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2000명 확대 "흔들림없이 이행" 재차확인
"교수 사회 살아있는 양심 믿는다" 사직 철회 요구
의대 교수들이 내건 '사직' 목소리에 정부가 "환자 생명과 건강을 위협한다"라며 유감을 표시하며 전공의들에게 내렸던 각종 행정명령의 가능성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의료계가 원점 재검토를 요구하는 의대정원 2000명 확대 증원 의지를 또다시 확인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12일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교수들의 사직은 환자의 생명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고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라며 "교수는 정부와 진료를 거부한 전공의들이 환자 곁으로 돌아오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교수들도 기본적으로 의료인이기 때문에 집단 사직 등의 형태로 의료 현장을 떠나면 의료법에 근거한 각종 명령이 가능하다"라며 "그 부분에 대해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앞서 서울의대 및 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1일 긴급회의를 갖고 18일까지 정부가 적극적으로 합리적 방안 도출에 나서지 않으면 사직서를 제출하기로 의결했다. 이외에도 전국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교수들이 비대위를 구성하고 '사직'을 결의하고 있는 상황.
이에 박 차관은 "또다른 집단사직으로 환자 생명을 위태롭게 하는 것은 국민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라며 "어떤 경우에도 환자 생명을 지키는 의사로서 소명을 저버리지 않겠다는 교수 사회의 살아있는 양심을 믿는다"라며 집단 사직 의사 철회를 요구했다.
그러면서 "교수가 집단사직 의사를 표현하는 것은 문제 해결에 도움이 별로 되지 않을 것 같다"라며 "제자들이 돌아올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품어주고 애타게 진료를 기다리고 있는 환자를 조금 더 적극적으로 진료하는 데 모든 에너지를 써주길 당부한다. 의사 면허는 국민의 생명을 살리라고 부여한 권한인 동시에 책무이기 때문에 많은 국민이 지금의 상황에 분노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어떻게든 현재 상황을 해소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노력하고 있다"라며 "최선을 다해 의료계와 대화하고 문제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해 진정성 있게 노력해 나가겠다"고 했다.
정부는 교수들의 사직 움직임을 "환자 건강을 위협하는 일"이라며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지만 정작 교수들은 사직을 결의하면서도 중증 응급의료 영역은 유지하겠다는 뜻도 함께 내비치고 있다.
실제 서울의대 및 서울대병원 교수협의회 비대위도 응급의료와 중환자 진료를 유지하기 위한 참의료진료단을 구성해 필수의료는 지키기로 했다.
2000명 증원 의지 여전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 확고"
의료계는 의대정원 2000명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에 연일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정부는 또다시 증원 계획 의지를 확인했다. "더이상 미뤄서는 안된다는 것이 확고하다"라며 분명히 했다.
박 차관은 "의료개혁의 필수 요건인 2000명 의사 증원을 흔들림없이 이행하겠다"라며 "소득 증가와 급속한 고령화를 고려할 때 의료수요 증가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고 의사 증원은 꼭 필요하다"고 밝혔다.
간호대 정원 증가를 예로 들었는데, 2010년 1만4385명이었던 간호대 정원은 2020년 2만1083명까지 늘었고 내년에는 2만4883명으로 증원했다. 이에따라 활동 간호사 숫자도 16만명에서 28만5000명까지 증가했다는 게 보건복지부 평가다.
박 차관은 "간호대 정원을 지속적으로 늘렸음에도 현장에서는 간호 인력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라며 "정원을 늘려도 급증하는 의료수요를 다라잡기 어려운 현실을 보여주는 것이다. 의사 부족으로 병원이 비정상적으로 전공의에 의존하고 있고 지방에서는 교수 연봉의 두 배 이상을 줘도 의사를 구하기 어렵다"고 했다.
더불어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로 내세웠던 전문의 중심 병원이 될 수 있도록 정책 지원에 속도를 내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전문의 배치 기준을 강화해 병원의 전문의 고용 확대를 유도한다는 계획이다. 의료기관 설립 시 의사 배치 기준을 개정해 전공의를 전문의의 2분의1로 산정하는 식이다.
또 전문의 고용을 확대하고 전공의에게 위임하는 업무를 축소하며 인력 간 업무 분담을 지원하는 시범사업 모델을 만들어 내년부터 국립대병원과 지역 수련병원을 중심으로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1년 단위 단기계약 관행도 개선해 장기 고용을 보편화하고 육아휴직과 재충전을 위한 연구년 등이 보장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도 했다.
박 차관은 "전문의 중심 병원 운영에 필요한 수가 지원도 병행 추진할 것"이라며 "전문의 중심으로 병원을 운영하고 있는 의료현장 사례를 검토하고 다음주에는 전문의 중심병원 등에 관한 토론회도 개최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