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정너' 정부, 소통이라는 정치적 쇼 그만둬야

'답정너' 정부, 소통이라는 정치적 쇼 그만둬야

  • 박승민 기자 smpark0602@gmail.com
  • 승인 2024.03.25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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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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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의대정원 증원 수 조정에 대한 논의 가능성을 완전 닫았다. 2000명 의대정원 증원의 규모를 의대별·지역별로 어떻게 배정할지 발표하면서다.

의대 교수들까지 나서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요구했지만, 정부가 일방적으로 의대 증원 인원 배정을 하면서 결국 의대정원 증원 논의는 열려있다는 정부의 주장은 '정치적 쇼'까지로 보인다.

보건복지부와 교육부는 20일 브리핑을 통해 수도권과 비수도권의 의료격차 해소를 위해 비수도권에 우선 배정하고 수도권 내에서도 의대정원 불균형과 의료여건 편차 극복을 위해 경인 지역에 집중 배정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비수도권 대학에는 82%인 1639명이, 18%에 해당하는 361명은 경인 지역에 각각 신규로 배정됐다.

지역거점 국립의대는 총 정원을 200명 수준으로 확보하도록 했으며, 정원이 50명 미만인 소규모 의대는 효율적 운영을 위해 최소 100명 수준으로 편성했다.

현재 의대정원 증원 정책에 반대하는 전공의들은 지난달부터 병원에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제출하고 의대생들도 동맹 휴학에 들어갔다. 갈등 중재에 나선 의대 교수들 마저 오는 25일부터 사직서 제출을 예고, 정부의 전향적인 입장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같은 의료계의 요구에 정부도 의대정원 증원을 두고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었다.

의대정원 배분 발표 하루 전인 19일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모든 의제, 정원을 포함한 모든 의제를 논의할 수 있다"며 "확고한 정부의 생각을 바꾸려면 아주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근거를 가져와야 한다"고 가능성을 내비쳤다. 

그러나, 정부가 의대정원 2000명 증원 인원의 배분을 일방적으로 발표하면서 의대정원 증원에 대한 의료계와 논의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차단됐다. 

의료계 내에서는 이번 정부의 발표를 두고 의정 관계가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넜다고는 평가가 나온다.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 2000명 규모를 고수하고 의료계와의 소통을 하지않겠다는 입장이 명확해졌기 때문이다.

전국 40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 대표들은 정부의 의대정원 배분 계획 발표 직후 공동 성명서를 통해 "정부는 허울뿐인 대화를 요청하고, 불통의 책임을 학생과 의사들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그 불통의 끝으로 의대정원 강제 배정은 정부가 국민과 의료계를 얼마나 경시하는지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일방적인 발표를 절대 인정하지 않고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며 다시 한번 강력 대응을 예고했다.

김강현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사무총장 및 대변인 역시 "정부가 자초한 의료공백 사태에 기름을 붓는 격으로, 돌아갈 수 있는 마지막 다리마저 끊어버리는 파국적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비난했다.

정부가 진정으로 의료개혁에 대한 의지가 있다면 의료계와의 소통을 정치적인 목적으로 활용할 것이 아니라, 지금이라도 과학적 근거를 기반으로 진정성 있는 대화에 나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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