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명절 의료대란 위기 넘긴 보건복지부 "의대증원 선거용 아냐" 항변
국민들에 "일부 직역에 의해 국가정책 좌우되지 않도록 성원해달라"
설 연휴를 넘긴 보건복지부가 의료계의 집단행동을 경계하면서도 "의대정원을 줄이는 타협은 없을 것"이라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이번 의대정원 증원 계획은 선거용이 아니다"라는 항변과 함께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13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정례브리핑을 갖고 의료계를 향해 "집단휴진, 집단사직 또는 집단연가 등 환자의 생명을 도구로 삼지 말 것을 강력히 요청한다"라며 "일부 직역에 의해 국가 정책이 좌우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의대정원 발표 후 보건복지부는 즉각 의사 집단행동 중수본을 꾸리고 의료계 리더 등을 대상으로 '집단행동 교사 금지'라는 행정명령을 발동하는 등 강경책을 펼쳐왔다. 수련병원에는 사직서 수리 금지 명령도 내렸다. 설 연휴와 맞물려 집단행동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상황을 의식한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브리핑을 통해 "전공의들이 집단행동에 나서겠다는 입장 표명이 없는 점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라면서 "연휴 기간 중 특이사항은 없었고 진료는 안정적으로 이뤄졌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의대정원 확대와 필수의료 패키지 정책 이행 의지를 재차 강조했다. 2000명 증원은 과도하지 않다는 점을 다시 짚었고,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를 속도감있게 추진하겠다고 했다.
박 차관은 "의료사고 안전망 구축을 위해 조속한 시일 안에 의료사고처리특례법안 제정을 진행하겠다"라며 "법 제정 없이 가능한 사건 처리 절차 개선은 이미 시행 중이다. 법무부는 중과실 없는 의료사고의 형 감면 적극 적용 등 사건 처리 절차 개선을 이미 대검찰청에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정부를 향한 비판은 자유롭게 하고, 국민 앞에서 토론도 가능하다"라며 "현장의 오래된 불합리한 문제는 의료계와 머리를 맞대고 고쳐나가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이날 오전 12일 있었던 임시총회 결과를 공개하며, 비상대책위원회 출범을 선언했다. 박단 전공의협의회장을 제외한 집행부 전원이 사퇴하고, 조직을 비대위 체제로 전환한다.
다음은 박민수 2차관의 일문일답
차관 자녀가 올해 수험생이다. 의대증원 2000명 확대와 관련이 있나
=딸이 고3인 것은 맞다. 딸은 현재 국제반이다. 현재 해외유학을 준비하고 있고 국내 입지와는 전혀 관계가 없다. 보건복지부 차관이 중요한 결정을 혼자 하는 게 아니다.
대한의사협회가 의대정원 확대 관련 TV토론 등을 제안했을 때는 대응이 없다가 이제는 가능하다고 하는 이유는
=그때는 논의가 진행 중이었고 의사 결정이 이뤄지기 전이었다. 모든 의견을 듣는 과정에 있었다. 정부가 어떤 확정된 결과물 없이 토론회에 임하는 것은 적절치 않았기 떄문에 의협의 제안에 명확한 답을 내지 않았다. 현재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건강보험종합대책, 의대정원 숫자까지 결정해 발표를 했다. 정부의 정책이 모두 결정됐다. 결정된 정책을 갖고는 얼마든지 토론이 가능하다.
전공의들이 수련병원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는 방향으로 행동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있다
=병원별로 계약 방식에 차이가 있다. 전공의들이 연단위 계약을 주로 하지 않고 처음 수련을 시작할 때 전체 수련기간에 대한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았다. 중간에 연 단위 계약으로 연장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서 하는 것은 검토 결과 현장에서 실제로 이행하기 쉽지 않을 것이다라는 생각을 하고 있다.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도록 계속 대화하고 설득하고 함께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대한의사협회가 15일 궐기대회를 여는 등 집단대응에 나선다. 정부의 대응계획은?
=궐기대회라는 것은 집회인데, 대한민국은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고 집회의 자유가 있다. 집회를 하는 것 자체를 정부에서 왈가왈부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의사표현을 자유롭게 하고, 정부에 대한 비판도 자유롭게 하면 된다.
전공의들이 사직서 투쟁 이외 준법 투쟁이 나섰을 때 대응계획은?
=준법투쟁은 법을 지키는 것이다. 법을 지키는데 정부가 할 수 있는 게 없다. 준법 투쟁 이후 문제가 생긴다면 법에 정한 것보다 더 과도한 근로를 한다든지 하는 오늘의 병원 현장임을 반증해주는 것이다. 정부 차원의 대응보다는 각 의료기관에서 적절하게 대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