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수련병원에 행정명령…근거는 의료법 59조
수련병원장 간담회에서는 '기관장 처벌'도 언급
정부가 의대정원 2000명 증원 발표 이후 의료계의 단체행동을 막기 위해 연일 행정명령을 발동하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전국 수련병원장을 불러서는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이 벌어졌을 때 기관장을 처벌 이야기도 직접적으로 꺼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조규홍 장관 주재로 7일 오후 1시 30분 서울시청에서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를 열고 전국 수련병원에 '집단사직서 수리 금지'를 명했다. 의대정원 증원 발표 당일인 6일에는 대한의사협회 집행부 등에 '집단행동 및 집단행동 교사 금지' 행정명령을 내리기도 했다.
모두 집단행동에 대한 지도 명령 내용을 담은 의료법59조를 근거로 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불법 집단행동에 대한 범부처 신속 대응체계를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공동대응해 나가기로 했다"라며 "일부 전공의들이 업무개시명령을 사전에 무력화하기 위해 집단사직서 제출을 검토하고 있어 수련병원에 집단사직서 수리금지를 명했다"고 밝혔다.
경찰청도 업무개시명령 위반 등 국민 의료이용에 혼란과 불편을 야기하는 의료계의 집단행동에 대해 엄정 대응하기로 했다. 전국 개별 병‧의원 및 전공의에 대한 업무개시명령 위반 등 불법행위는 신속하게 수사에 착수해 출석요구를 하고, 집단행동을 주도하는 단체‧인사에 대해서는 시도경찰청에서 직접 수사할 예정이다. 출석에 불응하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신속 추적·검거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의사단체 등의 집단행동 유도행위는 의료법상 업무개시명령위반 교사‧방조죄 등을 적용해 상응하는 처벌을 받을 수 있도록 엄정하게 수사할 방침이라고 엄포를 놨다.
보건복지부는 같은날 오전 국립장기조직혈액관리원 회의실에서 열린 전국 221개 수련병원장 대상 비대면 간담회에서도 엄정 대응을 강조했다. 일부 병원장은 정부가 협박하는 느낌을 받았다고까지 호소했다.
간담회에 참여했던 지방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집단행동 여파로 진료가 감축되면 기관장을 처벌하겠다고 하는 소리를 들었다"라며 "정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한 정책에 대한 여파를 감당할 수 있도록 대책을 세워야지 무조건 처벌하겠다며 겁박하는 게 옳은 조치인지는 모르겠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