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 정기총회…새 사업계획·예산 73억 9000만원 확정
김동익·김인선·박경아·이명철·임정기 교수 '명예의 전당' 헌정
김신우 경북의대 교수(경북대병원 감염내과) '윤광열 의학상' 수상
이진우 연세의대 교수(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가 국내 의학 전문학회 194개 가입된 종주단체인 대한의학회 제25대 회장에 취임했다.
대한의학회는 18일 서울 더플라자호텔에서 2024년도 정기총회를 열고, 주요 사업계획과 함께 73억 9000만원의 새해 예산을 확정했다. 이와함께 김동익 전 연세의대 교수(영상의학), 김인선 전 고려의대 교수(병리학), 박경아 전 연세의대 교수(해부학), 이명철 전 서울의대 교수(핵의학), 임정기 전 서울의대 교수(영상의학) 등 원로의학자를 '명예의 전당'에 헌정했다. 제14회 '윤광열 의학상'은 김신우 경북의대 교수(경북대병원 감염내과)가 받았다.
임원 인준에서는 감사에 박정율 고려의대 교수(신경외과학), 배상철 한양의대 교수(내과학), 부회장에 박중신 서울의대 교수(산부인과학), 이우용 성균관의대 교수(외과학), 박중원 연세의대 교수(내과학), 오승준 경희의대 교수(내과학), 박형욱 단국의대 교수(인문사회의학) 등과 21명의 소관 상임이사를 각각 선임됐다.
이날 정기총회를 축하하기 위해 참석한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정지태 의학회장, 임인석 부회장, 홍성태 간행이사 등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총회에 이어 회장 이·취임식을 열고 이진우 25대 회장의 공식 취임을 알렸다.
정지태 전임 회장은 이임사에서 지난 3년을 회고하며, 감사와 함께 의료계의 암울한 현실을 토로했다.
정지태 회장은 "코로나 팬데믹과 함께 임기를 시작해 이제 후임 회장에게 많은 짐을 남기고 떠난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많은 도움을 주신 회원 학회와 학회 임직원께 감사드린다"면서 "아직도 우리 사회에는 의사에 대해 늘 희생과 봉사, 사명감을 앞세우는 정치인, 공무원들이 많다. 이젠 이런 이야기를 하면 안 된다. 정부는 의사의 노력에 대해 어떻게 적절하게 보상할지를 깊이 고민하고 국민을 설득해야 한다. 그것이 선진국 정부, 공무원, 국민의 자세다. 이 길은 필수의료, 지역의료의 붕괴를 막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호소했다.
의사 증원에 대한 우려와 함께 당부도 전했다.
정지태 회장은 "인구소멸까지 걱정하는 상황에서 인재의 적정한 배분에 대한 논의조차 못하고 있다. 무작정 의사를 늘릴 경우 국가 산업에 어떤 영향이 있을지 연구가 필요하다. 학령기에 있는 최상위권 인재들을 모두 의사로 만들면 미래 지향적인 산업에서 일 할 인재는 어디서 구하고, 기초과학자는 어디서 찾을 수 있을지 의문"이라면서 "많은 우려만 남은의료계를 떠나지만, 모두 힘을 합쳐 한 목소리로 이 난국을 헤쳐나가길 바란다. 의료계 발전을 위해 미력한 힘이라도 보태겠다"고 말했다.
이진우 신임 회장은 대한의학회의 전통과 학술적 성과 계승, 소통 강화, 학회 지원체계 확립, 정책 발굴 등을 중점 추진과제로 꼽았다.
이진우 회장은 "회원학회와의 소통을 강화해 학회 운영상 어려움과 필요를 채우고, 학회 간 갈등이 있을 경우 적극 개입해 문제를 해결하는 조정자 역할을 하겠다"면서 "이를 위해 의학회 조직을 강화해 학회 지원체계를 확립하고, 각 직능별 조직을 만들어 정책 개발, 연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정책 개발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이진우 회장은 "의료행위 관련 법적 분쟁, 필수의료 인력 부족, 의사 인력 확충 등의 현안은 이제 사회적, 국가적 의제로 확장됐다"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언론, 정부, 국회 및 법조계와의 소통을 강화하고 상호 이해를 통해 의학회의 시각과 대안을 전달하는 창구를 정기화, 상시화하겠다"고 전했다.
회원 학회의 관심과 참여도 당부했다.
이진우 회장은 "의료계는 매우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다. 의사인력 확충 같은 문제를 인기영합에 따라 졸속으로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있다. 이런 문제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선배들이 쌓아온 의료의 전통과 자부심은 무너지고 그 피해는 모두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려 "우리 의료는 수많은 난관과 도전을 슬기롭게 극복하면서 오늘에 이른 경험을 갖고 있다. 전 의료계의 뜻과 지혜를 모으면 헤쳐 나가지 못할 일이 없다. 제25대 집행진은 대한의학회 설립 취지와 당면한 시대정신을 인식하고 마땅히 해야 할 일은 흔들림 없이 수행하겠다. 먼저 해야 할 일을 잘 선택하겠다. 선택을 현실로 만들 수 있도록 책임을 더 크게 여기겠다"고 강조했다.
대한의학회 '명예의 전당'에는 김동익 전 연세의대 교수(영상의학), 김인선 전 고려의대 교수(병리학), 박경아 전 연세의대 교수(해부학), 이명철 전 서울의대 교수(핵의학), 임정기 전 서울의대 교수(영상의학) 등이 헌정됐다.
김동익 교수는 신경중재치료의학을 국내에 보급한 선구자로, 의학단체의 전문화에 기여했다.
김인선 교수는 산부인과병리 및 혈액병리 분야와 세포병리학 분야의 발전과 국제적인 교류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박경아 교수는 해부학 교육과 연구에 기틀을 다지고 세계여자의사회장을 역임하는 등 여성의학자의 위상을 높였다.
이명철 교수는 핵의학과 방사선의학의 기반을 공고히 하고, 연관 과학기술분야 및 국제 학계와의 협력적 발전을 이끌었다.
임정기 교수는 국내 흉부영상의학의 초석을 다져 세계적 수준으로 견인했으며, 의학학술지 발전에 기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