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전공의' 손잡고, 전공의 구호 목적 TF '둥지' 출범
첫 번째 사업, 공모전 진행 "전공의 생생한 현실, 알린다"
대한의사협회가 '전공의의, 전공의에 의한, 전공의를 위한' 구호 사업 TF를 본격 출범했다. TF에는 전공의들의 사정을 가장 잘 아는 당사자, 전공의 17명이 참여했다.
의협은 지난 10일 전공의 지원 사업 TF 공식 첫 회의를 진행했다. 의협이라는 든든한 울타리 안에 모인 전공의들이 직접 지원 방안 모색에 나섰다.
TF 명칭은 '둥지'. 한 때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의 발언에서 비롯된 '의새' 파문에서 착안해, 젊은 새들의 둥지가 되겠다는 의미를 함께 담았다.
출범 전·후로, '전공의 지원'은 임현택 집행부의 0순위 과제였다.
임현택 회장은 취임 직후부터 '전공의 지원 대책'을 상임이사회 최우선 안건으로 상정했다. 회장 개인 SNS를 통해 생계가 어렵거나 법률지원이 필요한 전공의들의 신청도 직접 받았다. 지금까지 임 회장의 SNS 상단 고정 게시물은 '전공의 지원 신청' 안내문이다.
임현택 집행부의 전공의 지원 의지는 둥지 TF의 뿌리가 된 미래를생각하는의사모임(미생모)에서도 찾아볼 수 있다.
미생모는 임 회장이 의협 회장 출마 전부터 구성, 대표를 맡았던 단체다. 의사 회원 권익활동을 진행하면서, 법적·경제적 전공의 지원에도 힘을 기울였다.
TF에는 미생모 활동에서 연이 닿았던 전공의들이 대거 참여했다. 지원 사업에 관심이 컸던 전공의들까지 합류하면서 '둥지'를 틀게 됐다.
둥지 TF는 대외홍보팀과 내부사업팀 2팀제로 구성했다.
대외홍보팀의 '대외'는 전공의 내부를 겨냥한 것으로, 전공의 지원 공식 창구 및 인프라 마련에 역점을 두고 있다. 내부사업팀은 예산과 사업방안 등의 논의 역할을 맡았다. 전공의들이 실질적으로 필요한 '대응 매뉴얼'도 공유할 계획이다.
둥지 TF에 참여한 전공의는 "일반 전공의 입장에서 보면, 전공의 지원 관련 소식을 듣거나 요청할 공식 창구가 전무한 상태다. 뉴스를 통해 관련 소식을 듣는 경우, SNS 또는 지인들끼리 건너건너 듣는 경우가 많다"며 "전공의 지원 공식 창구를 만드는 일, 이를 전공의 내부적으로 널리 알리는 데에 주안점을 둘 것"이라고 설명했다.
첫 사업은 체험 수기 '공모전'. 공모 대상은 당연히 전공의들이다. 수상작들에는 일정 심사를 거쳐 상금을 수여한다. 구체적 상금 규모는 논의 중이지만, 수상작 당 100만원 내외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공의 대거 사직 후 3달 여가 다 돼가는 시점. 전공의들은 정부의 사직서 수리금지 명령에 발이 묶여 재취업의 길이 막혔다. 의료인의 양심에 따라 선택한 길이지만, 이젠 하루하루 생계를 걱정해야 하는 처지에 놓였다. 이따금씩 날아오는 정부의 비난과 당장의 생계고 역시 현실적 무게를 더하고 있다.
임 회장은 지난 10일 기자회견에서 전공의들의 상황을 전하며 "수도 없이 눈물 나는 사연들이 있었다"고 전했다.
이번 체험 수기 공모전은 '대거 사직'이라는 이름 아래 묻혀 있던 저마다의 사연들을 풀어놓을 기회를 주고, 생생한 목소리를 대내외에 알리는 것에도 목적을 두고 있다.
TF 참여 전공의는 "같은 의사들 조차도 전공의들의 생각이나 현재 생활에 대해 자세히 들을 기회가 없었던 것 같다"며 "공모전을 통해 전공의가 비전공의로서 겪은 세상 체험기, 의견 등을 생생하게 전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둥지 TF는 이번 공모전 사업을 시작으로, 단계적인 지원 사업 방안을 마련·실행해 나갈 계획이다. 공모 작품은 대한의사협회 홈페이지(www.kma.org)에 게재될 예정이다.
협회의 지원이 필요한 전공의는 전용 콜센터(☎1566-2844)로 문의·접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