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daveric Oath'와 암시장

'Cadaveric Oath'와 암시장

  • 이무상 연세의대 명예교수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03.31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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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규약 '시신'·'Cadaver' 상거래 금지…기증 시신만 '교육용' 가능
우리나라, 무연고 사망자 시신 조차 해부 실습 금지…Cadaver 수입?

의사 양성 교육용 Cadaver는 기증(donation)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시신은 장기 거래 금지 국제 규약에 따라 상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 법률로 '무연고 <span class='searchWord'>사망자</span>의 시신' 조차 의과대학 해부 실습용으로 쓰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수입되는 Cadaver는 암시장 범죄 가능성이 높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의사 양성 교육용 Cadaver는 기증(donation)에 의해서만 가능하다. 시신은 장기 거래 금지 국제 규약에 따라 상거래를 금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5년 법률로 '무연고 사망자의 시신' 조차 의과대학 해부 실습용으로 쓰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수입되는 Cadaver는 암시장 범죄 가능성이 높다. [사진=pixabay] ⓒ의협신문

우리말 사체(死體), 시체(屍體), 시신(屍身)은 각각 어떻게 쓰일까요? 애지중지 사랑하던 반려동물이 죽으면 무어라 부를까요? 영어의 Bodies, Corpses, Cadavers도 각각 쓰임새가 다릅니다. 

옛날부터 의대생의 해부 실습실에는 Cadaveric Oath, Cadaver Dissection Ethics 또는 Dissection Hall Etiquettes이 붙어 있고, 지금도 자주 봅니다. 이곳에서 예의나 버릇이 없으면 쫓겨납니다. Cadaver는 바로 존경의 대상이기 때문입니다. 의사 양성 교육용 Cadaver는 기증(donation)에 의해서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학교는 Cadaver를 그리워하는 가족을 위해 작은 기도실이나 불당을 운영합니다. 물론 최근 IT의 발전으로 의대에서 Cadaver 이용이 줄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실습 전에 'Cadaveric Oath Ceremony'를 합니다. 왜 그럴까요?

의학교육에는 서약이나 맹세가 많습니다. 의사다운 의사로 양성하기 위한 정신 훈련이고 체질화를 위한 과정입니다. 물론 최근에는 줄었습니다. 그래도 아직 Harvard 의과대학 1학년 학생은 수업 첫 주에 'White Coat Ceremony'로 의업을 배우기 전에 자신과 타인 그리고 미래의 환자를 위한 서약과 함께 맹세합니다. 해부실습실에서는 다시 'Cadaveric Oath Ceremony'를 하고, 졸업할 때에는 'Hippocrates Oath'를 합니다. 왜 그럴까요?

흔히 한의학(韓醫學)·한의학(漢醫學)을 비롯한 동양의학이 서양의학에 뒤진 근원을 해부학에서 찾습니다. 16세기 화란(和蘭) 선교사들이 중국 의술을 익힌 일본의사에게 준 해부학 서적이 그간의 것과는 너무 달라서 일본의사들은 매우 놀랍니다. 그들은 막부 몰래 그 서적을 고생하여 번역하고, 용어도 만들어 보급하며 난학(蘭學)이라 했습니다. 서양의학의 다른 이름입니다. 

인체에 대한 궁금증은 동서양이 같았지만, 동양에서는 인체 해부가 학문으로 크지 못했습니다. 14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해부학은 르네상스 미술의 발전에까지 크게 이바지합니다. 그때의 시신은 상거래 대상이 아니었습니다. 그 후에 종교를 참칭한 주술적 미신, 산업 및 학술용 요구로 시신 탈취 범죄가 심해지자 19세기 초에 시신기증이 생깁니다. 19세기 중반 포르말린이 개발되면서 시신은 비로소 Cadaver가 됩니다.

이무상 연세의대 명예교수 ⓒ의협신문
이무상 연세의대 명예교수 ⓒ의협신문

옛날부터 시신은 상거래가 없었고, Cadaver도 상거래가 없었습니다. 물론 특정 연구가 필요할 때는 Cadaver의 특정 부위가 오가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때도 상거래는 아닙니다. '장기 거래 금지' 국제 규약처럼, Cadaver도 동일합니다. 

그런데 최근 Cadaver Market, 특히 Black Market 뉴스를 가끔 봅니다. 그러나 여기서 거래되는 전신 시신(whole body)은 '의사다운 의사' 양성을 위한 '교육용 Cadaver'가 아닙니다.

우리나라는 이미 2015년 법률로 '무연고 사망자의 시신' 조차 의과대학 해부 실습용으로 쓰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일본은 우리보다 앞서 그런 조치를 했습니다. 수입되는 Cadaver는 무연고 시신일 가능성이 아주 높습니다. 암시장 범죄일 가능성이 더 높습니다. 

제발 정부에서 Cadaver 수입 이야기가 다시는 나오지 않기를 기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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