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10명 중 7명, 주 1회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근무

전공의 10명 중 7명, 주 1회 이상 24시간 초과 연속근무

  • 이정환 기자 leejh91@doctorsnews.co.kr
  • 승인 2024.04.23 1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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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의정연, '전공의 36시간 연속근무제도 개선 연구 보고서' 발간
연구진 "연속근무 시간 36시간 → 24시간으로 줄이는 방안 마련해야"
전문의 추가 채용 및 재정적 인센티브(financial incentive) 개선 필요

ⓒ의협신문
ⓒ의협신문

현재 법으로 정해져 있는 전공의 연속근무 시간을 36시간에서 24시간으로 줄여야 한다는 연구 보고서가 나왔다.

2015년 '전공의의 수련환경 개선 및 지위 향상을 위한 법률(전공의법)' 도입에도 대다수의 전공의들이 강도 높은 주 1회 이상의 36시간 연속근무를 이어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원은 <전공의 36시간 연속근무제도 개선 연구 보고서>를 최근 발간했다.

이번 연구는(연구책임: 강민구 전 대한전공의협의회장)는 전공의의 열악한 수련 및 근무환경 개선을 위해 진행됐으며 ▲해외 주요국의 전공의 근로시간 규제 정책 검토 ▲전공의 실태조사 분석 ▲전문가·이해당사자 자문의견 ▲관계부처 및 관련 단체 의견을 종합해 전공의 36시간 연속근무 제도를 개선할 수 있는 전공의법 개정안 및 연속근무 제한에 따른 정책 방안을 제시했다.

해외 주요국의 전공의 근로시간 규제 정책을 검토한 결과, 유럽연합 소속의 전공의는 2000년 이후 European Working Time Directive(EWTD)의 적용을 받아 26주 평균으로 했을때 주 최대 48시간 이하로 근무시간을 규제받으며, 최대 24∼26시간 연속근무를 했다.

미국의 전공의 근무시간은 4주 평균 주 최대 80시간, 연속근무 최대 24시간으로 제한하며, 캐나다는 연속근무 24∼26시간 초과 금지가 모든 주의 공통 조건으로 설정되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일본은 전공의 근무시간을 연 1860시간(C수준, 주80시간 근무에 해당)으로 제한, 연속근무 시간은 28시간으로 제한했다.(2024년 4월부터 시행)

전공의 실태조사 분석 결과, 전공의 평균 근로시간은 77.7시간이며, 4주 평균 주 80시간을 초과해 근무한다고 응답한 비율은 52.0%였다.

특히 응답자의 약 66.8%가 주 1회 이상 24시간을 초과한 연속근무를 하고 있으며, 24시간 초과 연속근무 경험은 연차가 올라갈수록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정신건강 영역을 살펴보면, 전공의 스트레스 인지율은 54.3%로, 이는 일반인구 집단 26.2%(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기준)와 비교해 높은 수준을 보였다.

전공의 우울감 경험률(2주 이상의 우울감 지속)은 23.6%로, 이는 일반인구 집단 6.7%(2021년 지역사회건강조사 기준)와 비교하여 높은 수준이었다.

전공의 자살 생각 비율은 17.4%로, 이는 일반인구 집단 12.7%(2022년 6월 정신건강실태조사 기준)와 비교하여 높은 수준이었다.

전문가·이해당사자 자문의견과 관계부처 및 관련단체 의견을 종합하면, 전공의 근무시간 상한을 단축하고 연속근무를 24시간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이 필요하나 △입원환자 진료의 연속성 △대체인력 확보 △주·야간 교대 근무 △수련의 질 확보 등 각각의 쟁점을 고려한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결과를 종합해 연속근무 제도 개선(연속근무 24시간 제한, 응급상황 시 24+4시간) 및 근로시간 단축(64시간 → 56시간 → 근로기준법 수준)을 위한 전공의법 개정(안)을 제시했고, 전공의 연속근무 24시간 제한을 성공적으로 안착시키기 위해 중간급 전문의의 추가 채용 및 원내 보건의료인력 간 업무 재분배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

연구진은 전공의 연속근무 24시간 제한 시 근무시간표(모형 1∼5)를 제시했고, 추가 정책으로 수련병원 내 의사 인력기준 강화 및 재정적 인센티브 개선, 상급종합병원 의료이용 억제 및 의료전달체계 강화, 전공의 수련체계 개편을 제안했다.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원장은 "전공의는 전문의로서 필요한 지식과 술기를 배우기 위한 수련과정에 있는 젊은 의사들이지만, 그동안 전공의로서 당연히 보장받았어야 할 제대로 된 수련교육보다는 한국의 박리다매 공장식 의료시스템의 노동자로서 젊은 날의 혹독한 삶을 당연시하며 살아왔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금보다 훨씬 의사 수가 적었던 과거에도 전공의 수련만 마치면 위내시경이나 충수돌기절제술(맹장 수술) 정도는 거뜬히 해낼 수 있었지만, 전문과목이 세분화되면서 과거 전공의 시절에 습득했던 술기들을 전문의 자격 취득 후 전임의 과정에서 수련하도록 함으로써 수련교육은 점점 더 부실해졌고 수련교육을 빙자한 의사의 노동기간은 점점 더 늘어만 갔다"고 덧붙였다.

우봉식 원장은 "한마디로 계속 지속하기 어려운 매우 고단하고 기이한 시스템이었던 셈"이라면서 "이번 의대정원 증원 사태를 계기로 전공의의 과도한 근로시간을 단축하고 체계적인 수련교육에 보다 더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전공의 수련을 통해 우수한 전문의를 양성하는 것은 의료의 공익적 가치 측면에서 국가의 중요한 책무이므로 미국, 영국, 독일처럼 의사양성 비용의 상당 부분을 국가와 사회가 분담하고 있는 것을 참고해 전공의 수련 비용과 수련병원에 대한 지원을 국가가 적극 지원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해 전공의가 노동 대신 수련교육을 충실하게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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