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라제팜·클로나제팜·알프라졸람·디아제팜 등 약물군
PSPRS 점수 분석서 유의미한 차이 "빠른 질병 진행과 관련"
로라제팜·클로나제팜·알프라졸람·디아제팜을 포함한 벤조디아제핀 유도체가 진행성 핵상 마비(PSP) 환자의 질병을 빠르게 악화시킬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앤마리윌스 보스턴 매사추세츠 종합병원 교수팀은 벤조디아제핀 유도체를 처방받은 진행성 핵상 마비(PSP) 환자와 처방받지 않은 환자의 PSP 평가척도인 PSPRS 점수를 사후 분석한 결과를 발표했다. 해당 연구는 22일 JAMA Neurology(신경학)에 게재됐다.
벤조디아제핀 복용 유무에 따른 유의미한 차이는 39주차(7.52점 대 12.10점, P<0.001)와 52주차(10.02점 대 16.69점, P<0.001)에 나타났다.
연구에서는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한 참가자들은 연간 평균 17.1점의 PSPRS 악화를 경험했다. 반면, 벤조디아제핀을 복용하지 않은 참가자들은 연간 9.9점의 악화를 경험했다.
PSPRS 측정은 최대 100점 만점으로 6개 영역에 걸쳐 장애를 평가한다. 해당 점수가 높을수록 질병이 더 많이 악화되었음을 나타낸다.
연구팀은 벤조디아제핀 유도체가 불면증·불안증을 겪는 PSP 환자에게 일반적으로 처방된다는 점에서 중요한 연구라고 짚었다.
보고서를 통해 "벤조디아제핀이 빠른 질병 진행과 관련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면서 "이 연구는 PSP를 치료하기 위해 임상적으로 사용되는 약물의 효과를 살펴본 최초의 연구"라고 의의를 전했다.
연구진은 신경보호제인 다부네티드 2/3상 무작위 임상시험에 참여한 305명의 참가자를 평가했다. 여기에는 타부네티드 그룹과 위약 그룹이 모두 포함됐다.
참가자 중 44명(14.43%)은 벤조디아제핀을, 38명(12.46%)은 벤조디아제핀 관련 약물을 복용하고 있었다. 임상시험 참가자의 절반 이상은 여성(53%)이었고, 검진 당시 평균 연령은 약 68세였다. 연구는 2012년 11월까지 52주에 걸쳐 진행됐다.
벤조디아제핀 유도체 외 졸피뎀, 조피클론, 에스조피클론과 같은 벤조디아제핀 계열 약물의 경우, PSPRS 점수 악화와는 관련이 없었다.
연구의 한계점으로는 후향적 관찰 분석이라는 점과 가장 흔한 PSP 임상 증상인 리처드슨 증후군 환자만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을 짚었다.
연구팀은 "이번 분석 결과를 다른 PSP변종에 일반화할 수 없다"며 "표본 크기가 작고, 임상시험 추적 관찰 기간도 비교적 짧다는 점도 한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