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 증가 시 환청·망상 등 조현병 양성 증상 발
서울대병원, PET 영상 분석 연관성 규명 [JAMA Network Open] 발표
별아교세포가 조현병의 병리·생리에 관여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김민아 교수팀은 조현병 환자의 뇌에서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를 뇌영상 촬영을 통해 최초로 밝혀냈다.
특히 전측 대상피질에서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화가 큰 환자일수록 조현병 증상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연구는 반응성 별아교세포가 조현병 환자의 뇌에서 어떻게 활동하는지를 시각화하고, 이 세포들이 조현병의 양성 증상과 어떻게 연관되는지를 보여준다는 점에서 조현병 연구에서 중요한 진전으로 평가되고 있다.
서울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권준수·김민아 교수팀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통해 측정한 뇌 속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와 조현병 환자에서 환청·망상 등 양성 증상 심각도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결과를 미국의학협회 저널 [JAMA Network Open](IF 13.8)발표했다고 13일 밝혔다.
'조현병'은 망상·환청·와해된 언어 및 행동 등을 특징으로 하며, 사회적 기능 장애를 동반하는 대표적인 중증 정신질환이다.
'별아교세포'는 뇌세포의 절반을 차지하는 주요 신경교세포. 신경세포를 지지하면서 노폐물 제거·식세포작용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한다. 별아교세포는 뇌의 글루타메이트 조절과 염증 반응에 관여하며 조현병을 비롯해 신경정신 질환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반응성 별아교세포'는 별아교세포가 신경전달물질 조절 이상 또는 뇌 염증 반응 등으로 과활성화된 상태를 의미한다.
권준수·김민아 교수팀은 기존 신경염증 또는 글루타메이트 단독 연구와 달리 반응성 별아교세포를 직접 조명, 조현병의 복잡한 병리를 통합적으로 이해하는 데 주목했다. PET를 활용해 뇌 속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 증가를 직접 측정한 연구는 없었다.
교수팀은 2021년 10월부터 2023년 1월까지 조현병 환자 33명과 건강한 대조군 35명을 대상으로 방사성 동위원소가 표지된 화합물([18F]THK5351)로 생화학적 과정을 이미지화하는 PET 영상을 통해 뇌 속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도를 측정·비교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 결과, 조현병 환자들은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전측 대상피질과 좌측 해마에서 더 높은 표준 흡수 값 비율(SUVr)을 보였다. 조현병 환자군에서 건강한 대조군에 비해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화가 증가한 것.
전측 대상피질은 인지·감정 조절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해마는 기억 형성에 필수적인 뇌 영역으로, 조현병의 신경생물학적 매커니즘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전측 대상피질에서의 표준 흡수 값 비율은 조현병 환자가 경험하는 정신병적 증상의 정도를 평가하는 도구인 PANSS 양성 증상 점수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즉,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화가 큰 환자일수록 조현병 증상이 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가 환청·망상과 같은 조현병 양성 증상의 심각도와 연관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교수팀은 전측 대상피질과 해마의 반응성 별아교세포 활성 증가가 조현병 병태생리에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전측 대상피질의 염증 반응과 글루타메이트 조절 이상이 환청·망상 등 조현병 증상 발생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김민아 교수(제1저자)는 "이번 연구를 통해 조현병 환자에서 관찰된 반응성 별아교세포의 활성 증가가 뇌 염증반응과 글루타메이트 조절 이상을 반영하며, 이러한 변화가 조현병 증상의 원인과 관련이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면서 "이러한 발견은 신경교세포 수준에서 조현병의 병태생리 기전을 이해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권준수 교수(교신저자)는 "이번 연구는 조현병 연구에서 가설로만 제안되었던 신경교세포 기전을 실제로 증명한 중요한 결과"라면서 "향후 조현병 치료제 개발에 있어 새로운 표적 뇌세포를 제시하는 데 유용하게 활용될 것"이라고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