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직속 '의개특위' 25일 열리지만…시작부터 난항

대통령 직속 '의개특위' 25일 열리지만…시작부터 난항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4.23 1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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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정된 위원장 놓고 보건의료 시민단체 "전형적 회전문 인사" 비판
의료개혁 한축 의협-대전협 불참…대통령실 "1대1 대화도 거부 유감"

의대정원과 함께 발표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이행을 위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가 윤곽을 드러냈지만 시작부터 난항이 예상된다. 의료 정책 이행을 위한 한 축인 의료계가 회의체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데다 보건의료 시민단체는 위원장에 대한 부정적인 시선을 보내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의료계 및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정부는 25일 오전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첫 회의를 갖는다. 이 자리에 위원 추천을 요청받은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위원을 추천하지도 않았고, 참석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내놨다. 

보건복지부 중수본 회의모습. [사진제공=보건복지부] ⓒ의협신문
보건복지부 중수본 회의모습. 보건복지부는 3월 8일 TF까지 꾸리고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 구성을 준비했다.  [사진제공=보건복지부] ⓒ의협신문

의료개혁특위는 위원장과 정부 위원을 제외하고 민간위원 20명으로 꾸려졌다. 위원장은 노연홍 한국제약바이오협회장이 내정됐다. 노 회장이 과거 보건복지부에서 보건의료정책본부장 등을 지난 이력이 정부와 의료계 갈등을 중재할 적임자라는 이유에서다. 민간위원 20명 중 절반인 10명은 공급자 단체 인물이고 수요자 단체 5명, 분야별 전문가 5명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달 21일부터 26일까지 14개의 공급자 단체와, 14개의 수요자 단체, 5개 관계 부처에 위원 추천을 요청한 결과다. 별도로 소비자단체, 병원계, 환자단체 간담회 등을 통해서도 의견을 수렴했다. 

위원 추천을 요청한 공급자 단체는 대한병원협회, 대한간호협회, 대한약사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등 보건의료 직역 대표 단체다. 특히 의사 단체에는 더 광범위하게 위원 추천을 요청했다. 보건복지부는 위원 추천을 요청한 단체가 어디인지에 대해 공개하지 않고 있는데 대한의사협회를 비롯해 대한전공의협의회, 한국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협회(KAMC) 등에 위원 추천 공문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보건복지부는 "사회적 논의체로서 의료체계 혁신을 위한 개혁 과제와 필수의료 투자 방향, 의료인력 수급의 주기적 검토 방향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며 "이를 위해 의료개혁특위 안에 분야별 전문위원회도 구성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보건복지부는 지난 2월 필수의료 살리기 해법을 담은 4대 정책 패키지를 발표하며 민감한 현안은 의료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개원면허(임상의사제), 지역필수의사제, 혼합진료 금지, 미용성형 시술 자격 개방 등 그동안 의료계가 반대 목소리를 내왔던 의제들이 모두 들어있다. 의사인력 수급 문제도 의료개혁특위가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정부는 지난달 초부터 TF까지 꾸리고 의료개혁특위 출범을 준비했지만 첫 회의를 앞두고 부정적인 시선이 퍼지고 있다. 우선 위원장으로 내정된 노연홍 위원장을 놓고 보건의료 시민단체가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료민영화 저지와 무상의료 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22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바이오 제약 기업의 이해를 대변하는 기구다. 이는 곧 윤석열표 의료개혁이 의료시장화, 영리화 임이 더욱 분명해졌다"라며 "전형적으로 공직과 사기업을 오가는 회전문 인물을 위원장에 내정한 것은 지역 필수의료와는 하등 상관없다는 것을 다시 확인해 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의료개혁의 한 축인 의협과 대전협이 정부와의 대화 자체를 일절 거부하고 있는 상황도 악재다. 임현택 의협 회장 당선인은 연일 SNS를 통해 정부와 대통령실을 비판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21일 회의 직후  "의료개혁 특위로 현재 상황을 해결할 수 없고 의사 수 추계위원회 등은 다른 형태의 위원회에서 의료계와 1대 1로 운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의료계에 대화의 메시지를 계속 보내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22일 브리핑에서 "의료개혁 관련 크고 작은 모든 이슈에 대해 각계를 대표하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의견을 경청하고 열린 토론으로 합리적인 해법에 도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라며 "의협과 전공의도 의료개혁특위에 꼭 참석해 의견을 개진해 줄 것으로 당부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은 오히려 의료계가 정부와 1대1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며 유감을 표시하기까지 했다. 장상윤 사회수석비서관은 23일 브리핑을 갖고 "정부는 1주일 전부터 의협, 전공의, 의대생, 의대교수 단체에 의료계-정부로만 구성된 5+4 의정협의체를 비공개로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다"이라며 "의료계는 원점 재논의만 주장하고 있어 유감"이라고 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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