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필수의료 살리기 '수가·인력 지원'에 달렸다

소아필수의료 살리기 '수가·인력 지원'에 달렸다

  • 이영재 기자 garden@kma.org
  • 승인 2024.03.11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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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질 벗어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과감한 정리 필요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의료현장·전문가 의견 수렴 촉구

소아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해서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가운데 본질에서 벗어난 정책들을 과감히 정리하고, 수가와 인력지원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11일 성명을 통해 현 의료위기 극복과 의료체계 정상화를 위한 정책 대안을 제시하고 정부의 합리적·포용적 조치를 촉구했다.

필수의료·지역의료 위기는 고강도, 고난이도, 고위험 대비 턱없이 낮은 저수가, 소송위험에 방치된 누적된 문제 속에서 기인했다는 진단이다.

소아청소년과학회는 "지난해 정부의 소아필수의료 지원대책은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지원이 이뤄지지 않으면서 개원의 소아청소년과 진료 포기와 전공의 지원 기피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다"면서 "인력 지원을 위한 '상급병원 필수의료 전문의 중심 전환' 역시 가장 시급한 수가 지원이 따라오지 못해 공허한 약속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필수의료 살리기 본질보다 의대정원 증원에만 집착하는 정부 행태에 젊은의사들이 좌절하면서 소아청소년 필수의료의 마지막 희망마저 한꺼번에 무너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소아청소년과학회는 "최악의 상황에서도 묵묵히 현장에서 환자들 지켜온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전문의들은 이미 한계를 넘어서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 모를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했다"면서 "신념과 사명감만으로 모두가 외면하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지원했던 극소수 젊은 의사들마저 의대 증원에만 집착하는 정부의 '필수의료 패키지'에 좌절해 수련을 포기하는 참담한 상황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필수의료의 붕괴는 미래가 사라진 필수의료에 대한 절망과 이에 따른 의료인력 분포의 기형적인 불균형이 핵심 원인인데, 의대 증원에 매몰된 정부 대책으로는 아무런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판단이다.

소아청소년과학회는 "소아필수의료 소생을 위해서는 전문의료인의 충분한 의견 수렴과 긴밀한 협의, 수가·인력 지원 등 의료현장에 신속하게 도움이 되는 정책 실현에 집중해야 한다"면서 "만성적 저수가 해결, 의료사고처리특례법 제정 등을 조속히 실행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현 의료위기 상황과 필수의료 소생에 대한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성명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필수의료와 지역의료 문제에 대한 정부의 무리한 정책 추진에서 비롯된 작금의 의료위기 상황과 관련하여 심히 유감의 뜻을 표하며, 이로 인해 국민과 환자 여러분의 불편과 심려가 나날이 가중되고 있음을 매우 안타깝게 생각한다. 이에 학회는 이번 사태의 조속한 해결과 의료체계의 정상화를 위한 정부의 합리적이며, 포용적인 조치를 촉구하는 바이다.

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위기는 고강도, 고난이도, 고위험 대비 턱없는 저수가와 소송위험에 방치되었던 필수의료의 누적된 문제들에 기인한 것이며, 그중에서도 가장 심각한 붕괴와 소멸의 위기에 처한 것이 소아필수의료이다. 

지난해 정부의 소아필수의료 지원대책 발표가 있었으나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구체적 지원이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개원의 소아청소년과 진료 포기와 전공의 지원 기피의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고, 인력 지원을 위한 '상급병원 필수의료 전문의 중심 전환 정책' 또한 가장 시급한 수가 지원이 따라오지 못하여 공허한 약속에 그친 상태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소아청소년의 건강과 미래를 위해 묵묵히 현장에서 환자들 지켜온 소아청소년과 교수와 전문의들은 이미 한계를 넘어서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 모를 절체절명의 상황에 직면하였고, 신념과 사명감만으로 모두가 외면하는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를 지원하였던 극소수의 젊은 의사들마저, 필수의료의 시급한 소생 지원 보다는 문제 해결의 논점을 크게 벗어난 의대 증원에만 집착하는, 이번 정부의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좌절해 수련을 포기하는 참담한 상황에 이르며 우리나라 소아청소년 필수의료의 마지막 희망마저도 한꺼번에 무너지고 있다. 

현재 필수의료의 붕괴는 미래가 사라진 필수의료에 대한 절망과 이에 따른 심각한 기피에서 오는 의료인력 분포의 기형적인 불균형이 그 핵심 원인이다. 따라서, 근거와 효과가 불분명한 막연한 대규모 의대정원 확대만을 해결의 선결조건으로 고집하는 현재의 정부 대책은 눈앞에 닥친 필수의료의 급격한 붕괴를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지 못할 것이며, 불필요한 정책 논쟁으로 시간과 인력이 낭비되는 동안 소아청소년과를 비롯한 필수의료의 소멸은 더욱 빠르게 진행될 것이고 회생의 불씨도 꺼지게 될 것이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는 조속한 소아필수의료의 소생을 위해 다음과 같이 제안하는 바이다.

1) 정부는 인구 감소와 지역의료 소멸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현실에서 국가의료체계의 장,단기적 대안 마련을 위해 의료 현장의 문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전문의료인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고 긴밀한 협의를 통해서 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

2)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중 급격히 진행되는 필수의료 붕괴상황에 도움이 되지 않는 본질을 벗어난 정책들은 과감히 수정하고, 수가와 인력지원 등 의료현장에 신속하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정책 실현에 최우선으로 집중해야 한다.  

3) 소멸되어가는 소아필수의료와 지역의료의 소생과 인력 유입을 위해, 원가와 최소한의 보상에도 턱 없이 못 미치는 만성적인 저수가를 충분한 수준으로 신속하게 정상화하고, 응급 및 중증환자를 진료하는 필수의료 현장에 안심하고 집중할 수 있도록 불가항력적 사망사고를 포함하는 정부지원 보험제도와 필수의료 의료사고처리특례법을 조속하게 실행하여야 한다. 

국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서 막중한 책임이 있다. 정부는 국가의료체계 기반과 국민 건강을 위태롭게 하는 무리한 정책 추진에서 한발 물러서 신중하게 다시 검토하고, 임박한 국가 필수의료 진료체계 붕괴라는 최악의 파국을 막기 위해 적극적인 대화와 협의로 신속하게 현 사태를 수습하여 필수의료 소생에 최선을 다해 앞장설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

2024년 3월 11일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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