간병부담 경감 방안은 단순히 간병비를 주는 데서 그치는 게 아니라 병원에서 퇴원한 환자도 연속적으로 간병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지원체계를 구축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며 정책 방향성을 설명했다.

요양병원 간병 지원 시범사업 대상 엄격히 제한

보건복지부는 7월부터 1년 6개월 동안 10개 요양병원을 대상으로 간병비를 지원하는 1차 시범사업을 실시한다. 간병 지원 대상 환자는 요양병원 입원환자 분류체계에서 최고도와 고도이면서 장기요양 1, 2 등급 판정을 받아야 한다. 이는 전체 요양병원 입원 환자의 5.3% 수준이다.

간병 지원 병원 기준도 제한적이다. 의료 최고도와 고도 환자가 입원 환자의 3분의 1 이상이어야 한다. 요양병원에 입원한 환자가 100명 있다면 3분의 1 이상은 최고도와 고도 환자여야 한다는 소리다. 여기에다 의료기관평가 인증도 받아야 하고 요양병원 적정성 평가에서 1등급도 받아야 한다. 12일 현재, 의료기관평가 인증을 받은 요양병원은 전국에 1267곳이 있고, 적정성 평가 1등급 요양병원은 200여곳 수준이다. 

임 과장은 "시범사업 지역도 제한할 것"이라며 "통합돌봄추진단에서 지난해 6월부터 전국 12개 기초지자체에서 하고 있는 노인의료통합돌봄 지원 시범사업이 있는데 간병 지원 시범사업도 이들 지역에 있는 요양병원에 가점을 주려고 한다"고 말했다.

보건복지부는 3월 공개를 목표로 현재 간병 지원 시범사업 참여 공모계획을 수립하고 있고, 시범사업 매뉴얼도 만들고 있다.

이에 더해 보건복지부는 간병 업무 범위 한계 등을 담아 표준화하고 간병인 관리 감독을 위한 표준 지침도 만들고 있다. 간병인 교육 프로그램도 연구용역을 통해 개발, 올해부터 적용할 예정이다.

임 과장은 "간병인 교육훈련 프로그램은 시범사업 대상 요양병원뿐만 아니라 다른 요양병원들도 참고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며 "간병 인력 연령이 평균 60대라는 점을 감안해 프로그램을 만들었으며 중국인 등 외국 국적자에 대한 부분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는 1차 시범사업에 85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예정이다. 5억원은 연구용역비, 80억원은 사업비다. 사업비는 6개월치다. 예산에 맞춰 요양병원 10곳, 한 곳당 환자 60명씩 총 600명에게 간병비를 지원한다는 규모다.

임 과장은 "시범사업에 들어온 요양병원에 대한 인센티브도 있다"라며 "시설 개선비에 대한 예산을 편성했다. 간병용품이나 낙상 방지 센서 등 낙상예방 용품 등 시설 환경을 개선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간병인 교육 훈련을 위한 운영비도 별도 지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시범사업은 건강보험 재정이 아닌 국비로 지원하는 것으로 1단계는 대상 환자군이 적절한지 등을 검증하기 위한 것"이라며 "2026년부터 이뤄질 2단계 시범사업 수요, 소요재원 추계를 해야 하기 때문에 규모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간병 지원 대상 환자 범위를 최고도와 고도에 이어 '중도'까지 확대하면 최대 15조원이 들어간다는 계산이 나왔다"라며 "재정의 지속 가능성을 고려했을 때 중도까지 확대하는 것은 현재 고려하지 않고 있다. 대신 작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입원환자 분류체계 개편 과정에서 현장 이야기를 들어보려고 한다"고 덧붙였다.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 간호인력 수급 괜찮나

간병 부담 완화 방안에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도 들어있다. 비수도권 상급종합병원은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 숫자 제한을 해제하기로 했다. 수도권 상급종병은 4개에서 최대 6개까지로 확대할 수 있게 됐다. 종합병원은 병상 참여율이 높을수록 성과평가보상을 확대한다.

상급종병 및 500병상 이상 종병은 중증도가 높고 간병 요구도가 높은 환자를 전담하는 병실을 따로 운영토록 했다. 간호사 1인당 환자 4명, 간호조무사 1인당 환자 8명을 담당하도록 했다. 간병 기능 강화를 위해 간호조무사 배치도 최대 3.3배까지 확대한다.

제도를 확대하는 과정에서 과연 간호인력 수급이 가능할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따라오는 상황. 임강섭 과장은 문제없다고 확신했다.

보건복지부 추계에 따르면, 2024~26년 간호간병통합서비스 확대에 따라 간호사는 2430명, 간호조무사는 4805명이 더 필요하다. 신규 배출되는 간호사의 3%, 간호조무사의 5.4%에 해당하는 숫자다.

임 과장은 "간호사 인력 배치 기준을 높이고 교대 간호사 배치를 의무화했으며 교육전담 간호사 배치 기준도 강화했다"라며 "간호사 근무여건이 나아진 것이다. 그러면 간호인력이 상대적으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병동에 근무하고 싶은 제도적 유인이 생길 것이기 때문에 인력을 확보하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간호간병통합서비스 영역으로 간호인력 쏠림이 예상된다"라며 "서비스를 계속 확대하는 게 정부 정책 방향이고  간호간병 병동은 간호인력 근무 여건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게 제도적 목표다. 간호사들이 간호간병으로 넘어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고 밝혔다.

또 "급성기 병원에서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개선, 확대해 나가고 만성기를 담당하는 요양병원에는 간병비를 지원한다. 그 중간 단계인 회복기 병원에 맞는 인력기준, 수가 기준을 올해 연구를 통해 마련하려고 한다. 회복기 병원 모형이 만들어지면 여기에 또 맞는 간호간병서비스 모형도 새롭게 설계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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