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남은 시간 거의 없다. 대통령 결심해달라"

의협 비대위 "남은 시간 거의 없다. 대통령 결심해달라"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4.04.17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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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정 대치 해법' 빠진 윤석열 대통령 입장 발표 유감
"이대로라면 내년 의사 3000명, 전문의 2800명 공백"

ⓒ의협신문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 ⓒ의협신문

"병원을 떠나 있는 전공의들과 미래 의학자를 꿈꿔야 할 학생들이 제자리로 돌아올 수 있는 시간이 이제 정말 얼마 남지 않았다. 다시 한번 대통령께 부탁드린다. 의사들이 이권을 지키기 위해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의 미래를 걱정하는 충정으로 이야기하고 있는 목소리임을 들어 주시길 바란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16일 대통령 입장 발표에서, 현 의정 대치 상황 해법이 제외된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수련 및 학사일정상 전공의와 의대생 복귀를 위한 물리적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짚은 의협 비대위는, 이대로라면 한국의료가 불가역적인 붕괴상황에 이를 것이라고 경고하며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했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17일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의협 비대위는 전날 대통령 입장 발표와 관련해 "발표 내용에 현재의 의정 대치상황에 대한 언급이 거의 없었다는 점이 안타까웠다"고 평했다. "현재의 상황은 단순히 의료 개혁을 언급하고 합리적 의견에 더 귀 기울이겠다는 단순한 표현으로 해결되지 않는다"는 비판과 함께다. 

"한번 잘못 진행되는 정책은 다시 돌이키기에는 너무 많은 시간과 사회적 비용을 치르게 된다"고 짚은 의협 비대위는 "우리에게 시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다. 의대정원 증원 정책으로 인한 의정 대치상황이 지속되는 것은 안될 일"이라고 강조했다.

의협 비대위가 '시간'을 강조하고 나선 배경은, 각자의 자리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어떻게든 정해진 수련 및 학사일정을 매듭지을 수 있는 데드라인이 임박한 탓이다.

의협 비대위는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못하면 내년에 전문의 2800명이 배출되지 못한다"며 "이는 한 해의 공백으로 그치지 않을 것이다. 소위 필수의료의 현장은 더욱 암담한 상황에 내몰리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학생들이 돌아오지 못하면 당장 내년에 의사 3000명이 배출되지 못한다"고도 짚은 의협 비대위는 "이들이 정상적으로 사회에 배출되지 못하면 가깝게는 군의 의료체계가 흔들리고 공중보건의 배출도 되지 않을 것이며, 전공의 수련시스템도 언제 정상화될 지 알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그 연쇄 효과도 우려했다. 

의협 비대위는 "지금의 상황이 조금 더 길어지면 교수들의 사직서의 수리 여부와 상관없이, 경영의 압박으로 많은 대학병원들이 구조조정과 도산의 위기에 빠질 것"이라며 "보건의료계열, 행정직군 등 우리의 동료들이 직장을 잃을 것이며 직접적으로는 중증, 응급 등의 분야에서 적절하게 환자들을 돌볼 수 없게 된다"고 밝혔다.

"필수의료를 살리자는 의료개혁의 기치가 아이러니하게도 이 분야들이 붕괴되는 시발점이 되어버리는 것"이라고 짚은 의협 비대위는 "의료기기 산업, 제약산업계의 문제 역시 심각해지게 되고 간병인, 병원 주변 상권 등의 피해도 커지게 된다. 이에 따른 간접 피해는 우리나라 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의협 비대위는 "대통령이 부디 결심해주길 바란다"고 간곡히 요청했다.

"현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이라고 강조한 의협 비대위는 "의대 정원 증원을 멈추고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구에서 새로 논의할 수 있도록 방침을 바꿔 달라. 그리하여 하루라도 빨리 우리나라의 의료시스템이 제자리를 찾아 고통받는 환자들을 잘 치료할 수 있게 하고 우리의 미래를 향해 나아갈 길을 열어 주실 것을 부탁드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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