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긴급기자회견, 증원 발표시 41대 집행부 총사퇴 결의
총파업 돌입시 참여 회원·전공의·의대생 보호대책도 마련
대한의사협회가 정부가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을 강행할 경우, 앞서 실시한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에 의거해 즉각 단체행동에 나서겠다고 선언했다. 집행부 총사퇴 결의와 함께다.
전 회원과 전공의, 의대생과도 적극적으로 연대하되, 금번 집단행동으로 인해 이들에게 불이익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도 약속했다.
대한의사협회는 6일 의대정원 증원 관련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필수 대한의사협회장은 이날 긴급 입장문을 통해 "의협은 의료현안에 대한 입장차에도 불구 의정협의체를 구성해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다"며 "특히 의대정원 문제는 보건의료계 주요현안이자 국민 관심사로 의협과 정부의 주장, 그에 따른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하라는 의료계의 반복된 제안에도 정부는 무응답, 부반응으로 일관했다"고 비판했다.
"정부의 태도는 의료계를 오로지 밥그릇 챙기기에만 매몰되어 있는 파렴치한 이기주의 집단으로 규정하고 매도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다"고 규탄한 이 회장은 "정부의 이런 시각에 대해 참담함과 무력감을 느낀다"고 밝혔다.
의료계의 거듭된 대화요청에도 정부가 예정대로 의대정원 증원을 강행한다면, 총파업에 나설 수 밖에 없다고도 밝혔다.
이 회장은 "정부가 2020년 9.4 의정합의 정신을 위반하고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한 의료계와의 소통없이 일방적으로 의대 정원 확대 발표를 강행할 경우, 대한의사협회 제41대 집행부는 총사퇴할 것이며 즉각적인 임시대의원총회 소집 및 비대위 구성에 들어가겠다"고 밝혔다.
아울러 "지난 12월 실시한 파업 찬반 전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즉각 공개하고, 이에 따라서 즉각적인 총파업 절차에 돌입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총파업 강행시 회원과 전공의, 의대생 보호에도 만전을 기하겠다고 했다.
이 회장은 "파업 강행 시 회원, 전공의, 의대생 우선 보호 대책을 마련했다"며 "총파업 절차 돌입에 따라 회원, 전공의, 의대생에 대한 법적 문제 발생 시 대한의사협회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이필수 의협 회장과의 질의응답 주요내용.
총파업 돌입 시 행동 계획은.
정부가 일방적으로 정책을 발표하다면, 집행부 총사퇴와 동시에 즉각적으로 대의원총회를 소집해 빠른 시일 내에 비상대책위원회 구성 등이 결정될 것이며, 비대위를 중심으로 강력한 투쟁에 나서게 될 것이다. 이번 비대위는 전례없는 가장 강력한 비대위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1일 필수의료패키지에 이어 이번 의대정원 증원까지, 회원들은 이번 사안에 대해 매우 심각하게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빠른 시일 내에 총파업 찬반투표 결과를 공개하고, 그에 따라 즉각적인 행동에 나설 것이다.
회원, 전공의, 의대생 보호대책은.
5일 저녁 긴급 상임이사회를 열어 만약 의료계가 총파업에 접어들어 회원들과 전공의, 의대생들이 집단행동에 나설 경우 의협에서 적극적인 법적 보호에 나서야 한다는 결의가 있었다. 전공의들도 현재 심각하게 분노하고 있다. 전공의와 의대생도 의협과 같은 스탠스를 취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들을 최대한, 최선을 다해 보호할 것이다.
국민과 정부에 전하고 싶은 메시지.
정부가 의료계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다. 정부가 정말 다시한번 생각하고 좀 더 유연성을 가지고 의정협의에 나서 주길 부탁한다. 이것이 제가 정부에 전하는 마지막 메시지다.
국민들은 피상적으로 단순히 의사 수가 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실 수 있다. 하지만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이 같이 시행된다면 건강보험 재정 고갈과 사회적 비용 증가, 이공계 교육 질서 붕괴 등 다양한 문제들이 벌어질 것이고 그에 따른 부담과 불편이 국민들께 전가될 수 있다.
의료전문가인 의사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달라.
다음달 의협회장 선거 출마하나.
앞서 얘기드린 바와 같이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 정책을 강행하면 집행부는 총사퇴할 것이고, 저는 불출마한다. 회원들의 권익과 국민의 건강이 중요하지, 회장 재선은 중요하지 않다.
