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기수은 높은 3∼5세 남아 키 성장 지연…카드뮴 노출 6~11세 남아 비만 위험
신경계·골격계·호흡기 영구 손상…상계백병원 성장클리닉 공동연구팀 [Toxics] 발표
수은과 카드뮴 노출이 어린이 성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학교 상계백병원 성장내분비클리닉(김신혜·신민원)과 권아름(연세권아름성장의원)·박미정(박미정성장의원) 공동연구팀은 2015-2017년 국민환경보건기초조사(KoNEHS)에 참여한 3∼5세(571명) 및 6∼11세(887명) 소아청소년 1458명을 대상으로 소변 무기수은·카드뮴 농도와 신장·체질량지수(BMI)·연령·성별에 따른 연관성을 평가한 연구결과를 국제 독성학 학술지 [Toxics](IF 4.48) 최근호에 발표했다.
연구 결과, 무기수은과 카드뮴 농도가 높은 어린이들은 키 성장이 둔화되거나 비만 및 과체중 가능성이 높았다. 특히 3∼5세 남아에서 무기수은 농도가 높을수록 키 성장을 지연할 위험도가 높았고, 6∼11세 남아에서 카드뮴 농도가 높을수록 과체중 및 비만 위험도가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수은과 카드뮴은 인체에 유해한 중금속으로 신경계·골격계·호흡기를 비롯한 주요 기관에 영구적인 손상을 줄 수 있다. 중금속은 특히 어린이의 발달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어 전 세계적으로 엄격한 환경규제 대상이다. 정부 역시 수질·환경·의약품 등 규제를 통해 중금속을 관리하고 있다.
무기수은은 주로 산업 활동에서 발생한다. 특히 광산·석탄 발전소·쓰레기 소각·형광등 등 수은을 사용하는 제품의 제조 과정에서 배출, 공기 중으로 확산된다. 실내외 공기 중에 존재하는 무기수은 어린이들이 놀이 활동 중 바닥에 가까운 환경에 노출되거나 손과 물건을 입에 자주 대는 과정에서 실내외 먼지를 통해 체내에 축적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드뮴은 채광·제련·화석 연료 연소를 비롯해 폐기물 소각 과정에서 주로 발생한다. 공기를 통해 확산, 생태계에 광범위하게 분포한다. 특히, 토양에 흡수, 쌀·채소 등 농작물 섭취와 흡연을 통해 인체에 축적될 수 있다.
김신혜 교수는 "수은과 카드뮴 노출이 어린이의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면서 "정부 차원에서 중금속 오염 관리 및 어린이 건강 보호 조치를 강화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교수는 "어린이가 활동하는 공간에서 실내 먼지를 자주 청소하고, 야외에서 놀고 난 후 오염된 옷을 갈아 입히고, 손과 얼굴을 깨끗하게 씻어야 한다"면서 "농산물 섭취 전에는 깨끗이 세척하고 껍질을 벗기는 것이 중금속 노출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