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3일 의료개혁정책 반대 전국의사 궐기대회 개최
이형민·안덕선 교수, 의대 증원·필수의료패키지 문제점 짚어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이 오는 4월 총선을 앞두고 지지율 상승을 위한 포퓰리즘이라는 정책이라는 비판과 함께 지속성이 떨어지는 현 정권에서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은 구체적인 실현 계획이 결여됐다는 지적이 다시 조명됐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는 3일 오후 2시 여의도공원 옆에서 정부의 의대정원 증원과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을 반대하는 전국의사 총궐기대회를 개최했다.
전국에서 약 4만여명이 참석한 이번 집회에서 의료계는 다시한번 의대정원 증원 및 필수의료패키지 정책에 대한 문제점을 설명됐다.
이형민 한림의대 교수(대한응급의학의사회장)은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 이유로 제시한 필수·지역의료 부족문제를 의사가 부족해서 그렇다는 진단부터 틀렸다고 짚었다.
이형민 교수는 "응급실 뺑뺑이를 해결하려면 과밀화를 해결하고 인프라를 구축하면된다. 소아과 오픈런이 문제가 아니라 중증소아환자 인프라 붕괴가 문제"라며 "이는 정부가 조장하고 해결을 못한 문제다. 지금껏 방관한 정부가 그 책임을 져야한다"고 강조했다.
2000명의 의대정원 확대 규모 역시 오는 4월 이뤄지는 총선을 겨냥한 포퓰리즘 정책이라고 꼬집었다.
이 교수는 "의대 증원은 필수의료 위기 해결을 위한 실질적인 의료개혁이 아니라 지지율 상승이 그 목표"라며 "이렇게 준비없이 비현실적인 무리한 정책을 추진할 경우 의료계 뿐 아니라 국민에게도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다. 현실성도 없고 준비도 없는 증원 결정은 전형적인 졸속 탁상행정이다"고 비난했다.
의료계 탄압 중단을 요구하기도 한 이 교수는 "현재 응급의학 전문의들은 응급실을 지키고 있지만 정부정책에 동의한 것도 아니고 정부의 협박이 무서워서도 아니다. 우리가 응급환자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최근 응급실을 그만둔 한 전문의가 문자를 보냈다. 응급실에서 밤새워 최선을 다했지만 이기적인 의료카르텔로 몰아가는 정부와 악플러들이 너무나도 밉고 두려워져서라고 설명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이상 필수의료 의사들을 욕보이고 조롱하지 말아달라. 가만히만 놔둬도 스스로 알아서 열심히 할 의사를 욕하고 때리고 처벌해 필수의료 현장을 망가뜨리는 것은 정부라는 것을 국민은 알아줘야 한다"며 "정부는 의대생, 전공의, 그리고 의료계에 대한 탄압을 즉시 중단하고 의료계를 진정한 동반자로 생각해달라"고 강조했다.
정부의 필수의료정책패키지 정책이 의사노예화 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안덕선 고려의대 명예교수는 "정부가 내놓은 필수의료정책패키지는 전문직의 자율성이 바탕이 아닌 각종 타율적 규제종합세트로 이것이 진정한 의료개혁인지 아니면 의사노예화인지 매우 통탄스러울 뿐이다"며 "명령과 통제로 압박하는 것을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밝혔다.
현재의 의료보상체계가 바뀌지 않는 한 필수의료는 결국 붕괴할 것이라 전망한 안덕선 교수는 "고위험 불공정 보상의 문제를 시정해달라는 의료계의 요구에 정부는 응답이 없었다"며 "여기에 급증하는 의료의 형사범죄화와 감당하기 어려운 분쟁배상액은 젊은 의사의 필수의료 진입을 막았다"고 비판했다.
안 교수는 북미와 유럽은 의료가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지 않는 점과 우리나라의 형사처벌이 선진국의 최소 50배 이상이라는 현 의료 상황을 진단하며 "악성 사법적 부담에서 의사의 자주적 판단에 의한 소신 진료가 과연 가능하겠느냐"고 반문, "우리나라 의사만 갖는 세계에 유례없는 특혜라고 주장하는 의료사고특례법은 선진국이라면 아예 필요 없는 법안이다"고 말했다.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에 대한 지속성과 안전성에 대한 지적도 이어졌다.
안 교수는 "윤석열 대통령은 3년,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길어야 2년 미만의 임기다"며 "상징적이고 방향성 제시에 그치는 필수의료정책패키지는 구체적 실행 주체와 실현 계획이 결여됐다. 의료개혁은 정부의 명령과 통제로 이뤄지지 않는다"고 전했다.
이어 "필수의료 붕괴를 막기위해 정부는 시간적 여유를 갖고 의료에 대한 합의된 이념부터 정리하고 이를 바탕으로 합당하 정책 패키지를 차근차근 풀어나가야한다"며 "의료가 의사의 기본권의 침해를 바탕으로 유지되는 한 필수 의료의 붕괴는 막을 수 없을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