정부의 일방적인 의대정원 증원 관련 대한의사협회 긴급 기자회견 입장문
존경하는 국민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대한의사협회 회장 이필수입니다.
저는 오늘 모든 치료가 종료된 시한부 환자의 종말을 지켜보는 의사의 심정으로 이 자리에 섰습니다.
지난 3년의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전국의 의료현장에는 생명의 위협을 무릅쓰고 맡은 바 자신의 위치에서 희생을 마다하지 않았던 우리 의료진들이 있었습니다. 또한 아직도 대한민국 곳곳에서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지키기 위해 밤잠을 설쳐가며 피땀흘리는 의료인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우리 의료진들에 대한 정부의 입장은 오로지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만 매몰되어있는 파렴치한 이기주의 집단으로 규정하고 매도하는 행위와 다르지 않습니다. 때문에 정부의 이러한 시각에 대해 참으로 무력감과 참담함을 느끼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희 대한의사협회는 일찍이 오늘과 같은 첨예한 갈등의 골을 피하고 국민건강수호라는 대명제를 지켜나가기 위해 의료현안에 대한 다소간의 입장차이에도 불구하고 의·정협의체를 구성하여 정부와의 대화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왔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의대정원 문제에 대한 의료계의 본격적인 논의 요청을 외면하며 의료현안에 대한 더 이상의 구체적인 논의를 진전시키지 않고 있습니다. 이는 상호 신뢰를 기반으로 한 의·정협의체 구성 및 대화와 타협을 통한 문제해결이라는 상호간의 약속을 저버리는 것이며, 의·정 구성원간 조정과 조율을 통한 ‘국민의 건강증진과 보건의료 발전’이라는 대원칙을 일방적으로 파기한 무책임한 태도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특히 ‘의대정원 증원’ 문제는 보건의료계의 주요 현안이자 국민들의 최대 관심사이기 때문에 밤샘토론을 이어가더라도 국민들께 의협과 정부의 각 주장 내용과 근거를 소상히 설명드리고, 그 결정에 따라 예상되는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 달라는 의료계의 반복된 제안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무응답 무반응으로 일관하였습니다. '의대정원 증원’문제에 대하여 2020년 대한의사협회와의 ‘9·4 의정합의’에 의거하여 의료계와 충분한 논의의 과정을 거치겠다는 수차례의 약속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제22차 회의 이후 대한의사협회의 의대정원 관련 논의 제안에 어떠한 답변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정부가 최근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패키지’에는 그동안 「의료현안협의체」에서 전혀 논의된 바 없는 국민의 치료선택권을 제한하는 비급여 혼합진료 금지와 사망사고 및 미용, 성형을 제외한 제한적 특례적용, 개원면허 및 면허갱신제 도입 등과 같은 의사면허에 대한 전반적인 통제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정책을 일방적으로 발표함으로써 그동안 쌓아 온 의·정간의 신뢰를 다시 한번 무너뜨렸습니다.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정책이 그대로 시행된다면, 올해를 기점으로 적자 전환되고, 곧 이어 누적적립금 소진에 직면하게 되는 건보재정문제와 의대정원 증원에 따른 사회적 비용 증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선도하고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박차를 가해야 할 이공계교육의 질서 붕괴 등 많은 문제가 예상되고 그에 따른 부담과 불편은 오롯이 국민들의 몫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음에도, 이에 대한 충분한 설명과 사회적 논의가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 심각한 우려와 걱정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는 의료계의 거듭된 제안에도 불구하고 충분한 논의와 협의 없이 일방적인 정책만을 발표하는 정부의 태도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거대한 파고와 마주하는 듯한 절박한 상황에서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힙니다.
1. 정부가 2020년 9·4 의정합의 정신을 위반하고 의료현안협의체를 통한 의료계와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의대정원 확대 발표를 강행할 경우, 대한의사협회 제 41대 집행부는 총사퇴 할 것이며 즉각적인 임시대의원총회 소집 및 비대위 구성에 들어가겠습니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실시한 파업찬반 전회원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하고 이에 따라 즉각적인 총파업 절차에 돌입할 것입니다.
2. 총파업 강행시 회원, 전공의, 의대생 우선 보호대책을 마련하였습니다. 총파업 절차 돌입에 따라 회원, 전공의, 의대생에 대한 법적 문제 발생시 대한의사협회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겠습니다.
2024. 2. 6.
대한의사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