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CISL 컨소시엄, BKT억제제·레날리도마이드·리툭시맙 병용요법 2상 임상 결과
객관적 반응률 54.5%·완전관해 31.8%·1년 무진행생존율 33.1%…[Nature Communications] 발표
국내 연구진이 표적항암제 'BTK억제제(아칼라브루티닙)'에 기반한 새로운 항암화학요법이 예후가 나쁜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치료에 효과가 있다는 임상 2상 시험 결과를 발표했다.
임상 2상 시험은 소규모 환자들을 대상으로 약물의 약효와 부작용을 평가하고, 유효성을 검증하는 단계다. 단기투약에 따른 흔한 부작용, 약물동태 및 예상 적응증에 대한 효능 효과를 살펴보기 위해 실시한다.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고영일·박창희 교수와 한국림프종임상연구컨소시엄(CISL) 공동연구팀은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치료를 위해 BTK억제제·레날리도마이드·리툭시맙 병용요법을 기획, 효과성과 안전성을 검증한 단일군 2상 임상시험 결과를 [Nature Communications] 발표했다고 23일 밝혔다.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DLBCL)'은 빠르게 진행하는 공격성 림프종의 일종. 악성 림프종의 절반 이상은 이 유형이다. 리툭시맙 등 항암제를 병용하는 항암화학요법을 진행하지만 환자 10명 중 4명은 1차 치료에 반응이 없거나 치료 후 재발을 경험한다.
최근 T세포 수용체(TCR)를 암에 더 잘 반응하도록 변형시킨 CAR-T(Chimeric Antigen Receptor -T)세포 치료제를 개발해 DLBCL 환자의 예후를 개선했지만, 여전히 절반 가량의 재발·불응성 환자는 정립된 표준 치료법이 없고, 기대여명이 6개월에 그칠 만큼 예후가 나쁘다.
공동연구팀은 표적항암제 'BTK억제제(아칼라브루티닙)'와 다발성골수종 치료에 사용하는 면역조절항암제 '레날리도마이드', C20 표적항암제 '리툭시맙'을 병용하는 항암요법(R2A요법)을 개발, 66명의 환자에게 투약하고, 치료 반응을 추적 관찰하는 단일군 2상 임상시험을 실시했다.
평균 약 9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객관적 반응률(ORR)은 54.5%로, 전체 환자의 절반 이상이 종양 크기가 감소하거나 종양이 사라진 것으로 파악됐다. 특히 종양이 완전히 사라지는 완전관해(CR)는 31.8%에 달했다. 1년간 종양이 진행되지 않는 1년 무진행생존(PFS) 비율은 전체 환자의 33.1%로 나타났다.
R2A요법으로 가장 효과가 좋은 환자군을 규명하기 위해 DNA, RNA, 단백질 기반의 바이오마커 분석을 추가로 실시한 결과, MYD88 돌연변이를 가졌거나 NF-κB 단백질 작용이 활성화된 환자가 유의미한 치료 반응을 보였다.
공동연구팀은 "BTK억제제가 저위험 림프종뿐 아니라 공격성 림프종 치료에도 효과가 있다"면서 "이 항암제에 기반한 병용요법이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을 완치하는 새로운 접근법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영일 교수는 "BTK억제제 기반 항암치료는 CAR-T 치료에 실패한 재발·불응성 미만성 거대B세포 림프종 환자 치료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면서 "이번 연구로 검증된 R2A요법을 최근 개발 중인 이중항체치료, CAR-T 치료와 병용한다면 생존율을 높이는 또 다른 치료법을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래프] R2A요법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54.5%로, 환자 66명 중 36명에서 치료 반응이 나타났다. 특히 21명(31.8%)은 완전관해(CR)를 획득했으며, 이들 중 다수가 종양 진행 없이 관해상태를 유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