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 프로바이오틱스 가능성…장에서 유익균 추출·이식
분당서울대병원 김나영·이동호 교수팀 [Journal of Cancer Prevention] 발표
건강한 장에서 관찰할 수 있는 '로즈부리아 파에시스(Roseburia Faecis)' 균주가 과민성장증후군(Irritable Bowel Syndrome)을 치료할 수 있다는 동물실험 연구결과가 나왔다.
과민성장증후군은 특별한 질환이나 해부학적인 이상이 없음에도 복부 통증과 불편감을 비롯해 설사·변비 등 배변 습관에 이상을 보이는 만성 증상을 일컫는다. 과민성장증후군은 스트레스·염증·장-뇌 신경계 이상·장내세균 불균형 등이 유병률을 높이고,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으로 지목되고 있으나, 아직 발생 기전이 규명되지 않았으며, 치료법도 마땅치 않은 실정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김나영·이동호 교수팀은 건강한 장에서 추출한 유익균을 과민성장증후군 환자의 장에 이식하는 치료법이 효과가 있다는 사실에 주목했다. 교수팀은 건강한 공여자에서 관찰할 수 있는 '로즈부리아 파에시스(Roseburia Faecis)' 균주가 항염증 효과가 뛰어나다는 점에 주목했다.
교수팀은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유발한 쥐 모델에 13일간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를 경구 투여한 뒤 장내 환경과 배변 변화를 관찰한 연구결과를 [Journal of Cancer Prevention]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스트레스 노출 시 세포 수가 증가하고, 과민성장증후곤의 중증도를 높이는 '비만세포(mast cell)'가 크게 감소, 설사 증상이 개선됐다. 특히 수컷 쥐에서 이러한 효과가 크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분변 세균총을 분석한 결과, 필수아미노산 흡수와 연관된 유전자 발현이 정상적으로 돌아왔으며, 무너진 항상성이 회복되는 결과를 보였다. 이런 현상은 수컷 쥐에서 두드러졌다.
교수팀은 건강한 장에서 유래된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가 설사형 과민성장증후군을 치료할 수 있는 프로바이오틱스(체내에 투여 시 유익한 효과가 있는 살아있는 미생물)로서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시사한다고 밝혔다.
김나영 교수는 "로즈부리아 파에시스 균주의 치료 효과뿐만 아니라 프로바이오틱스 선택에 있어 남녀 성차를 고려해야 함을 확인할 수 있다"면서 "이번 동물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추후 인체 대상 임상시험 연구를 진행해 수많은 현대인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과민성장증후군을 해결할 실마리를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산업통상자원부의 지원으로 이뤄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