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증 유발 '리지스틴' 인간 당뇨병 발생 기전 규명

염증 유발 '리지스틴' 인간 당뇨병 발생 기전 규명

  • 송성철 기자 medicalnews@hanmail.net
  • 승인 2024.04.15 16: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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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만 시 지방조직 염증 활성화·인슐린 저항성 증가…당뇨병 발생
서울대병원 연구팀, 리지스틴 분비 특이적 단핵구 발견 [Research] 발표

[그림] 정상 <span class='searchWord'>지방조직</span> 및 비만 시 <span class='searchWord'>지방조직</span>. 비만 시 <span class='searchWord'>지방조직</span>에는 엔도카나비노이드 물질 '2-AG'가 누적된다. 이로 인해 수용체 CB1-리지스틴 2중양성 단핵구가 침투해 고농도 리지스틴을 분비, 심각한 염증반응을 야기한다. 그 결과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당뇨병을 유발한다. ⓒ의협신문
[그림] 정상 지방조직 및 비만 시 지방조직. 비만 시 지방조직에는 엔도카나비노이드 물질 '2-AG'가 누적된다. 이로 인해 수용체 CB1-리지스틴 2중양성 단핵구가 침투해 고농도 리지스틴을 분비, 심각한 염증반응을 야기한다. 그 결과 인슐린 저항성을 증가시켜 당뇨병을 유발한다. ⓒ의협신문

염증 유발 물질 '리지스틴'이 동물 뿐 아니라 인간에서도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특정 단핵구가 비만상태의 지방조직에 침투, 리지스틴을 분비함으로써 인슐린 저항성을 높이는 당뇨병 기전을 규명했다. 

서울대병원 순환기내과 김효수 교수팀(양한모 교수·김준오 연구교수)은 세포 분석을 통해 리지스틴 분비 기능과 CB1 수용체를 동시에 가진 인간 단핵구세포를 발견, 이 세포가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 발병에 핵심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인간화 생쥐모델을 통해 증명하고 연구 결과(Resistin Regulates Inflammation and Insulin Resistance in Humans via the Endocannabinoid System)를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자매지 [Research](IF 11.0)' 온라인판 최신호에 게재했다고 15일 밝혔다.

'리지스틴'은 인간의 단핵구에서 분비되는 사이토카인으로 만성염증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생쥐에서 리지스틴은 지방세포에서 분비되며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을 유발한다고 보고됐다. 아직까지 리지스틴과 인간 당뇨병 발병 간의 인과관계는 명확하게 알려진 바 없다.

서울대병원 연구팀은 인간 단핵구세포를 분석한 결과, 일부 단핵구는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의 핵심요소인 CB1 수용체와 리지스틴 분비 능력을 동시에 갖고 있는 'CB1/리지스틴 2중-양성' 세포였다. 이 단핵구가 가진 CB1 수용체가 엔도카나비노이드 물질(2-AG)과 결합하면 세포 내 신호전달체계(p38/SP1)가 활성화되며 리지스틴이 방출됐다.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Endocannabinoid System, ECS)은 신경전달물질인 엔도카나비노이드(2-AG)와 CB1 수용체의 결합으로 작동한다. ECS 시스템은 행복감이나 식욕증진 등을 유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예를 들어 규칙적인 운동 시 뇌에서 엔도카나비노이드가 분비되며, 이 시스템이 활성화되면서 웰빙 센스를 느끼고 식욕이 올라가는 기전이 작동한다. ECS를 유발하는 또 다른 대표 물질은 '마리화나'다. 마리화나를 흡인하면 행복감과 식욕이 증가한다.

연구팀은 ECS이 비만·당뇨병 등 대사질환 발병에 기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특히 이 단핵구는 2-AG와 결합하는 'CB1 수용체'를 보유하고 있어 2-AG 누적 조직에 침투할 수 있다. 연구팀은 ECS이 2-AG 누적 조직 침투 후 리지스틴을 고농도로 분비하고, 해당 부위에 염증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세포분석을 통해 확인했다.

연구팀은 이 단핵구가 실제로 인간 당뇨병 발병에 미치는 영향을 검증하기 위해 인간화 생쥐 모델을 분석했다.

골수 이식을 통해 인간 단핵구를 가진 생쥐와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인간 리지스틴이 발현한 생쥐를 대상으로 8주간 고칼로리 음식을 투여한 후, 인슐린이 작용하는 3대 목표장기인 근육·간·지방조직에서 ▲2-AG 수준 ▲CB1 농도 ▲리지스틴 농도 ▲인슐린 작용 등을 측정했다.

측정 결과, 고칼로리식이를 섭취한 인간화 생쥐는 근육·간·지방조직의 2-AG 양이 증가했다. 이로 인해 CB1 수용체를 가진 2중-양성 단핵구가 많이 침투하여 리지스틴을 분비했으며, 이로 인해 목표장기의 세포내 미토콘드리아 구조가 파괴되고 그 기능이 떨어져 인슐린의 작용이 감퇴하는 인슐린 저항성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 결과를 바탕으로 엔도카나비노이드 시스템과 연결된 2중-양성 단핵구세포가 말초혈액을 순환하다가 2-AG가 많이 누적된 목표장기에 침투해 리지스틴을 분비하고, 미토콘드리아를 파괴해 인슐린 저항성과 당뇨병을 유발한다는 사실을 증명, 인간에서 비만으로 인한 당뇨병 발생 기전을 새로 규명했다.

한편, 엔도카나비노이드 수용체 차단제(SR141716)를 투여, 2-AG와 CB1 수용체의 결합을 차단한 생쥐는 고칼로리식이 섭취 후에도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지 않았다. 특히 SR141716 투여 후에는 고칼로리식이로 인해 증가한 2중-양성 단핵구의 침투가 차단, 지방조직에서 리지스틴 농도가 낮아지고 염증이 가라앉는 양상이 관찰됐다.

김효수 교수는 "인간의 말초혈액을 순환하는 단핵구의 20%는 CB1-리지스틴 2중-양성 세포로, 우리가 비만해졌을 때 대사질환을 야기하는 핵심 행동대원임을 연구를 통해 발견했다"면서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된 인간 당뇨병 발병 기전을 바탕으로, 엔도카나비노이드 수용체를 차단해 비만에 의한 당뇨병을 예방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타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보건복지부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 지원으로 이뤄졌다. 

연구팀은 "이같은 연구 결과는 인슐린 저항성을 조절하고, 당뇨병을 예방하는 새로운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서 "리지스틴과 그 수용체인 캡1 단백질의 상호 결합을 억제함으로써 염증현상을 완화시키는 '리지스틴 차단' 항체와 이를 바탕으로 대사질환·염증성장질환 치료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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