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맥혈 채취·중심정맥관 관리 등 포함...대체인력 활용 독려용
현장은 '법적책임 불안정성' 우려하는데..."PA 투입 현황 파악도"
정부가 간호사를 포함한 진료보조인력, 일명 PA(Physician Assistant)가 할 수 있는 의료행위 목록을 만들어 일선 수련병원에 배포하기로 했다.
PA의 업무를 따로 정리해 정부가 공식화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 당위성과 정당성을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보건복지부 간호정책과 관계자는 6일 전문기자협의회와 만남에서 "7일 전국 수련병원에 PA 시범사업 보완 지침을 보낼 예정"이라며 "간호사가 할 수 있는 의료행위를 100개 정도 리스트업 해서 전달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코로나19 검사 △처방전 마취제 투여 △회진 시 입원환자 상태 파악과 보고 △혈액 검체채취 △에이라인을 통한 동맥혈 채취 △단순 드레싱 △중심정맥관 관리 △응급상황 심폐소생술 △응급약물 투여 등이 이에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복지부는 지난달 27일을 기점으로 전국 수련병원 등을 대상으로 PA시범사업에 돌입한다고 밝힌 바 있다. 전공의들이 떠난 빈자리를 메우기 위한 방책인데, 현행법상 의사의 지시 감독 없는 간호사의 의료행위는 불법이라 큰 논란이 일었다.
각계의 우려에도 정부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새로운 보건의료제도를 시행하기 위해 필요하면 시범사업을 실시할 수 있다'는 보건의료기본법 규정을 들어, PA 시범사업 강행을 선언했다.
정부가 밝힌 시범사업 대상은 종합병원 및 수련병원으로, 이들 의료기관의 장이 내부 위원회를 구성하거나 간호부서장과 협의해 간호사 업무범위를 설정하면 된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다만 대법원 판례에 따라 명시적으로 금지된 행위인 ▲자궁질도말세포병리검사를 위한 간호사의 채취 ▲프로포폴에 의한 수면 마취 ▲사망 진단은 그 대상에서 제외했다.
PA시범사업을 바라보는 병원계의 시선은 위태롭다. PA인력 불법성 논란이 여전히 해소되지 않은 상황이다보니 재량권을 위임받은 병원장들은 물론 업무를 받은 간호사들의 불안감도 크다.
정부는 PA시범사업이 원활하게 돌아가지 않는 이유를, 업무범위 불명확실성에 찾고 있다. 이번 100개 행위 지정은 이 같은 판단 하에 나온 조치다.
간호정책과 관계자는 "대형병원은 시범사업에 무리 없이 참여하는 모습인데 지방 중소병원은 이렇게 해도 되나 하는 확신을 좀처럼 갖지 못하는 분위기"라며 "정부가 공식적으로 PA가 할 수 있는 의료행위 리스트를 제공한 적은 없는데 100개 정도 목록화해서 제공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PA 시범사업은 비상진료체계 일환으로 시작한 터라 시범사업 참여 신청 등의 절차가 없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현황 파악도 진행 중이다.
이 관계자는 "전공의 빈자리를 메우기 위해 투입된 PA 간호사 수 조사를 위한 공문을 상급종합병원과 수련병원 전체, 공공의료기관에 발송했다"라며 "PA를 어떻게 활용하고 있는지 현황 파악을 위한 과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PA는 현행법상 존재하지 않는 제도로, 대한의사협회는 PA를 대신해 '진료보조인력'이라는 용어를 공식 사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