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 후보자 정견발표회 지상중계①-정견발표]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7일 의협 회관 대강당에서 제 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 후보자 정견발표회를 열었다. 각 후보자들이 각자의 공약과 각종 현안에 대한 입장을 밝힌 첫 공식자리다.
이번 선거에는 ▲기호 1번 박명하(서울특별시의사회장) ▲기호 2번 주수호(35대 의협 회장·미래의료포럼 대표) ▲기호 3번 임현택(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미래를생각하는의사모임 대표) ▲기호 4번 박인숙(전 국회의원·업그레이드의협연구소 대표) ▲기호 5번 정운용(부산경남 인도주의실천시민연합 대표) 등 5인의 후보가 출사표를 던졌다.
의대증원 위기 속 차기 의협회장에 도전한 후보들, 혼란의 시기 의료계의 새로운 리더를 자처하고 나선 이유는 뭘까? 후보자들의 출사표를 들어봤다.
고광송 대한의사협회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정부가 일방적인 의대증원 추진으로 의료계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으며, 그로 인해 우리 회원들이 각지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정부의 핍박 속에서 회원들이 많은 고초를 겪고 있으며, 근무 환경은 날로 악화되어 의료계가 매우 심각한 위기에 봉착해 있다. 이번 제42회 의협회장 선거는 이런 의료계의 위기 상황을 타계하고 14만 회원 모두를 품에 안아 하나된 모습을 만들어갈 차기 리더를 뽑는 중차대한 선거다. 회원 모두가 선거에 참여하시어 의료계를 이끌어갈 책임자를 뽑아달라. 후보자들의 정견 발표를 듣겠다.
박명하 후보(기호 1번): 정부가 일방적으로 필수 의료 패키지와 의대증원을 추진하면서 의대생과 전공의들이 자발적으로 정당한 저항을 하고 있고, 의협은 회장의 사퇴로 대행 체제이며 비상대책위가 구성되어 이 문제에 대응하고 있다.
저는 2000년 의약분업 투쟁 당시 지역의 젊은 반장으로 투쟁에 참여했으며, 지난해 간호법 비대위원장으로 승리한 경험도 가지고 있다. 지금은 의대증원 저지 비대위 조직위원장으로 활동하며 이미 정부로부터 면허정지 사전통지를 받았고 구속 수사의 협박도 받고 있다. 그러나 두렵지 않다. 대한민국의 올바른 의료와 의사회원을 위해 어떤 불이익도 감수할 것이며 저 혼자 희생할 것이다. 새로 선출되는 회장은 비대위에 이어서 연속성을 가지고 앞으로 3년간 의협을 이끌며 이 난국을 헤쳐나가야 한다. 회원께 희망을 드릴 수 있는 리더, 무엇보다 검증된 리더를 선출해야 한다.
의협 회장직을 정치 입문과 공직 추구의 발판으로 이용하지 않겠다. 불의를 행사하는 어떤 정부와 정치권에도 머리를 숙이지 않을 것이다. 말 만이 아닌 행동하는 회장, 성과를 만드는 회장이 되겠다. 올바른 판단력, 강한 추진력과 투쟁력으로 회원들에게 실익이 돌아가도록 하겠다. 대한민국 의료계가 무너질 절박한 상황이다. 상시 비대위원장 각오로 선봉에 서겠다. 제대로 된 의협을 위해 원팀이 되어 함께하자.
주수호 후보(기호 2번): 현재 의료계는 의대증원과 필수 의료 정책 패키지라는 포퓰리즘 정책 방향으로 말미암아 절체절명 위기 상황에 있다.
지금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신임 회장에게 가장 중요한 덕목은 바로 강력한 리더십을 전제로 한 결단력과 회무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2000년 의약분업 투쟁 당시 대변인을 역임하며 투쟁의 선봉에 섰고, 정부의 압박에도 굴하지 않고 당당하게 맞섰다. 제35대 의협회장을 역임하며 이미 충분한 회무 경험까지 갖추었다. 현재 의료계가 처한 위기를 극복하고 정부가 얽혀 있는 수많은 문제들을 누구보다 잘 해결할 수 있다고 자신한다.
강한 리더십으로 정부와 외부 세력에 맞서는 주도적인 위협을 만들겠다. 강력한 투쟁력 확보를 위해 조직을 정비하고 요양기관 강제지정제 폐지 및 단체계약제 관철, 헌법소원 추진, 전국의사 노조 설립을 통한 파업권과 단체교섭권 쟁취, 국가 정상화를 위한 수가결정구조 개혁, 부당한 형사처벌 및 배상 책임 부담 해소, 근거 없는 한방행위 퇴출 및 한방보험 분리 등을 추진하겠다.
이번 투쟁이 회원 여러분들에게 헌신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생각하며 이 자리에 섰다.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으로서 투쟁의 승리를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하겠다. 의협회장에 당선되어 회원 여러분과 의료계의 미래를 위해 이 한 몸을 던지겠다.
