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응급실 뺑뺑이·소아과 오픈런·지방의사 구인난 원인부터 잘못 진단
가정의학과의사회 "정책 강행 시 의료 붕괴…장·차관 해임하고 원점 논의" 제안
대한가정의학과의사회는 19일 성명을 통해 "의대 정원 증원을 즉각 철회하고, 책임자를 해임하라"고 요구했다. 필수의료 붕괴를 유발한 원인부터 잘못 분석하고, 엉뚱한 해결책을 제시해 전공의 이탈과 의대생 휴학 사태를 야기했다는 이유에서다.
가정의학과의사회는 "응급실 뺑뺑이·소아과 오픈런·지방 의사 구인난 등을 총 의사 수 부족의 근거로 삼아 의대 정원 2000명을 늘리겠다고 발표했다"면서 "총 의사 수 부족이 필수의료 붕괴의 원인인 것처럼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응급실 뺑뺑이의 원인으로 ▲응급실 내원 환자의 90%가 비응급 환자라는 점 ▲이에 따른 필연적인 응급실 과밀화 ▲1339 기능이 119로 통합되면서 서서히 가중된 의료정보체계의 혼란 등을 꼽은 가정의학과의사회는 비응급 환자의 응급실 이용 제한으로 과밀화 현상을 해소하고, 1339 기능을 부활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소아과 오픈런 역시 "COVID-19 극성기에 소아과 뿐만 아니라 가정의학과·내과·이비인후과 등 도 경험한 현상"이라며 "소아과 의사가 부족해서가 아닌 저수가와 인구 감소로 소아과 개원의들이 소아과 개업을 포기하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지방 의사 구인난 역시 "지방 인구 감소와 정보·교통 발달 등에 따른 지역 내 의료이용률 감소에 따른 결과"라면서 "야당 대표도 지방 병원을 거부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는가"라고 지적했다.
가정의학과의사회는 "정부는 의대생들의 휴학과 전공의들의 사직을 일시적 집단행동으로 보는 안일한 판단을 하고 있다. 의대 정원 2000명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가 강행된다면, 한번 휴학하고 사직한 젊은 그들이 다시 원래 자리대로 되돌아올 이유가 없어진다"면서 "이공계 인재 및 직장인들이 의과대학을 지망하며 제자리를 이탈하는 혼란이 일어나고 있다"고 의대 입시 열풍으로 인한 이공계 이탈 문제를 짚었다.
"의대 정원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는 의료 자체를 붕괴시켜 버릴 것"이라고 전망한 가정의학과의사회는 "보건복지부의 정책 책임자인 조규홍 장관과 박민수 차관을 즉시 해임하고, 의사들과 원점에서 검토하는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길 강력하게 주장한다"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