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 우선 적용, 타 진료보조인력 확대 가능성 열어둬
간협도 반발…"법적 보호없는 현실, 안전망부터 마련해야"
정부가 간호사를 포함한 진료보조인력의 업무범위를 '대법원에서 명시적으로 금지한 3가지'만 빼고 사실상 모두 열었다.
대상 인력 또한 간호사를 우선으로 하되, 추후 필요시 다른 보건의료인력으로 확대한다며 그 가능성을 내비쳤다.
보건복지부는 27일 진료지원인력(진료보조인력, Physician Assistnt, 통칭 PA) 시범사업을 전격 시행한다고 발표했다. 전공의가 떠난 발생한 의료 현장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라는 설명과 함께다. 정부는 보건의료기본법 제44조(보건의료 시범사업)을 그 근거로 들었다.
의협신문이 단독으로 입수한 시범사업 안에 따르면, 보건복지부는 종합병원 및 수련병원에서 해당 시범사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간호사의 업무 범위는 업무 범위는 대법원 판례로 명시적으로 금지된 행위 외 모든 행위로 넓혔다.
보건복지부는 의료기관 장이 내부 위원회를 구성하거나 간호부서장과 협의해 간호사의 업무범위를 정하도록 하면서 ▲자궁질도말세포병리검사를 위한 간호사의 채취 ▲프로포폴에 의한 수면 마취 ▲사망 진단 등 대법원 판례로 명시적으로 금지된 행위만을 제외했다.
또한 진료보조인력의 대상을 '간호사'를 중심으로 우선 적용하되, 추후 필요시 다른 보건의료인력으로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가능성을 열어뒀다.
의료계 내에서는 진료보조인력 시범사업과 관련해 의료기관과 간호사 모두에게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우려와 함께 불법을 정부가 시범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의료계 관계자는 "진료보조인력의 진료보조 행위가 진료범위까지 넓어지면 불법이다. 아무리 시범사업이라 하더라도 의료기관 장이 어떻게 불법을 지시하겠나"라며 "병원 내에서도 간호사가 일과 사법 리스크가 함께 넘어올까봐 진료환경도 날까롭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간호사협회도 부담을 호소하고 있다.
탁영란 대한간호협회장은 지난 26일 "전공의들의 집단행동으로 발생된 의료공백을 막기 위해 전공의들의 업무가 그 어떤 법적 보호 장치도 없이 간호사들에게 떠넘겨지는 현실이 너무 안타깝다"며 "정부가 간호사들이 걱정 없이 환자를 보살필 수 있도록 법적 안전망을 즉각 마련하도록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2차관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진료지원 간호사의 구체적인 업무범위는 의료기관장 책임하에 위원회나 간호부와 협의해서 정하는 것"이라며 "보건복지부가 그 행위 하나하나를 놓고 '이거는 의사 거다, 간호사거다' 지침을 내리는 방식은 아니다. 기관장 책임하에 이뤄지는 행위"라고 밝혔다.
한편, 대한의사협회는 PA(Physician Assistnt)는 현행법상 존재하지 않는 제도로, PA를 대신해 '진료보조인력'이라는 용어를 공식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