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1엔 그리고 1원

[신간] 1엔 그리고 1원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1.26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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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경자 지음/에세이시스트사 펴냄/1만 5000원

재일교포 2세로 태어나 30년 가까이 일본에서 살았던 한 여의사가 지나온 삶의 기록들을 단상으로 옮겼다.

권경자 원장(부산·권경자산부인과의원)이 첫 수필집 <1엔 그리고 1원>을 펴냈다. 

일본 문화에 익숙했던 저자에게 한글로 글을 쓴다는 것은 새로운 도전이었다. 그러나 쓰고 싶었고, 써야 한다고 매번 마음을 다지면서 글은 완성돼 갔다. 그 글들은 오랫동안 마음 속 똬리 튼 응어리를 치유했다.

기쁜 마음으로 글을 쓰면 기쁨이 배가되고, 마음이 아팠던 일을 글로 쏟아내면 후련해졌다. 글쓰기는 삶의 변화를 이끌었다. 

그래서 글은, 문학은 그에게 '은인'이다.

나에게 있어서 문학은 '은인'이다. 오로지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문화, 언어, 습관이 다른 의식의 세계를 오가면서 마음의 질서와 균형을 잡아주고 현실에 좌절하거나 안주하지 않고 밝은 마음으로 꿋꿋이 살아가게 해준 문학! 만족과 절제, 이해와 용서를 깨닫게 해준 문학! 남들과 어울리면서도 휩쓸리지 않고 진실에 가깝게 다가가려는 에너지의 원천, 이것이 얼마나 가치 있고 행복한 일인가.  

김종완 문학평론가(에세이스트 발행인)는 "저자의 수필은 낯섦의 세계를 향한 질문이며 치열한 탐색이다. 태어나고 교육받은 나라와 학습의 결과를 실천해야 하는 나라가 달랐다는 것, 디아스포라의 문학은 주류에서 벗어날 수밖에 없다. 탈중심적이며, 소수의 경험이므로 공감층도 넓게 열려 있지 않다. 그럼에도 그는 지치지 않고 글을 쓴다. 세련되게 명문을 쏟아내는 것은 아니다. 일본식의 습속이나 가치관이 드러난 문장은 상당히 이질적이다. 공손한 태도나 상냥한 말투와 친절을 지나치게 강조하고 중시하는 견해가 수필집 전체를 관통하고 있지만, 진실되고 호소력 있으며 탐구적이다"라면서 "멋부림 없는 문장들은 무미하고 담담하지만 낯설기보다 어떤 그리움마저 불러온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들, 잃은 줄도 모르고 폐기한 개념들을 글 속에 보물처럼 묻어놓았다. 낯선 것을 정직하게 표출함으로써 새로운 세계의 문을 연 그의 수필은 탈중심의 소수문학으로서 의미가 크다"고 평가했다.

모두 5부 41편의 글이 모아졌다. 

1부 - 나에게 문학이란(나에게 문학이란/한국말과 일본말/보름달/꽃상여/친절/아버지/돌아오는 오마모리), 2부 - 나의 정체성은 무엇일까(나의 정체성은 무엇일까/고약스런 말의 속사정/내가 인공위성이라고?/나의 삼일절/다시 만난 세상/셔틀콕의 향연/'스미마센' 한마디 값/80대 명랑 선수/나의 마라톤 분전기),  3부 - 건널목에서(그만큼의 거리/건널목에서/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즐거움/불 끄면 500원/동전 오백 원/글을 못 배웠던 사람들/이젠 속지 않아요/묘지 친구들), 4부 - 아름다운 사추기(思秋期)(1엔 그리고 1원/왜 조선일을 의심부터 할까요?/아름다운 사추기/세 번의 기쁜 만남/인사는 아름다워/정/돈까스 톤짱/믿는 게 약/좀 더 놀다가 가요), 5부 - 믿음(믿음/지하철을 타면서/'빨리빨리' 병/죽을 뻔했다고요/카나리아의 추억/테니스를 치면서 생각나는 것/한라봉/세 살 버릇 여든까지 가지 않는다), 평론 - 권경자론(디아스포라 탈중심적 소수 문학)(☎ 02-764-79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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