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대 평의원회, 총장과 "안건 상정 안키로 협상"
의대 증원 32곳 중 개정 완료 12곳뿐…20곳은 아직

제주대학교가 부산대학교에 이어 의대 정원 확대 내용을 담은 학칙 개정을 '부결'했다. 의대 증원 32개 학교 중 학칙 개정을 마친 곳은 단 12곳뿐으로, 향후 학칙 부결 움직임이 확산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제주대는 8일 평의원회에서 의대증원안이 담긴 학칙을 부결했다.

제주대는 지난달 30일 기존 의대 입학 정원인 40명에서 30명을 증원한 70명을 한국대학교육협의회에 제출했다. 앞서 배정받았던 증원 인원 60명에서 50%를 낮춘 수치였다.

가장 먼저 학칙 개정안 부결 소식을 전한 곳은 부산대였다.

부산대는 7일 교무회의에서 의대 정원 증원을 담은 학칙 일부 개정안을 심의, 최종 부결했다. 또다른 심의기구인 부산대 대학평의원회에서도 지난 3일 의대 정원 조정을 위한 학칙 개정에 만장일치로 부결을 결정했다.

강원대 평의원회에서도 의대증원 안건을 5월 말까지 상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사법부의 판단을 지켜본다는 이유다.

강원의대 관계자는 "평의원회가 의대증원 안건을 상정하지 않기로 총장과 협상을 했다고 한다"며 "다만 사법부 추이를 본다는 점에서 부산대와는 결이 조금은 달라 보인다"고 전했다.

학칙 부결이 결정된 사례가 이틀만에 2개로 늘면서, 각 대학 학칙이 의대 증원에 변수 역할을 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된다.

교육부 8일 브리핑에 따르면, 의대 정원이 확대된 32개 학교 중 12곳만이 학칙 개정을 완료했다. 20곳은 아직 개정 과정을 마치지 못했다.

학칙 개정을 마무리한 대학은 △고신대 △단국대(천안캠) △대구가톨릭대 △동국대(경주캠) △동아대 △영남대 △울산대 △원광대 △을지대 △전남대 △조선대 △한림대 12곳이다.

아직 개정 절차를 마무리하지 못한 대학은 △가천대 △가톨릭관동대 △강원대 △건국대(글로컬캠) △건양대 △경북대 △경상국립대 △계명대 △부산대 △성균관대 △순천향대 △아주대 △연세대(미래캠) △인제대 △인하대 △전북대 △제주대 △차의과대 △충남대 △충북대 20곳이다.

교육부는 부산대학교의 의대 증원 교칙 개정안이 최종 부결될 경우, 시행명령조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정명령에도 교칙 개정을 하지 않을 경우, 학생 모집정지 등의 행정조치도 고려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교육부의 '학생 모집정지' 행정조치 엄포에도 큰 타격이 없을거라는 전망도 있다. 현행 고등교육법에 따르면, 모집정지 명령에 따른 정원 감축은 정원의 5% 수준이기 때문.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8일 브리핑에서 "모집정지는 학칙 개정이 법령상 의무에 따라 진행 안 될 경우 제재조항이다. 이같은 상황이 발생 않으리라 본다"면서 "모집 정원 정지에 대해서는 교육부장관이 행정처분위원회 통해 결정하도록 돼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분야를 어떻게 처리할지는 구체적인 상황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홍완기 기자 다른기사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