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택호 첫 수가협상 "20% 국고지원 법부터 지켜라"

임현택호 첫 수가협상 "20% 국고지원 법부터 지켜라"

  • 박양명 기자 qkrdidaud@naver.com
  • 승인 2024.05.2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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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협, 협상 과정 생중계 등 협상 전 3대 선결조건 제시 눈길
"목표는 두 자릿수…행위별 환산지수 차등 조정 절대 불가"

"정부는 법부터 지켜라!" 

수가를 구성하는 한 축인 '환산지수' 협상에 나서는 최성호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부회장)은 16일 출입기자단과 만난 자리에서 올해 협상 방향을 이같이 정의했다. 

국민건강보험법과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정부는 건강보험료 예상 수입액의 20%에 상당하는 금액을 일반회계에서 14%, 건강증진기금에서 6%씩 각각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정부는 국고지원 비율을 지킨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해당 비율은 매년 10% 중반대에 머물러 있는 상황.

환산지수 협상 투입 재정을 아끼기 전에 이 법부터 지키는 게 먼저라는 게 의협의 주장이다.

최 단장은 "건강보험 재정을 운용하는 건보공단은 20% 지원을 받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답을 달라고 했다. 필요하다면 의협도 힘을 합쳐 정부에 요구할 수 있다"라며 "정부도 법을 지키고 협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 왼쪽부터 강창원 대한내과의사회 보험정책단장, 최성호 부회장(수가협상단장), 최안나 총무이사 겸 보험이사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 왼쪽부터 강창원 대한내과의사회 보험정책단장, 최성호 부회장(수가협상단장), 최안나 총무이사 겸 보험이사 ⓒ의협신문

대한의사협회는 16일 건강보험공단과 첫 환산지수 협상에 앞서 세 가지 선결 조건을 제시했다. ▲협상 전 과정 생중계 ▲환산지수 차등 적용 절대 불가 ▲단체별 순위 적용 배제가 그것인데, 말 그대로 이 세 가지 조건이 지켜지지 않으면 협상 자체에 참여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의협은 오는 23일 오후 2차 수가협상을 앞두고 있다.

최성호 단장은 "1차 협상은 건보공단이 데이터를 놓고 설명하는 자리였는데 기존에 모두 나와있던 자료였다. 내용적으로 생중계를 못할 이유는 없을 것 같았다"라며 "수가협상도 투명하게 이뤄지는 게 서로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안나 의협 총무이사 겸 보험이사도 "첫 회의에서 생방송 중계를 끝까지 못했지만 23일은 공급자가 적정수가 인상의 당위성을 설명하는 자리이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회원과 국민에게 알려질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음은 수가협상단과의 일문일답.

지난해 수가협상에서 올해 의원급 환산지수를 역대 최저인 1.6% 인상률을 받았습니다. 올해 의협 수가협상단에서 기대하는 현실적 인상률은?

수가는 의사 배를 불리는 게 아니라 국민이 양질의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임현택 회장도 16일 오전 기자회견에서 밝혔듯이 두 자릿수 이상 받아야 한다. 단, 두 자릿수 이상이더라도 행위별 환산지수 차등 조정은 안된다. 매년 수가협상 때마다 물가, 임금 인상, 고금리 등 의료환경을 둘러싸고 있는 경영 환경 악화와 관련된 객관적인 지표를 활용해 현실적인 인상률을 주장해왔음에도 건보공단은 소요재정과 순위를 이유로 일방적인 수치를 통보해왔다.

재정 건전성을 높이고 예산을 충분히 확보해 의료가 왜곡되지 않도록 수가를 확보할 책임은 건보공단에 있다. 검체 영상검사 비용도 원가를 넘어선다고 하지만 기본적으로 정상 수가가 아니다. 다른 행위 보다 상대적으로 높아 보일 뿐이다. 

OECD 평균을 많이 이야기하는데 수가도 OECD 평균을 보면 검체 영상 수가 역시 저평가 돼 있다. 이를 잘라내겠다는 것은 더 이상 협상의 여지가 없는 것이다. 의료계 내분을 유도하는 발상으로 일고의 가치가 없다.

올해 건보공단은 SGR모형에 더해 ▲SGR개선 모형 ▲GDP증가율 모형 ▲MEI증가율 모형 ▲GDP-MEI 연계모형 등 총 5개의 환산지수 모형을 기반으로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합리적 균형점을 도출하기 위한 수가 결정 방식을 제시한다면?

SGR 모형은 의료비 지출을 통제하기 위한 목적으로 도입한 미국에서조차 폐기한 모형이다. 대체할 모형을 찾지 못해 기존 모형을 사용하는 데 그치고 있는 상황이다. SGR 모형에 대한 의협의 강력한 문제 제기에 다양한 모형을 통해 산출된 결과를 협상에 참고하겠다고 했지만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을 참고하고 반영한 것인지 공유하고 있지 않다. 어떤 수가 모형도 의료계 현실을 제대로 반영할 수 없다고 본다. 순위에 얽매이지 않는 실효성 있는 협상방법이 필요하다.

지난해 진료비통계지표(심사일 기준)를 보면 의원급이 다른 유형에 비해 진료비 증가율이 상대적으로 작았습니다. 이에 따라 올해는 의원 유형이 타 유형보다 승부를 걸어볼 만하다는 의견이 있는데, 현재 의협의 전략은 어떤 방식으로 마련되고 있나요?

표면적으로 진료비 증가율이 낮아 의원에 유리하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SGR 모형은 최근 10년간 진료비가 누적 반영되는 등 다른 요인이 추가적으로 보정되기 때문에 쉽게 단정 짓기에는 복잡한 측면이 있다. 진료비 증가율이 낮더라도 건보공단에서 적용하는 연구에서는 유리하지 않고 오히려 불리한 상황일 수 있다.

매년 수가협상에서 밤샘 협상이 관행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이를 탈피할 수 있는 현실적 방안이 있을까

그동안 수차례 지적했듯이 소모적인 밤샘 협상 방식을 바꾸기 위해서는 추가소요 재정의 사전 공개와 함께 산출 근거를 공급자에게 먼저 제시해야 원활한 협상이 진행될 수 있다. 협상에 쓸 재정을 결정하지 않은 것은 말도 안된다. 미리 알려주고 협상을 해야 악습이 재현되지 않을 것이다.

회원에게 한마디

지금까지 수가협상단은 불합리한 구조 속에서도 회원 피해와 의료현장의 어려움을 고려해 대승적으로 협상에 참여해 왔지만 정부가 더 이상 우리나라 의료 체계를 붕괴시키지 않도록 비장한 각오로 협상에 임하고 있다. 논의 과정에서 현행 의료체계를 왜곡시킬 수 있는 어떠한 정책이라도 강요된다면 우리 협상단은 그 자리를 박차고 나올 수밖에 없다는 비장한 각오로 임하고 있다는 점을 말씀드린다. 협상단은 여느 수가협상 때와 마찬가지로 올해 협상 또한 일차의료와 필수의료의 가치가 왜곡되고 무너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이다. 회원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지지를 부탁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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