임현택 후보(기호 3번): 우연한 기회에 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에 자원한 것이 제 인생의 변곡점이 되었다. 의사회장을 1년을 하니 소아과 선생님들뿐만 아니라 다른 과 선생님들의 도움 요청이 물밀듯이 들어와서 잘 운영하던 의원을 정리하고, 10여년 째 소청과의사회장으로 계속해서 활동하고 있다.
처음 전문과 회장이 되고 나서 대의원회 회의를 갔을 때 깜짝 놀라기도 했고, 실망하기도 했다. 제가 진료현장에서 부당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사안들이 분과회의 안건으로 나와 있었고, 그에 관한 토론이 활발했다. 그러나 회의 결론으로 나온 것은 정부와 잘 얘기해보자는 것이더라. 저는 의대 정원의 말도 안 되는 증원과 필수의료 패키지가 나오게 된 근본적인 이유가 사회주의 정치, 의학자와 출세 지향형 복지부 고위 관료 때문이기도 하지만, 의협이 수십 년의 세월 동안 사회가 급속하게 바뀌었는데도 불구하고 전혀 바뀌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의사협회가 바뀌지 않으면 이 나라 의사들만뿐만 아니라 나라 전체가 후진국으로 떨어질 위기 상황에 처해 있다고 생각한다. 제가 모든 의사들과 함께 이 난국을 헤쳐나가겠다. 10여 년 전 소아과 선생님들이 그랬던 것처럼 저를 믿고 맡겨달라. 기대에 어긋나지 않게 제 성심 성의를 다하겠다.
박인숙 후보(기호 4번): 의사들이 건국 이래 최악의 상황에 직면해 있다. 의대 증원은 정부와 여당의 총선 승리를 위한 포퓰리즘의 결정판이고 의사들은 선거 재물이 되었다. 평소에 보람과 자부심을 가지고 선한 의료를 펼쳤으나 지금 국민 모두가 의사들을 적대시한다. 정부는 터무니없이 낮은 필수 의료 수가에도 불구하고 사명감을 가지고 묵묵히 환자를 진료하는 의사들을 모욕하고 있다.
아마도 이 정부가 가장 바라는 것은 의사 파업과 이로 인한 의료 대란과 사회 혼란일 것이다. 그래야만 의사들에 대한 마녀 사냥이 더욱 힘을 받을 것이기 때문이다. 안타깝게도 정부 이런 음모는 이미 효과를 발휘하고 있다.
결국 법이 바뀌어야 한다. 모든 것을 정치로 풀어야 한다. 국회의원 사용법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역구 재선 국회의원 출신인 제가 할 수 있다.
저는 이제껏 성취한 저의 모든 업적은 국가와 사회로부터 받은 혜택 덕분이라고 생각한다. 제가 받았던 특혜를 다시 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었고, 그 결과 제가 평생 몸담았던 의료계에 대한 헌신과 봉사를 저의 마지막 공적 사명이라고 생각하며 출마를 결심했다. 지난 수십 년간 국내외 의료계에서 쌓아온 경험과 8년간의 국회 경험을 바탕으로 의사의 위상을 다시 높여 국민으로부터 존경과 신뢰를 받는 의사상을 만들려는 것이 저의 목표다. 저만이 할 수 있다.
정운용 후보(기호 5번): 현재의 위기를 저는 이렇게 이해하고 있다. 역대 모든 정부에서 보건의료에 대한 아주 낮은 투자와 책임 방기가 있었고, 그 과정에서 의사들은 이익을 쫓게 되지 않을 수 없는 조건에 내몰렸다. 의협은 그에 맞서 의료개혁의 내용을 주장하거나 정부와 토론을 하기보다는, 수가 투쟁을 위주로 하는 권익단체로 활동해왔다.
저는 현재의 행위별수가제 아래서 1차에서 3차까지 모든 의료기관들이 무한 경쟁하는 상황으로는 오래 갈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주치의제를 중심으로 한 큰 틀의 의료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런 의료개혁에는 국민들은 물론 의사들도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의견을 낼 권리와 의무가 있다. 그러려면 의사가 국민의 신뢰를 얻어야 한다. 의협이 권익단체가 아닌 민주적인 전문가 단체가 되어야 하는 이유다.
전달체계를 새롭게 확립하고 행위별 수가를 의사의 노동을 중요하게 보는 수가체계로 바꾸어야 한다. 실손보험의 이익을 줄이고 수도권 대규모 병상 증설도 반드시 되돌려야 한다. 의사를 늘리고 노동시간을 줄여 의사들도 저녁 있는 삶을 살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해야 환자도 안전할 수 있고 의사도 더욱 보람있는 노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대규모 병원들을 중심으로 노조를 만들어야 한다. 제가 의협회장이 되면 함께 노조를 만들 것이다. 내부적으로도 외부적으로도 민주주의를 실현해야 한다.
[제42대 대한의사협회장 선거 후보자 정견발표회 지상중계②-질의응답]으로 이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