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 신장내과 연구팀 '신세뇨관 간질염' 환자 '표적 치료' 가능성 제시
EPRS1 표적 억제제, T 세포 증식 감소…[Kidney International] 온라인판 발표
국내 연구진이 '신세뇨관 간질염'을 진행시키는 주요 물질을 발견하고, 이를 억제할 수 있는 표적 억제제의 효과를 확인한 동물실험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아직까지 표적 치료제가 없는 약물 연관 신장 염증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는 과학적 근거로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연수·한승석 교수팀(강채린·윤동환 학생)은 신세뇨관 간질염 환자의 신장 섬유화를 촉진하고 예후를 악화시키는 표적 물질을 발견, 마우스 실험 모델을 통해 표적 치료 가능성을 제시한 연구결과를 2월 29일자 [Kidney International](IF=19.0) 온라인판에 발표했다.
'신세뇨관 간질염'은 면역항암제·항생제·진통제 등에 의해 유발되는 대표적인 신장 면역 질환. 염증이 지속되면 만성콩팥병으로 진행하고, 신장 섬유화를 유발해 투석치료를 시행할 수도있다. 면역항암제로 인해 신세뇨관 간질염이 발생하면 계획된 항암제 치료를 할 수 없어 예후를 악화시킨다. 증상이 심하면 스테로이드를 투여해야 하지만 반응률은 50% 미만이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신세뇨관 간질염은 아직까지 약물 치료나 구체적인 염증 반응 기전이 확립되지 않은 실정"이라면서 "면역 세포를 제어하고, 신장 기능을 유지할 수 있도록 표적 치료제 개발을 위한 신장 내 면역 기전 분석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이번 연구를 수행한 배경을 밝혔다.
연구팀은 대웅제약의 지원 속에 신세뇨관 간질염 표적 억제제 관련 연구를 진행했다. 먼저 신세뇨관 간질염 마우스 모델을 구축, 면역세포 침윤 및 증식, 신장 염증 수치 증가, 신장 섬유화 등의 변화를 관찰했다.
연구팀은 신세뇨관 간질염에서 증가하는 물질 중 'EPRS1'에 초점을 맞췄다. EPRS1은 단백질 합성에 필요한 효소로 Glutamic acid와 Proline을 transfer RNA에 결합시킨 물질. 기존 연구에서는 일부 염증 및 섬유화 질환에서 EPRS1이 중요한 매개체임을 확인했으나 신장 질환에서는 밝혀진 바 없다.
연구팀은 신세뇨관 간질염을 진행시키는 T 세포에서 EPRS1의 발현이 증가하는 것을 확인하고 기전 연구를 진행했다. EPRS1의 역할을 확인하기 위해 정상 마우스와 EPRS1 유전자를 제거한 마우스에서 신세뇨관 간질염을 유도했다.
실험 결과, EPRS1 발현이 적으면 신장 염증 및 섬유화가 감소했다. EPRS1은 T 세포 증식과 감마델타(γδ) T 세포의 IL-17A 발현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T 세포 증식과 감마델타 T 세포의 IL-17A 발현은 신장 염증 악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어 EPRS1은 치료 표적이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EPRS1 표적 억제제인 bersiporocin을 신세뇨관 간질염 마우스 모델에 투여한 결과, T 세포 증식과 감마델타 T 세포의 IL-17A 발현을 감소시키고, 신장 염증 및 섬유화 변형을 늦춘다는 것을 확인했다.
한승석 교수는 "이번 연구 결과는 구체적인 염증 반응 기전이 확립되어 있지 않은 신세뇨관 간질염에서 질환을 악화시킬 수 있는 주요 표적 물질을 발견하고, 표적 억제제의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신장 면역 관련 기전을 지속해서 연구하고, 표적 치료제를 개발해 실제 임상에서 활용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