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2000명 증원 파국 야기한 정부 사과, 책임자 문책" 요구
진료 현장 지킨 교수 잇따라 과로사…'의료파국' 무모한 정부 고집 때문
대한개원의협의회가 출구 없는 의대 증원 정책과 필수의료 패키지 강행으로 두 교수를 죽음으로 몰아넣었다며 정부에 사과와 철저한 원인 규명을 비롯해 책임자 문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대개협은 30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공의 사직 행렬이 시작된 지난 2월 이 후, 정부는 근거없는 2000명 의대정원 증원이라는 해결책 없는 정책을 고수해 왔다"면서 "총선 참패라는 국민의 심판 결과에도 정부는 의대 정원 증원의 뜻을 굽히지 않고 조삼모사식 숫자 놀음으로 다시금 의료계를 농락하며 거짓된 합의를 종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3월 40대의 안과 교수가 지주막하 출혈로 사망한데 이어 지난 4월 20일 사직한 전공의들의 빈자리를 메꾸며 연일 외래 진료와 당직을 서던 50대 여교수가 장폐색으로 숨지는 일이 발생했다"고 지적한 대개협은 "마지막 순간까지도 의업의 끈을 놓지 않고 환자 곁을 지키다 유명을 달리한 두 교수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고 밝혔다.
대개협은 "지주막하 출혈과 장폐색은 스트레스와 과로로 더욱 병세가 위중하게 진행된다"면서 "교수라는 직책으로 인해 환자를 놓고 자리를 뜨기 어려운, 아파도 아프다고 할 수 없는 상황에서 외래 진료와 당직, 시술, 수술까지 과중한 업무를 보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출구 없는 의대증원 정책과 필수의료 패키지는 현장의 의료진을 죽음으로 내몰고 있다"고 지적한 대개협은 "현 사태를 유발한 정부의 책임 있는 사과와 책임자 문책, 사망 사건에 대한 철저한 원인 규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대개협은 "환자를 지키기 위해 교수와 의료계 관계자들은 말 그대로 몸을 갈아 넣어 진료와 당직을 이어가는 분골쇄신 끝에 정말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 슬픈 일들이 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다"면서 "그럼에도 정부는 무리한 정책을 고집하며 문제 해결에는 전혀 뜻이 없는 듯, 매일을 처절하게 버티며 병원을 지키고 있는 의사들을 처벌하겠다는 협박을 계속 일삼고 있다"고 탄식했다.
대개협은 "의료 붕괴 사태를 유발한 것에 대한 책임 의식은 눈 씻고 찾아봐도 볼 수 없다"고 지적한 뒤 "지금 당장 그 누군가의 이 무지하고 파멸적인 주장과 무모한 고집을 내려놓아야 한다. 반드시 아픈 이들을 지키다 생을 마감한 숭고한 두 분의 영정 앞에 당장 무릎 꿇고 석고대죄하기를 바란다"고 요구했다.
"의사들은 환자를 위한 길이라면 언제든 적극 돕고 노력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힌 대개협은 "의업의 숭고한 뜻을 위해 생을 달리한 두 교수의 명복을 빌며, 그 뜻이 허무하게 남겨지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의업의 의무를 다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