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의사단체 원점 재논의만 주장, 대화 거부" 주장에 반박
"정부 태도변화 없이 말 뿐인 대화제안 반복, 불통 책임마저 떠넘겨"
'의사단체가 원점 재논의만 주장하며 의정간 1:1 대화마저 거부하고 있다'는 대통령실 발표에 대해 의료계가 "'불통' 이미지를 뒤짚어 씌우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하라"고 반박했다.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의대증원과 필수의료정책패키지를 밀어붙이기 위한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일방적으로 구성·가동키로 하는 등 대화 재개를 위한 태도변화가 요원한 상태에서, 정부가 불통의 책임을 되레 의료계에 떠넘기고 있다는 비판이다.
제42대 대한의사협회 회장직 인수위원회는 24일 입장문을 내어 "정부가 의료계에 1:1 대화를 제안했다고 국민을 호도하는 것은 매우 유감"이라며 "진정으로 의료계와 1:1 대화를 원한다면, 25일 출범할 의료개혁특별위원회부터 폐지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앞서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비서관은 23일 브리핑을 통해 "의료계에서 정부와 1:1 대화를 원한다는 주장이 있어, 정부가 일주일 전부터 '5+4 의정협의체'를 비공개로 제안했지만 이마저도 거부하고 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정부 측이 대한의사협회·전국의대교수협의회·전국의대교수비상대책위원회·대한전공의협의회·대한의대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 등 5개 단체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장상윤 비서관·박구연 국무조정실 국무1차장·오석환 교육부 차관이 참여하는 '5+4 의정협의체'를 제안했으나, 의사단체들이 원점 재논의만 주장하며 이마저도 거부했다는 주장이다.
의협은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제안을 해놓고, 대화 단절의 책임을 의료계로 넘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의협 비상대책위원회 관계자는 "정부 측의 공식적·비공식적 대화 제안은 총선 이전부터 지속적으로 있어 왔다"면서 "총선 이후 이를 갑자기 '5+4 의정협의체'로 명명하고, 의료계가 정부의 1:1 대화제안을 거부한 것처럼 호도하고 있는 상황은 유감"이라고 지적했다.
이 관계자는 "의료계 또한 초지일관 정부에 진정성 있는 태도를 가지고 대화에 나서달라고 요청해왔다"면서 "시기만 총선 이후로 바뀌었을 뿐, 정부는 어떠한 태도변화도 없이 말 뿐인 대화 요청을 반복하면서 불통의 책임을 의료계에 전가하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료계가 의료개혁특별위원회 참여를 거부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앞서 정부는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이행을 위한 대통령 직속 의료개혁특별위원회를 출범하고, 25일 첫 회의를 갖겠다고 밝혔으나 의협과 전공의협의회는 해당 위원회에 위원을 추천하지도 않고, 참석도 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사회적 합의체라는 명분아래 사실상은 정부 의대정원 강행의 근거가 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의 사례처럼 말 뿐인 합의체, 정부가 짜놓은 장기판의 '말'로 쓰일 생각은 없다는 판단이다.
김성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지난 주말 비대위 회의 직후 "위원 구성과 역할에 대한 정의가 제대로 돼 있지 않은 상황에서 의료계의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특위에 참여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밝힌 바 있다.
의료계의 반발에도 정부는 오는 25일 의개특위 출범을 공식화하고, 연일 의료계의 참여를 압박하고 있다.
의협 인수위 측은 "정부가 진정으로 의료계와 1:1 대화를 원한다면, 25일 출범할 의료개혁특별위원회부터 폐지시켜야 하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아울러 의료계는 의협을 중심으로 단일대오를 유지하고 있다고 환기하고 "앞으로 정부의 모든 제안은 반드시 의협으로 창구 단일화하라"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