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간호사 9만 833명 대상, 1989년부터 추적조사
성소수자 여성 조기 사망률, 이성애자 보다 26% 높아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 25일 JAMA 연구 결과 게재
여성 간호사 집단에서 레즈비언이나 양성애자가 이성애자에 비해 조기 사망률이 더 높다는 연구가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필그림 헬스케어 연구소(Harvard Medical School and Harvard Pilgrim Health Care Institute) 연구팀은 지난 25일 미국의사협회지인 JAMA에 해당 연구 결과를 게재했다(신뢰도 95% CI 0.64~0.84).
연구에 참여한 여성 간호사는 총 9만 833명. 참가자는 1945년에서 1964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로, 1989년 <간호사 건강 연구 II>를 위해 미국에서 처음 모집됐다.
성적 지향은 1995년에 평가했고, 추적관찰은 2022년 4월까지 이뤄졌다. 9만 833명의 참가자 중 8만 9821명(98.9%)이 이성애자였고, 694명(0.8%)이 레즈비언, 318명(0.4%)이 양성애자로 확인됐다.
분석 결과, 성소수자 여성의 조기 사망률이 이성애자 여성 보다 평균 26%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성애자 여성은 37%, 레즈비언 여성은 20% 더 빨리 사망한 것으로 분석됐다.
사망자는 총 4227명이었다. 이중 4146명이 이성애자로 대다수를 차지했다. 누적 사망률은 4.6%였다. 레즈비언 사망자는 49명으로, 누적 사망률 7.0%를 기록했다. 양성애자 사망자는 32명으로 누적 사망률은 10.1%였다.
레즈비언 참가자와 비교했을 때, 양성애 참가자와 이성애 참가자의 차이가 더 컸지만 통계적 유의성에 도달하지는 않았다.
연구진은 "주요 사망원인은 암, 호흡기 질환, 자살, 심장 질환이었다"며 "광범위한 연구를 통해 레즈비언과 양성애자 여성이 이성애자 여성에 비해 정신과적 이환율과 약물 사용, 심혈관 질환 및 여러 암을 포함한 건강 위험이 더 크다는 사실이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조기 사망의 주요 원인인 흡연에 대한 민감도 분석도 진행했다. 하지만 흡연 경험이 없다고 답한 5만 9220명의 여성 중 레즈비언과 양성애자 여성은 여전히 이성애자 여성보다 조기 사망률이 높았다(신뢰도 95% CI 0.62∼0.96).
연구진은 양성애 여성이 자신의 성적 지향을 숨겨야 한다는 압박을 더 많이 경험한다며 "은폐를 구체적으로 연구하진 않았지만, 은폐는 정신 건강 악화와 관련된 내면화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