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원회, 대전협·교수협에 6억…의대협에 1억 지원 의결
"의대증원, 전공의 의대생 교수와 합의 전제 집행부에 위임"
대한의사협회 대의원회가 정부 정책에 반대하며 병원과 학교를 비운 전공의와 의대생에게 수억원의 비용을 지원하기로 했다. 주요 의료현안인 '의대정원 확대' 문제는 5월 출범하는 새 집행부에 운신의 폭을 줄 수 있도록 유연하게 남겼다.
제도에 반대하지만 참여를 이어가고 있는 '분석심사'에 대해서도 격론 끝에 1년 더 참여해보기로 했다.
대한의사협회는 27~28일 서울 더케이호텔에서 제76차 정기대의원회총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 등을 심의, 의결했다.
사업계획 및 예산 결산분과위원회에는 전공의와 의대생을 지원하자는 안건이 올라왔고, 대의원회 본회의에 상정됐다. 대의원회는 투쟁회비 이월잉여금으로 대한전공의협의회에 4억원, 교수협의회에 2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더불어 고유사업 투쟁사업비 회원지원대책비를 신설해 6억원을 편성하기로 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에도 1억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의원들의 승인을 받은 의협의 내년 한해 예산은 292억 6860만원이다.
최대 현안인 의대정원 확대를 비롯해 다수의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데 공감을 하면서도 새 집행부에 힘을 실어주는 방향을 선택했다.
대의원회는 "의대증원 문제는 전공의, 의대생, 의대교수와 합의를 전제로 집행부 및 대의원회 운영위원회에 위임"하기로 했다. 또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는 합리적인 정책 결정을 위한 의협 주도 협의체 구성을 수임사항으로 주문한다"고 결정했다.
이밖에도 ▲일차의료 활성화 및 의료전달체계 확립 ▲원격의료 강력 대응 ▲의약분업 제도 개선 및 의약품 대책 마련 ▲건강검진 콜레스테롤 검사 주기 단축 ▲한방 관련 대책 ▲간호법 저지 ▲의료인 면허 취소법 대책 ▲의료사고특례법 제정 등을 집행부에 일괄 위임하기로 했다.
대의회는 특히 대외협력 역량 강화의 중요성을 짚으며 '의정회' 재설립 필요성이 나왔다. 집행부가 바뀌더라도 대관 및 대국회 업무는 연속성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이에 임현택 회장 당선인은 "의정회 폐지 후 의협의 정치적 기능, 대국회 기능, 대관 기능이 완전히 붕괴됐다"고 공감하며 "이번 국회에서는 의사 출신 국회의원이 다른 때보다 대거 진출한 게 그나마 다행이다. 정부와 대치상황에서 의협의 목표를 달성하려면 집행부의 노력뿐만 아니라 대의원, 14만 회원의 지지도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의정회 부활 논의 자체가 등장하고 대의원회에서 심도있게 논의를 해 집행부 입장에서는 크게 감사하다"라며 "추후 논의를 거쳐 대의원회에 구체적인 지원을 요청하겠다"고 덧붙였다.
제도의 방향성 확인을 위해 일정기한을 두고 참여키로 한 분석심사도 1년 더 참여해보기로 했다. 대의원회는 2022년부터 분석심사의 필요성, 적절성에 대해 논의하며 1년 단위로 제도 참여 지속 논의를 하고 있다. 투표에 참여한 163명 중 147명이 찬성표를 던졌다.
박준일 보험이사는 "분석심사에서 가장 걱정인 것은 총액계약제 이야기가 나오면서 연결되는 것"이라며 "분석심사는 심사체계이고 총액계약제는 지불체계인데, 이를 막을 수 있는 사람은 분석심사 하에서 운영하고 있는 전문분과심의위원회(SRC), 전문가심사위원회(PRC) 위원"이라고 운을 뗐다.
그는 "분석심사 대상군은 2~3% 정도 되는데 삭감된 예는 없었다"라며 "분석심사 지표를 만드는 과정에서 개원의 의견이 누락되는 경우가 많았는데 SRC, PRC에 참여해 적극적으로 이야기하면 실제로 많이 바뀐다. 위원 참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