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통 정부의 독단, 대학이 나설 수밖에…의료시스템 파국 막아야"
전의교협 "총선 결과로 나타난 민의 따르자, 협의할 시간 절실"
전국 40개 의대 교수들이 각 대학 총장들이 배정받은 의대 정원을 교육부에 반납하거나 행정소송에 나서줄 것을 촉구했다. 총장들이 결단을 내려준다면 난관에 봉착한 의대정원 문제를 충분한 시간을 갖고 협의해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전의교협)는 40개 의대 교수협의회 이름으로 11일 성명서를 내고 총장들이 대학 내 증원 절차를 중지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들은 "총장들께서 학내 절차를 중단하고 교육부로부터 배정받은 증원을 반납할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며 "만약 교육부가 반납을 불허한다면 총장이 직접 원고로 나서서 행정소송을 진행해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총장 행정소송 요청은 서울행정법원이 지난 2일 전의교협이 낸 의대정원 증원·배정 취소 청구를 각하하면서, 원고적격자를 해당 대학 총장으로 지목한 것에 따른 것이다.
전의교협은 "정부가 의대정원 증원분을 배정했지만, 증원 시행계획과 입시요강을 발표하는 것은 각 대학의 몫"이라며 "정부가 독단, 독선, 불통으로 일관한다면 대학이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특히 "총장들이 '국민'의 뜻을 받아들여 준다면 우리 사회는 의대정원 문제를 객관적인 근거로 지혜롭게 해결해 나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제22대 총선 결과는 의대정원 '2000명' 증원을 고집한 것에 국민이 심판한 것이며, 협의로 풀어나가는 것이 민의라는 것이다.
전의교협은 "대학입시 수시가 불과 5개월 남았는데 증원을 추진하는 것은 비교육적 행태인 데다 교육법령에 위배된다. 무리한 증원은 의대 교육 파행과 의료시스템 붕괴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어 "의료시스템이 파국에 이른다면 정부는 물론 대학 역시 그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며 "의대를 운영하는 대학의 총장들이 이를 중지해 교육을 담당하는 교수들의 견해를 존중하고 대학의 자율을 지켜야 한다"고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