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비대위 "5월이면 파국, 교수들 절망 조롱하지 말라"

의협 비대위 "5월이면 파국, 교수들 절망 조롱하지 말라"

  • 고신정 기자 ksj8855@doctorsnews.co.kr
  • 승인 2024.04.24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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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가 대화거부? "사진 찍고 차 마시는 수준의 대화 의미없어"
전공의 행정명령 취하, 증원 과정 중단 등 최소한의 성의 보여야
"의대교수 사직 매우 무거운 결정, 늦지 않게 대통령이 결정해야"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장. [사진=김선경 기자]ⓒ의협신문

"5월이 되면 우리는 경험하지 못했던 대한민국을 경험하게 된다. 1만 8000명의 의대생들이 사라질 것이고, 1만 2000명의 전공의들이 돌아오지 못한다. 2025년에는 단 한명의 신규의사도 배출되지 못할 것이며, 그나마 지방과 공공의료를 지탱해 온 공중보건의 또한 최소한도 배정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 하루가 열흘과 같다. 결정은 대통령이 해주셔야 한다."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정상화 데드라인'인 5월을 앞두고, 정부를 향해 마지막 제안이자 경고를 남겼다. 의대생과 전공의, 그리고 대학교수에 이르기까지 대한민국 의사들이 줄줄이 의료현장을 떠나는 파국이 임박했으며 이는 대한민국 미래에 불가역적인 피해를 남길 것이라는 얘기다.

의료계가 정부와의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지금과 같은 상황에서 함께 사진 찍고 차 한잔 마시는 대화는 의미가 없다"며 "적어도 전공의들에게 내려진 부당한 행정명령의 취하와 증원 과정을 멈추는 것이 대화의 자리로 이끄는 정부의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의협 비대위는 24일 브리핑을 통해 최근의 상황에 대한 입장을 내놨다. 

의협 비대위는 먼저 정부가 양보하고 대화에 나섰지만 의사단체가 거부하고 있다는 23일 대통령실 입장발표와 관련해 "비대위는 처음부터 결론을 낼 수 없는 대화는 참여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며 "이에 따라 정부의 대화 요청에 대해 우리의 변하지 않는 요청사항을 전달했고 그것이 받아들여지지 않았기에 대화 테이블에 전공의, 학생들이 나갈 수 없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의 상황에서 전공의, 학생을 배제한 대화는 의미가 없다"고도 짚은 비대위는 "이를 대화 거부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적어도 전공의들에게 내려진 부당한 행정명령의 취하와 증원 과정을 멈추는 것이 대화의 자리로 이끄는 정부의 최소한의 성의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양보했다는데도 동의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밝혔다.

의협 비대위는 "1리터에 1600원 정도 하던 휘발유를 갑자기 4000원으로 올리겠다고 해놓고, 국민들의 저항이 심하게 일어나자 주유소 재량으로 3000원~4000원 정도 받고 한달 후부터 그냥 4000원으로 받겠다고 하는 꼴"이라면서 "이런 상황을 양보라고, 협상이라고, 받아들이라고 이야기할 수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이어 "문제의 해결은 무리한 증원 시도를 멈추고 머리를 맞대고 논의를 시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의료파국이 임박했다고도 우려했다.

5월이 되면 각자의 자리를 떠날 수 밖에 없었던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어떻게든 정해진 수련 및 학사일정을 매듭지을 수 있는 데드라인이 지나가버린다는 사실상 마지막 경고다. 의대생 미배출은 공보의 감소로 인한 지방 및 공공의료 붕괴, 전공의 미복귀는 수련병원 진료축소와 수익감소, 연관 산업분야의 피해로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교수들의 사직과 관련해서는 "매우 무거운 결정"이라며, 조롱하는 태도를 멈추라고 일침했다. 실제 사직서를 낸 교수는 극소수에 불과하며 그나마도 병원을 떠나지 못하거나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정부를 향한 비판이다. 

의협 비대위는 "의대 교수는 우리나라의 의료의 최전선에서 병마와 싸워가며 환자들을 지키고 있는 분들"이라며 "이들이 병원을 떠나겠다고 결심하는 것이 얼마나 무거운 결정인가를 정부가 알아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어 "이들은 대학에 남아 후진을 양성하고, 질환을 연구하면서 환자들에게 희망을 만들어가는 것을 천직으로 알고 있는 분들"이라고 강조한 비대위는 "이들이 대학을 떠나는 결정을 하는 절망적인 모습을 조롱하지 말길 바란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현 상황에서 파국을 막을 유일한 사람은 대통령이라며, 다시한번 결정을 촉구했다.

의협 비대위는 "지금 우리나라의 하루는 다른 나라의 열흘과 같다"면서 "이제 우리에게 주어진 남은 며칠이 문제 해결의 시간이 되기를 국민 여러분과 함께 기대하겠다. 결정은 대통령이 해주셔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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